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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봉 정상 부근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어라연. 전망대에 올라서면 동강과 앞쪽에 있는 완택산을 둘러 볼 수 있다. 가을이라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서 시야 확보가 더 잘 되는 듯싶다. 단종의 넋도 쉬어갈 정도로 어라연의 풍광은 일품이다. 그래서 필자도 잠시 쉬었다.
▲ 잣봉 어라연 전망대 잣봉 정상 부근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어라연. 전망대에 올라서면 동강과 앞쪽에 있는 완택산을 둘러 볼 수 있다. 가을이라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서 시야 확보가 더 잘 되는 듯싶다. 단종의 넋도 쉬어갈 정도로 어라연의 풍광은 일품이다. 그래서 필자도 잠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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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은 동강 중에서도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숙부에 의해 사사된 단종이 태백산 산신령이 되기 위해 황쏘가리가 되어 동강의 상류로 올라가려다 여기 어라연 일대에서 잠시 쉬어 갔다는 전설이 내려져 온다. 

단종의 넋도 쉬어갈 정도로 어라연의 풍광은 일품이다. 그래서 필자도 잠시 쉬었다.
▲ 어라연 어라연은 동강 중에서도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숙부에 의해 사사된 단종이 태백산 산신령이 되기 위해 황쏘가리가 되어 동강의 상류로 올라가려다 여기 어라연 일대에서 잠시 쉬어 갔다는 전설이 내려져 온다. 단종의 넋도 쉬어갈 정도로 어라연의 풍광은 일품이다. 그래서 필자도 잠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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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왜 강원도 영월군 동강으로 단풍여행을 하러 가는가? 동강이 래프팅의 천국인 만큼 여름 시즌에 동강을 방문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가 한 순간에 물밀 듯 사라진 곳의 황량함을 잘 알면서.

사실 이번 동강 단풍여행은 그런 점을 역이용하여 진행됐다. 단풍여행 하면, 우리는 설악산과 내장산부터 떠올린다. 그렇듯 동강으로 단풍여행을 하러 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필자는 영월군 관계자에게 직접 몇 개의 사안에 대해 확인을 해봤다. 그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가을시즌에 영월군의 숙박업소 예약률이나 택시이용률은 현저히 격감한다는 한다.

동강이 빛나는 시간은 확실히 여름 시즌이다. 뗏목을 젓고, 펜션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고. 하지만 여름시즌의 동강은 바캉스철의 유명 해수욕장처럼 내게는 기피 대상으로 등재되어 있다. 왜? 나는 호젓한 산행, 정숙한 트래킹을 좋아하니까! 외롭고 힘들지만 진짜 여행은 단독여행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아웃도어맨이니까!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특히 바위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붉은 빛을 띄고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 어라연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특히 바위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붉은 빛을 띄고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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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기에 용왕님이 살고 계시는 건 아닐까? 어라연이 속한 영월읍 문산리에서는 용왕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 동강 어라연의 십자동굴 혹시 저기에 용왕님이 살고 계시는 건 아닐까? 어라연이 속한 영월읍 문산리에서는 용왕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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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동강과 그 일대를 감싸고 있을 오색찬란한 단풍들의 모습을 그려보며, 나는 지난 10월 25일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행 버스에 올랐다. 주중 낮시간이라 그랬는지 고속도로는 아주 시원했고, 버스도 예상 시간보다 일찍 영월에 도착했다.

내가 동강 탐방의 목표로 삼은 곳은 영월읍에 위치한 어라연이다. 동강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는 어라연은 영월군 시내에서 직선거리로 15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이야 손쉽게 접근을 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뚜벅이 여행가인 내게 그곳은 먼 곳이었다. 오직 시골버스만이 그 곳을 연결시켜 줄 수 있었다.

뚜벅이 여행가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시골버스 타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예전 섬진강 여행을 할 때였다. 그때도 난 시골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섬진강이 자아내는 멋진 풍광에 넋을 잃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운전을 하다가 주위 풍광에 넋을 잃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주머니가 가벼운 만큼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렇게 저렴하게 여행을 해서 얻는 이득도 있으니, 우리 너무 상심하지 말자.

그 모습들이 참 독특하다!
▲ 어라연의 바위들 그 모습들이 참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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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왼쪽 바위는 사자바위, 두번째는 치타 바위다. 그냥 필자 임의로 이름을 붙여 봤다.
▲ 어라연의 바위들 맨 왼쪽 바위는 사자바위, 두번째는 치타 바위다. 그냥 필자 임의로 이름을 붙여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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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했다. 높은 곳에서 어라연을 조망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잣봉이었기 때문이다. 잣봉은 해발 500미터 정도 되는 야트막한 산으로 정상 부근에 어라연 전망대가 있다. 험준한 산은 아니므로 기회가 된다면 한번 산행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동강의 어라연과 그 일대를 감싸고 있는 완택산 등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기에 후회 없는 산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잣봉은 매력적인 단풍을 품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단풍은 영월읍내에 있는, 단종 묘역인 장릉 일대가 더 색깔을 잘 머금었다. 또한 등산적인 면에서도 잣봉은 그리 매력적인 산은 아니다. 오히려 620고지인 우리동네 뒤편의 관악산이 난 더 좋다.

