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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의 한 장면

23일 방송된 tvN 의 한 장면 ⓒ CJ E&M


"성적 풍자의 수위는 강해지고, 정치 풍자는 글로벌화 되어 돌아왔다!"

되돌아온 tvN <SNL 코리아>는 이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이라는 특성상 풍자의 강도가 셀 수밖에 없단 건 짐작 가능했지만 설마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먼저, 기존의 코너가 한층 재밌어진 것이 눈에 띄었다. 신동엽이 이끄는 '이엉돈의 X파일'은 그간 남이 들고 있는 음식물을 뺏어먹는 얌체 진행자 캐릭터를 앞세워 시청자의 눈길을 끌어왔다. 이번에도 포맷은 같았지만, '결과'가 달랐다. 김슬기가 들고 있던 초콜릿을 뺏어먹는 부분까지는 같았으나, 박재범이 페트병에 담아 둔 소변을 맥주로 착각하고 마신 것. 얄미운 짓만 골라 하던 이엉돈 PD가 이번에는 화장실 유머로 제대로 당한 셈이다.

호스트의 성격을 십분 감안하여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특성도 예전보다 강화됐다. 23일 방송된 프로그램에서는 최민수의 마초적 특성을 극대화한 점이 눈에 띄었다. 비닐우산을 쓴 금니의 최민수가 박재범 주위의 인물들을 모조리 총으로 쏴 죽이고는 박재범을 자기 남자로 만드는 콩트는, 최민수의 출연작 <홀리데이>를 살짝 비틀어 희화화한 것이었다. 특히 최민수의 총에 맞은 의사 김원해가 박재범의 엉덩이에 사뿐히 안착(?)하는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냈다.

 23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의 한 장면

23일 방송된 tvN 의 한 장면 ⓒ CJ E&M


또한 이는 안영미가 진행한 코너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작년 뮤지컬 <드립걸즈>를 통해 '여자 신동엽'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 안영미는 이번엔 '정자학 박사'로 분했다. 그가 내놓은 마지막 정자의 주인공은 산 속에서 2년 동안 칩거한 인물. 안영미가 최민수를 그 주인공이라며 몰아붙이자, 최민수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바지춤을 풀어헤치려 했다. 과거 나훈아의 기자회견에서 일어난 사건을 패러디하며 최민수의 남성성을 극대화한 결과다.

다만 정치 풍자는 성숙할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아직은 정치적 이슈가 활발하지 않아서일까.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는 콩트 속 MB와 박근혜의 모습은, 정치적인 사안과 코미디로 성숙된 사례라고는 평가하기 힘들다. 정치 풍자로 주목받은 '여의도 텔레토비'를 대신한 새로운 정치 코너가 다시금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면 살아나야 하는 캐릭터는 바로 김슬기와 정성호다. 이들에게 조금 더 무게가 실릴 때에야 '여의도 텔레토비'를 대신할 장치 코미디는 흔적만으로 남지 않을 수 있다.

SNL 코리아 박재범 최민수 여의도 텔레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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