지난 20일 오전 승마장에서 말을 타고 왔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말을 타려고 하지만 바쁜 일이 생기거나 비가 오면 타기가 망설여집니다. 말을 타는 것은 한 시간 이내로 간단하지만 말을 타기까지 손질하기, 그리고 타고 난 뒤 뒷손질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승마가 많이 보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운동도 그렇지만 말을 타는 승마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나누어집니다. 처음부터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무서워서 싫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은 오래 전부터 인간과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몇 천 년 전 수메르 사람들은 수레에 바퀴를 매달아서 말이 끌게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자동차나 비행기 등 빠른 것들이 많지만 그런 것들을 이용하기 전에는 말이 이동수단으로서는 가장 중요했습니다.


인류역사상 자동차나 비행기를 이용한 기간보다 말을 이용하여 이동하거나 사물을 운반한 역사가 더 깁니다. 그 만큼 인류는 말과 더불어 살아왔고 말을 이용했습니다. 우리 민속놀이 가운데 윷놀이에 도개걸윷모의 모는 말을 뜻합니다. 윷놀이에서도 말은 가장 빠르고 멀리 갑니다.

요즘은 자동차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말을 이용하여 물자를 나르거나 사람이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승마나 경마라는 이름으로 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승마는 운동 종목의 하나로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운동 가운데 승마가 유일하게 인간과 동물, 즉 말과 더불어 하는 것입니다. 승마에서 이용하는 말 이외에 인간이 동물과 더불어 하는 운동은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말이 인간과 오랫동안 더불어 살아왔고, 친숙해졌으며 서로 감정이나 뜻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말을 운동에서 이용하는 것은 말 지능이 뛰어나기 때문이어서가 아닙니다. 동물의 지능을 사람이 일방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말의 지능은 개보다 조금 낮은 정도라고 말합니다.

말은 짐승입니다. 말은 사람보다 지능은 낮지만 사람보다 뛰어난 후각과 청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눈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말 눈은 근시라서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은 겁이 많고 청각과 후각에 의존하여 미리 도망치거나 가던 길에서 멈추어 버리기도 합니다.  

말은 이런 걸 먹는군요


말은 초식동물이라서 풀을 먹습니다. 늘 풀을 잘라서 줄 수 없기 때문에 건초를 잘라서 건조, 압축해 만든 큐브라고 하는 것을 줍니다. 그리고 곡물로는 통밀을 눌러서 씹기가 좋고 소화 흡수가 잘 되게 만든 것을 줍니다. 그리고 밀을 통째로 빻은 밀가루를 줍니다. 이 세 가지를 섞어서 아침과 저녁에 주지요. 낮에는 건초를 줍니다. 또한, 간식으로도 건초를 주기도 합니다.


잘못 놓으면 사람도, 말도 다치는 안장

말 등에 그냥 탈 수도 있지만 승마를 위해서는 말 등에 안장을 얹고 고삐를 들고 탑니다. 어쩌면 안장과 고삐는 동물을 학대하는 도구인지도 모릅니다. 말을 사람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게 하고 사람의 말을 듣게 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안장은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고 말의 크기에 따라서도 많이 다릅니다. 지금도 몽고 등지에서는 나무로 틀을 만들고 가죽을 씌워서 안장을 만듭니다. 그리고 겉에는 가죽으로 가족의 문양이나 무늬를 수놓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흔히 사용되는 안장은 서양식으로 주로 독일에서 만든 것입니다. 안장을 말 등에 놓기 전 누벼 만든 천을 먼저 얹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안장과 비슷한, T자 모양으로 된 푹신한 천 덮개나 실리콘으로 만든 T자 모양 덮개를 놓은 다음 안장을 올려놓습니다. 안장의 위치는 말 등 무게 중심 위에 놓아야 합니다.

안장이 잘못 놓이면 타는 사람이 손상을 입을 수도 있고 말 등에 상처가 날 수도 있습니다. 안장은 종류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8~10킬로그램 정도입니다. 안장을 놓거나 제거할 때에는 말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한 번에 들어서 올리거나 내려야 합니다.     

안장은 복띠와 연결해서 배를 가로질러서 고정시킵니다. 처음부터 꽉 조이면 말이 싫어합니다. 처음에는 느슨하게 묶은 다음 타기 전에 다시 고정시킵니다. 복띠를 너무 조이면 말이 움직일 수 없습니다. 복띠를 당겨서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로 묶습니다. 복띠가 느슨하면 말을 탄 사람이 안장과 더불어 미끄러져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복띠는 천으로 된 것도 있으며 안에 탄력성 있는 고무줄이 들어있는 것도 있습니다.     

말타고 뒤로 가고 싶을 땐 어떻게 할까


고삐는 재갈과 연결돼 있습니다. 재갈은 잎에 물리는 쇠입니다. 말은 송곳니가 없고 앞니와 앞어금니 사이에 치극(齒隙)이라고 하는, 이가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곳에 재갈을 물려서 고삐와 연결시켜서 말을 조정합니다. 승마를 할 때 말에 탄 사람이 고삐를 쥔 손이나 팔을 지나치게 흔들면 말에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삐를 한 곳에 고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고삐를 왼손을 당기면 말은 왼쪽으로 움직이고, 오른쪽으로 당기면 오른쪽으로 움직입니다. 두 손을 고삐를 지그시 당시면 말은 섭니다. 고삐를 살살 뒤로 당기면 말은 뒤로 움직입니다.

사람만 각반 차는 게 아니랍니다


말은 네 발을 움직여서 달립니다. 이 때 걸음걸이에 따라서 좌우 두발이 같이 움직이거나 앞 뒤 두 발이 같이 움직입니다. 이 때 말발굽이 발목을 치거나 부딪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반을 채워주기도 합니다.

경주마의 편자는 알루미늄이었구나


말은 발에 말발굽 혹은 장제(裝蹄)라고 해 편자를 고정시킵니다. 말의 발톱 상태, 운동 정도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한 달에 한 번 혹은 세 달에 두 번 정도로 바꿔줍니다. 편자는 보통 쇠로 만들지만 경주말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편자를 달아줍니다.

쇠로 만든 편자는 보통 알파벳 U자나 C자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보통 '장제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말 발톱 모양에 따라서 편자를 불을 달궈서 다리 모양에 맞게 만든 다음 못으로 고정시킵니다.

보통 편자를 달기 전 말의 네 발 발톱을 고르게 깎아 수평을 맞춘 다음 편자를 고정시킵니다. 쇠로 만든 편자 무게는 보통 3백 그램 전후입니다.

털갈이... 말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말은 원래 북반부 추운 곳에서 사는 야생동물입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 겨울에는 털이 길게 자랍니다. 봄이 되면 겨울용 긴 털이 빠지고 새로운 털이 납니다. 이것을 털갈이라고 합니다. 말 종류에 따라서 심하게 하는 털갈이를 심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그다지 한지 않는 종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랫동안 말과 친숙하게 살아왔습니다. 최근 근대화나 서구화 등으로 말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말의 좋은 점을 잘 활용하여 쉽게 말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