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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6일 낮 12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에서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이 취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용산철거민참사 유가족과 함께 천막농성을 벌이던 노조가 입장을 바꿔 농성을 철회하면서, 이날 김 사장의 취임식은 유가족들의 항의속에 치뤄졌다.
▲ 취임사 하는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에서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이 취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용산철거민참사 유가족과 함께 천막농성을 벌이던 노조가 입장을 바꿔 농성을 철회하면서, 이날 김 사장의 취임식은 유가족들의 항의속에 치뤄졌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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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용산참사'의 책임을 지고 서울경찰청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최근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사장이 취임식을 강행됐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20여명은 16일 오전 7시께부터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김 사장의 취임식을 막기 위해 사측 직원 40여명과 대치했다. 그러나 공항공사 홍보팀 직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공항공사 건물 안에서는 이미 김석기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측은 오전 10시 공항공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식 강행은 참으로 뻔뻔한 일"이라며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김석기를 사장으로 절대 인정할 수 없다, 박근혜정권이 상식이 있다면 김석기를 퇴임시키라"고 밝혔다.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 측면 출입구에서 홍보팀 직원이 기자에게 "출입기자 외 출입을 하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기자 출입 통제하는 공항공사 직원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 측면 출입구에서 홍보팀 직원이 기자에게 "출입기자 외 출입을 하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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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취임식을 취재하려는 취재진과 사측 홍보팀 직원들 간에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건물 뒤쪽 출입구에 서있던 홍보팀 직원은 "출입기자가 아니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며 기자들을 막았다. 한 기자는 "공항공사가 상 받을 때는 보도자료로 취재요청 하면서 취임식은 취재 못 하게 막는 이유가 뭐냐"고 항의했다. 

공항공사 노조 천막농성 접어... 유가족들 "출근 저지 투쟁 계속할 것"

16일 오전 김석기 공항공사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새벽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김 사장의 취임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 정문으로 진입하려다 이를 막으려던 공항공사측 직원들과 충돌했다.
▲ 공항공사 측과 충돌한 용산 유가족들 16일 오전 김석기 공항공사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새벽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김 사장의 취임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과해동 한국공항공사 정문으로 진입하려다 이를 막으려던 공항공사측 직원들과 충돌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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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저지 투쟁은 "낙하산 인사이자 공항 비전문가인 김석기를 사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 아래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과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함께 벌여왔다. 이들은 지난 4일 주주총회에서 김석기 사장이 내정되자, 3일 뒤인 7일부터 공항공사 출입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원호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에 따르면, 16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공항공사 노조원들이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천막을 철수하고 농성을 접었다고 한다. 

출근 저지 투쟁을 접은 이유에 대해, 공항공사 노동조합 측은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비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사장으로 오는 것에 대해 조합원의 마음을 대변하고자, 메아리가 없더라도 세상에 외쳐보고자 하는 심정으로 투쟁을 시작했다"면서 "우리가 하는 투쟁은 처음부터 승리와 패배가 없는 것이었으며, 세상을 향해 우리의 목소리를 크게 내었다는 것으로 그 목표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외침으로 구성원들의 명예가 얼룩질 수 있다는 판단에 취임을 용인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전 대치가 이어지는 내내 "다른 직원들에게 방해가 되니 농성을 접으라"는 공항공사 직원들과 "그럴 수 없다"고 막아서는 유가족들 간에 몸싸움과 고성, 욕설이 오갔다. 7시 40분께에는 용산참사 유가족 4명이 출입문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에게 저지당했고, 이후 다시 밖으로 나오려했으나 직원들의 저지로 나오지 못했다. 이들은 출입문 안 쪽 공항공사 건물 안 1층에 앉아 3시간 가량 투쟁을 계속했다.

그간 집과 공항공사를 오가며 투쟁해온 유족들은 공항공사 노조가 천막을 철수하고 투쟁을 접은 16일 자정께부터 출입문 앞에서 노숙하며 농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석기 신임 사장은 지난 7일 오후 5시께에도 출근을 시도했으나 공항공사 노조 측과 용산참사 유가족들에게 막혀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은 "나는 이미 용산참사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끝냈으며, 그간 공기업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공항공사를) 얼마든 다시 1등 공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3개월 후면 여섯 명이 죽은 용산참사, 아니 용산학살이 일어난지 꼭 5년이 된다"면서 "김석기가 자진 퇴임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 신임 김석기 사장의 취임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은 비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우리 공사 사장으로 오는 것에 대하여, 특히 공사 출범이래 1대, 2대에 이어 연이어 경찰출신이 사장으로 오는 것에 대한 한국공항공사 조합원의 마음을 대변하고자, 메아리가 없더라도 세상에 외쳐보자고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는 투쟁은 처음부터 승리와 패배가 없는 것이었으며, 세상을 향해 우리의 목소리를 크게 내었다는 것으로 그 목표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외침으로 인해 한국공항공사와 그 구성원들의 명예가 얼룩질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해 신임 김석기 사장의 취임을 용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노동조합과 용산 유가족의 김석기 신임 사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같았던 만큼, 노동조합이 사장을 인정하는 때와 유가족의 분노가 줄어드는 때가 같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천막투쟁을 접는 과정에서 용산 유가족들의 아픔을 정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무릎 꿇고 눈물로 사죄하였습니다. 노동조합과 용산 유가족의 투쟁 방향이 다소 다르다는 점을 상호 이해하며 그동안 천막투쟁에 함께 해 주신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2013.10.16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



태그:#공항공사,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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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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