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가 다시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기존 지역투어를 발전시킨 '2013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전국투어'가 4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올해 전국투어에서는 '재야의 고수'와 함께 지역 기획기사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시민-상근기자의 공동 작품은 물론이고,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삶의 문제를 고민한 시민단체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기사도 선보입니다. 11월 <오마이뉴스> 전국투어가 찾아가는 지역은 수도권입니다. [편집자말]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들이 속속 완공되고 있다. 2011년 부평구 십정경기장 건설공사 기공식.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들이 속속 완공되고 있다. 2011년 부평구 십정경기장 건설공사 기공식. ⓒ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


1986년 10회 서울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 2002년 14회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내년에 인천에서 17회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라 불리는 행사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시와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한국은 21세기에 들어서 한일월드컵(2002),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2003)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2011)를 유치했다. 또한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2015)와 평창 동계올림픽(2018)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을 비롯해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모두 개최해 글로벌 스포츠이벤트 트리플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한 세계 일곱 번째 나라다. 

아시안게임 뒤 공공요금 오른 부산... 인천은?

여기다 부산시가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려다가 일본 도쿄에 밀리자 2028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중이다. 이런 국제 메가 스포츠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을 경기장 등 각종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

메가 스포츠대회를 유치하는 지자체는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생산, 고용 유발효과, 부가가치가 창출된다고 홍보한다. 과거 부산시와 정부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으로 생산 유발효과 11조1928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5조886억 원, 고용 유발효과 30만 명이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대회를 유치한 도시와 국가가 빚에 허덕이는 사례는 흔하다.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이후 공공요금이 오른 부산시, 올림픽을 유치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파산한 그리스 등이 그 예다. 

메가 스포츠대회 유치의 옳고 그름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유치가 능사만은 아닌 건 분명해 보인다. 대회 유치에 필요한 많은 재원은 결국 시민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2011년 열렸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폐막식.

2011년 열렸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폐막식. ⓒ 육상대회 조직위


이와 관련, 정희준 동아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는 "부산은 아시안게임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개최 후 수도요금이 25%나 올랐다. 그리스도 올림픽 유치로 경제가 파탄 났다"며 "올림픽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로 관광수입이나 경제적 소득이 발생한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건 인천 아시안게임은 내년 9월 19일부터 16일간 열린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는 45개국 선수와 임원 1만3000명, 운영위원 3만 명, 언론인 7000여 명 등 총 5만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대회 유치로 생산 유발효과 13조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5조6000억 원, 고용 유발효과 27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용역 결과) 여기에 더해 조직위는 아시안게임으로 인천이 동북아의 관문도시로, 나아가 동북아 물류 허브도시로 발전할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고 보고 있다.

인천시의 이런 전망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인천시는 현재 아시안게임 유치 등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정부의 비협조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타당한 측면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국고 지원은 70%에 이른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세계육상대회,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국고 지원을 33% 이상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이에 비해 정부가 인천아시안게임에 지원하는 국고는 24% 수준이다.

그 원인을 엄밀히 따지면, 인천시가 자초한 면이 있다. 대회 개폐막이 열리는 주경기장 신설을 민간자본 사업에서 지자체 재정 사업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고 지원이 줄었고, 그만큼 인천시 몫으로 돌아왔다. 인천시는 내년에 아시안게임 관련 예산으로 총 4883억 원을 집행한다. 아시안게임조직위 운영비를 제외한 예산이다.

인천아시안게임으로 남북 물꼬 틀까?

이왕 개최하기로 했으니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인천시가 광저우 대회처럼 성대하게 치르기는 어렵다. 중국은 무려 1226억 위안(한화 약 20조4000억 원)을 투입해 대회를 치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인지, 송영길 시장은 2010년 7월 취임 이후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외향보다 내실을 다져 아시아의 평화축전으로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심각하게 경직된 상황에서도 스포츠 교류 등 민간 교류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개성공단의 가동이 중단될 때에도 '단둥 축구화 공장'을 계속 가동시켰다. 단둥 축구화 공장은 인천시가 남북경제협력사업의 하나로 운영하는 사업체다. 중국 단둥에 있는 공장에 많은 북한 노동자가 일한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이 개최된 주경기장은 1938년에 건축된 경기장을 활용했다. 필란드 정부는 현재도 1938년 건축 당시의 의자 등을 그대로 보존해 활용하고 있다. 헬싱키 올림픽 경기장 의자는 자작나무로 만들어져 튼튼하다.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옛 주경기장에 나뭇결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까지 연출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등 일석이조 효과까지 얻고 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이 개최된 주경기장은 1938년에 건축된 경기장을 활용했다. 필란드 정부는 현재도 1938년 건축 당시의 의자 등을 그대로 보존해 활용하고 있다. 헬싱키 올림픽 경기장 의자는 자작나무로 만들어져 튼튼하다.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옛 주경기장에 나뭇결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까지 연출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등 일석이조 효과까지 얻고 있다. ⓒ 시사인천 자료사진


인천시는 남한과 북한, 중국, 일본, 태국 유소년축구 선수들이 참여하는 인천평화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도 2011년 이후 3년간 매해 개최했다.

또한, 인천시는 정무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아시안게임 남북공동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 등을 통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송영길 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백령도와 중국 영성시를 잇는 직항로를 개설해 백령도를 제2의 제주도로 만들어 서해의 긴장을 완화하고, 내년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여를 통해 남북관계가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렇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행사가 끝난 뒤 인천은 어떤 상황에 놓일까? 예측은 자유다. 17회 아시안게임이 뚜벅뚜벅 인천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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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평창 동계올림픽 송영길 메가 스포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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