하지만 분명 잣봉은 매력적인 산이었다. 그 앞쪽에 있는 완택산도 마찬가지였다. 왜? 동강을 품고 있으니까. 동강의 어라연 일대는 큰 계곡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높은 산들 사이로 강물이 흐르는 형상이다. 이런 모습은 두물머리 인근의 한강의 지세와 유사점이 있다.

한강 일대 산행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코스가 있는데 그곳은 바로 남양주시에 위치한 예봉산 코스다.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일대 산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예봉산에 올라서면 바로 앞쪽에 있는 검단산이 손에 잡힐 듯 잘 보인다. 반대로 검단산에 올라서면 예봉산이 손에 잡힐 듯 잘 보인다. 그렇게 멋진 산들 사이로 한강이 흐르니 그 지역을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물론 수도권 지역의 한강 일대와 강원도 영월의 동강을 일대일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강도 한강의 일부분이다. 동강은 남한강에 합수되고, 남한강은 북한강과 합수되어 한강을 이루지 않던가. 상류 지역인 동강의 아름다움이 한강 하류지역까지 계속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산길을 오르다보니 옆에서 물소리가 들렸다가 사라지곤 했다. 코너를 돌면 들렸다, 다시 길 안쪽으로 가면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그 소리는 그냥 시냇물 소리가 아니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아니라 세찬 물소리였다. 그렇다. 그 소리는 동강이 내뿜는 우렁찬 물소리였다. 그 우렁찬 강물 소리를 길벗 삼아 난 더욱더 걸음을 빨리 했다.

동강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참 좋은 도보여행 길이다.
▲ 동강 산소길 동강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참 좋은 도보여행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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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렇게 예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이다.
▲ 붉게 물든 동강오솔길 저렇게 예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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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내 입에서 외마디 탄성이 일어났다. 얼마나 멋있던지! 전망대에 바라본 어라연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산들을 이웃 삼아 동강이 휘돌아 나가는 모습은 말 그대로 절경이었다. 만약 잣봉에 오르지 않았다면 그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몰랐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조망과 옆에서 보는 광경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여름에 오지 않고 가을에 온 게 훨씬 더 나았던 것 같다. 전망대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시야를 좀 가렸기 때문이었다. 여름이었으면 잎이 무성하여 어라연 일대를 조망하는 것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낙엽이 지는 계절에 왔더니 그런 제한에서 좀 더 자유로웠던 것 같다.

잣봉 정상에 올라 간단한 식사를 하고 나는 어라연으로 나아갔다. 빨리 가서 어라연을 더 자세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20분 정도의 산길을 내려갔더니 드디어 어라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동강이 빚어 놓은 아름다운 절경을 바로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그곳은 U자형을 그리며 휘돌아 나가는 동강과 단풍으로 물든 울창한 숲, 그리고 기암괴석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천혜의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강물에 비친 단풍나무와 기암괴석들의 모습이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했다.

그토록 아름다운 풍광을 혼자서 호젓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었다. 그렇다. 나 혼자 어라연을 '전세'냈던 것이다. 기암괴석에 박힌 형형색색의 단풍들을 보니 기쁨에 겨우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런 식으로 단풍 구경을 하다니! 정말 나는 복 받은 놈이야!

다시 등산 원점으로 향해갈 때는 잣봉으로 돌아가지 않고, 동강산소길을 걸었다. 동강산소길은 동강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었다. 그 오솔길 주변으로는 오색찬란한 단풍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런 길을 걷다보면 누구다 시인이 될 거 같다. 누구나 다 가객이 될 거 같다. 그렇듯 나도 시와 노래를 읇조리며 동강의 가을을 만끽했다.

동강 산소길을 걸으면 잣봉을 거치지 않고 어라연에 닿을 수 있다. 동강 산소길은 평지와 같은 트래킹 코스다.  한편 기왕하는 거 표지판을 좀 좋은 것으로 설치하면 어떨까? 이정표가 좀 없어 보인다.
▲ 동강 산소길: 동강 산소길을 걸으면 잣봉을 거치지 않고 어라연에 닿을 수 있다. 동강 산소길은 평지와 같은 트래킹 코스다. 한편 기왕하는 거 표지판을 좀 좋은 것으로 설치하면 어떨까? 이정표가 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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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사이로 사공 없는 나룻배가 보인다.
▲ 동강과 나룻배 단풍잎 사이로 사공 없는 나룻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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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에 어울리는 나룻배 한 척
▲ 동강과 나룻배 동강에 어울리는 나룻배 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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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제 다음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http://blog.daum.net/artpunk



태그:#동강, #어라연, #동강오솔길, #영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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