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2012썸머록페스티벌(썸머록페)'이 28일 오후 7시부터 3시간동안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2012썸머록페스티벌(썸머록페)'이 28일 오후 7시부터 3시간동안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 이정민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이 인천의 록문화를 저하시키고 있다(관련기사: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이 인천의 록문화를 빼앗다?')고 주장하는 정유천 인천밴드연합회장. 그가 이를 대체하기위해 작년부터 시작한 '2012썸머록페스티벌(썸머록페)'이 28일 오후 7시부터 3시간동안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썸머록페는 총 9개 팀이 참여했다. 정유천 밴드를 비롯해, 인천출신 탑밴드 8강팀으로 더욱 유명세를 탄 '블루니어마더'가 기꺼이 라인업에 동참했다. 이어 뮤직트레인, 하이퀄리티페이스, 위밴드, 바다의별, 휘모리, ROZE, 락스네이크 등이 열띤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공연에서 슬래시메탈, 록발라드, 펑키록 등의 외국 음악으로 젊은 록마니아들을 매료시켰다. 또한 7080세대들을 위해 '윤수일메들리' '서시' '잘못된 만남' '미인' 등과 중년풍의 노래를 록으로 승화시킨 '밤이면 밤마다' 등을 열창했다.

규모의 록경제학? 우리는 열정 하나로 승부!

 지난 28일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개최된 썸머록페스티벌 포스터 사진

지난 28일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개최된 썸머록페스티벌 포스터 사진 ⓒ 이정민


폭염과 더불어 전국은 지금 록페스티벌 축제로 들끓고 있다. 아니 록음악이 전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8.10~12), 부산국제록페스티벌(8.3~5), 슈퍼소닉록페스티벌(8.14~15) 등의 대규모 축제와 더불어 지역마다 작은 아마추어 축제가 열린다. 이밖에도 동두천록페스티벌, 쌈지사운드페스티벌,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등이 개최된다.

하지만 대형기획사와 대규모 라인업이 참여하는 록페와는 달리 지역의 작은 규모의 록페는 인기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KBS의 <탑밴드> 프로그램을 통해 록의 저변화를 일궜다고는 하나, 경쟁구도만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는 평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처음 록페가 시작된 1970년대에는 록페 자체가 자유와 혁명이었고 평등과 해방의 키워드였다. 공권력과 자본권력을 폐지하고 인간 본성으로 추구하려는 공공의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거대자본이 침투하면서 모든 록페문화를 차츰 그들의 자본도구로 전락시켜 버린 것이다.

뒤늦게 뿌리내린 한국의 록페도 점차 대형기획사 위주의 쟁탈전으로 변모했다. 이미 지역에서 수십 년 동안 탄탄히 실력을 쌓아온 팀은 아예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지역민과 소통했다. 해변에서, 광장에서, 소통의 공간이라면 어디에서나 관객과 교감하며 록의 정신인 평등과 해방을 교감해왔다.

 이날 해변 무대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도 함께 무대를 즐겼다.

이날 해변 무대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도 함께 무대를 즐겼다. ⓒ 이정민

이를 반영하듯 이날 열린 동막해수욕장의 야외무대도 어쩌면 그들만의 마이너리그를 즐겼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남녀노소, 가족단위로 참여한 관객들은 누구보다 열광적인 모습으로 밴드와 한 몸이 됐다. 비록 몇 천 명 단위는 아니었어도 그 열정과 교감은 탑밴드의 그것과 못지않은 뜨거운 무대로 꾸며졌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드럼의 비트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저마다의 몸짓으로 기꺼이 함께했다. 춤도 추고, 소리도 질러보고, 애인 혹은 가족과 함께 부둥켜안고 넘어지면서 그렇게 하나가 됐다. 음악은 모든 사람을 소통하게 만든다는 말이 과연 헛말이 아니었다.

중년의 아저씨들은 '윤수일메들리'를 따라 부르며, 3040세대는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에 맞춰 90년대 록카페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연안부두' 또는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을 함께 부르며 80년대 향수를 젖게 했다. 마지막으로 '해변으로 가요'를 끝으로 슬프도록 아름다운 록무대의 갈무리를 지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꼬박 12시간을 자전거로 달려 도착했다는 손응택, 김형국(남성고2년) 학생은 "록이 열정 그 자체이듯, 우리 또래 학생들의 삶 또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다"며 "지금의 도전과 모험 여행이 앞으로의 삶을 규정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홍콩에서 작년 1회 페스티벌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했다는 키트씨는 "홍콩의 밴드와는 달리 한국의 록문화와 록밴드들은 참 독특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음악들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정겨움과 친숙함을 안겨 준다는 것. 또 밴드들의 구성 또한 아마추어에서 전문 음악인까지 다양해 풍성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키트씨는 이날 새벽녘까지 해변가에서 음악을 들으며 밤을 지새웠다.

마지막으로 이날 행사를 주관했던 정유천 회장은 이번 록페를 통해 록의 대중화와 다양화를 위해 관이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록은 대중과 함께 커가는 대중을 위한 음악"이라며 "향후 록마니아들의 전유물로 비쳐지는 왜곡을 떨쳐버리고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가 어울릴 수 있는 대중의 무대로 그 틀이 변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해변가 풍경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해변가 풍경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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