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퇴진"과 "국정원 특검"을 요구하며 분신한 이아무개씨 기사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방송3사의 새해 첫날 보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KBS<뉴스9>는 <F-15K 첫 편대비행, "영공수호 이상 무">, <새해 타종과 함께 해맞이…새해 소망 기원>, <힘찬 출발 2014…새해 '첫 번째'들>, <하늘에서 본 새해 첫 날 표정>, <해돋이…우리 땅 동·서·남쪽 끝에서>, <[삼원 생중계] 독도-백령도-이어도는 지금> 기사를 통해 새해를 맞아 '희망'을 전했다.
MBC<뉴스데스크>도 <2014년 갑오년 새해 첫 일출…해돋이 명소 70만 인파>, <전 세계 새해맞이 풍경…'다채로운 행사' 환호와 설렘>, <공군 F-15K 초계 비행 실시…'영공 수호 의지'> ,<최북단 백령도, 적 도발 대비 이상무…경계태세 유지>, <우리 영토 최동단 독도의 새해…'철통 경계'>, <최남단 마라도 '희망찬 출발'…관광객 1백여명 도착> 기사에서 역시 희망과 대한민국 영토방어는 '이상무'을 강조했다.
SBS<8시뉴스> 역시 <공군 F-15K, 독도~마라도 새해 첫 초계 비행>, <독도에서 본 새해 일출…"日 도발 어림 없다">, <긴장의 백령도…칼바람 속 장병들 철통 경계>, <2014년 새해가 밝았다…"말처럼 힘차게!">,<지구촌 새해맞이…곳곳 희망 담은 불꽃놀이>, <보령 무창포, 새해 첫날 갈라진 신비의 바닷길>, < 60년 만의 푸른 말띠…"희망의 기운이 넘치는 해"> 기사로 희망을 노래했다.
새해 첫날이므로 희망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새해 첫날 분신자살같은 기사는 부정적인 내용이라 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희망만을 전하기에는 지난해 12월 31일 분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암울한 한 단면을 보여줬다.
2014년은 2013년처럼 암울함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보도해야 했다. 민주주의 없는 희망은 없기 때문이다. 북한 관련 부정적인 소식은 앞다투어 보도하면서 박근혜 정권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는 기사는 외면하면 언론으로서 자기 역할을 포기한 것이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