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경읍 진안리에 있는 도자기전시관은 조선 초기 분청사기도요지로 유명한 문경 도자기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경도자기는 주로 서민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꾸임이 없고 자연스러운 모양을 갖추고 있어 우리 민족 고유의 순수한 멋과 투박한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문경 도자기의 역사와 제작과정 소개, 지역에서 출토된 자기류와 지역 도예인의 혼이 깃든 작품, 찻사발축제 공모 수상작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은 총면적 1,055㎡의 지상2층, 지하1층 규모로, 토기, 청자, 백자, 근·현대 도자기와 수석을 전시하고 판매하며 실습 체험장과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문경읍
▲ 문경도자기전시관 문경읍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단체 혹은 개인이 현장에서 체험을 하면서 만든 도자기를 나중에 가마에 구워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아울러 건물 뒤에는 문경의 전통가마인 망댕이가마, 16세기 백자공방이 설치되어 있어 좋은 볼거리다.

전통 망댕이가마는 우리 특유의 칸 가마로 길이 20~25cm 사람 장단지 모양의 진흙덩이로 만들었으며, 외형은 봉통, 5~6개의 요리칸으로 구성되고 가마의 윗부분은 반구형과 약15도 경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마외벽은 짚을 섞어 두껍게 바르고 내벽은 진흙물로 매흙질을 한 것이 특징이다.

난 전시관을 재미있게 둘러보았고, 1층 다실에서는 차도 한잔 얻어 마셨다. 지역에서 나는 멋진 자기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하지만 실내 전시실은 전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사진 좀 찍게 해주지 말이야.
  
내부 다실
▲ 문경도자기전시관 내부 다실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이어 바로 옆에 있는 문경유교문화관으로 이동하여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각종 설명판·모형·영상·구조물 등을 통해 유교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문경은 예로부터 한양으로 가는 지름길로서 영남과 기호지방 선비들의 만남의 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퇴계 이황, 백담 구봉령, 학봉 김성일, 서예 유성룡 선생 등 많은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넘나들던 문경의 유교 세계를 문화관은 담고 있다.

문경에는 아직도 이들이 다녀간 흔적이 문경새재 주변과 진남, 선유동 지역이 남아있으며, 비록 특출한 인물은 아니지만, 문광공 홍귀달, 청대 권상일, 부훤당 김해 등 선비의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았으니 이것이 바로 문경에 남아 있는 유교문화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이곳 문화관은 2004년 준공되었으며 건물총면적 873㎡의 지상 2층 건물이다. 1층은 제1전시실·제2전시실·전통 유교문화체험실, 2층은 제3전시실·제4전시실·자료실·관리사무실로 구성되어 있다.

선비문화를 주제로 한 제1전시실은 유교의 역사와 선비의 생활에 대한 설명판과 문방사우 전시물, 사랑방을 재현한 모형 구조물, 관련 영상물이 갖추어져 있다. 선비문화는 성리학을 국가의 통치와 생활의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보다 구체화되었고 정착되었다. 
  
문경읍
▲ 문경유교문화관 문경읍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규방문화를 주제로 한 제2전시실은 안방문화라고도 하고 여성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수를 놓은 의복과 규방자수 물품 전시물, 규방을 재현한 모형 구조물, 규방 문화생활·생활문화 설명판으로 꾸며져 있다.

문경의 유교문화를 주제로 한 제3전시실은 문경향교의 유물과 문경의 유교유적 및 유학자를 설명하고, 서당을 재현한 모형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문경에는 현재 조선 초에 세워진 문경향교가 있고, 서원으로는 효종6년에 세워진 근암서원과 숙종29년에 건립된 소양서원이 있다. 이외에 영빈서당, 반곡서당이 아직도 남아있다.

문경의 풍류문화를 주제로 한 제4전시실은 문경의 유교문화와 역사에 대한 전시, 주암정 모형과 향음주례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탈속의 담백한 서정과 운치, 대쪽 같은 절의와 기개를 만나봄은 물론 조화와 풍요, 여유로움과 해학이 있었던 선비문화의 다양한 면면과 그러한 생활의 바탕이 된 누각, 정자, 집들을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유교문화 체험실에서 목판인쇄와 탁본 체험을 할 수 있다. 나름 공부가 되는 것 같아 천천히 보았다. 그러나 어렵고 힘든 유교문화를 전시장을 한번 둘러보는 것으로 전부 알 수는 없었지만, 좋은 학습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여름방학에는 아들 연우와 함께 와야겠다.

이곳까지 둘러 본 나는 다시 문경읍 방향으로 길을 잡아 향했다. 좀 전에 방문했던 영남요를 조금 덜 미처 진안리에 있는 '흙사랑'이라고 하는 작은 도자기 전문점이 있어서 방문했다.

문경에서 매년 전통찻사발축제가 열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문경 도자기는 생활자기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문경 자기는 말 그대로 조선의 백자를 재현한 것이나 차를 마시기 위한 다기류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생활에서 쓰는 접시나 찻잔, 화병, 옹기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가끔 문경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애써 문경에 왔으니 생필품 자기를 구입하고자 하지만, 이런 물품이 없어서 실망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지난 2011년에 개업한 생활자기 전문점인 흙사랑은 문경에서 나오는 자기류는 아니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 필요로 하는 가게가 생겨난다고 타 지역에서 나오는 생활자기를 구매하여 문경에서 파는 매장을 연 것이다.

큰 길옆에 자리를 하고 있는 관계로 주차도 비교적 쉽고 찾기도 편한 곳이라 생각보다 사람들이 발길이 많은지 내가 잠시 머무는 사이에도 여러 손님이 왔다가고, 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사가는 것이 바쁜 것 같았다.
 
문경
▲ 흙사랑 생활자기점 문경
ⓒ 김수종

관련사진보기


주인장인 김외순씨는 "문경 자기는 어떻게 보면 이런 식의 생활자기로 일부는 전환되어 수요를 맞추는 분위기로 갈 것 같다"고 한다. 백자와 다기를 주로 제작해서는 수지가 맞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수요에 맞추는 주문 제작이 서서히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인 듯했다.

아무튼 나는 이곳까지 둘러보고는 다시 걸어서 문경읍내로 갔다. 6시가 다된 시간이라 무엇을 더 볼까 하다가, 우선 가은읍으로 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터미널로 갔다.

덧붙이는 글 | 6월 8일 문경읍에 다녀왔습니다.



태그:#문경읍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