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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15일 서울 내곡동 청사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하고 있다.
▲ 대국민 사과하는 남재준 국정원장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15일 서울 내곡동 청사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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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5일 오전 10시 40분]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사건이 불거진 지 60일 만에 남재준 국정원장이 카메라 앞에 섰다.그는 15일 오전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남 원장은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대공수사 개혁을 위해 강도 높은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거취를 놓고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국정원 내곡동 청사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남재준 원장은 준비해온 사과문을 읽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중국 화교 유가강(유우성의 중국식 이름) 간첩사건과 관련해 증거서류 조작 혐의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공수사국 이아무개 처장(3급·불구속 기소)과 권아무개 과장(4급·시한부 기소 중지), 김아무개 과장(4급·구속 기소) 등이 기소된 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수사 관행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전담부서(TF)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적법한 절차에 따르는 엄격한 자기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재준 원장은 동시에 소위 '안보론'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환경이 엄중하다"며 "이 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환골탈태해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사과회견은 약 4분 만에 끝냈다.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일부 기자들이 "질문에 답해 주시죠"라고 항의했으나, 남 원장은 말 없이 회견장을 떠났다.

다음은 사과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중국화교 유가강 간첩사건과 관련하여 증거서류 조작 혐의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왔으나,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수사 관행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뽑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대 상황과 정보환경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낡은 수사관행과 절차의 혁신을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강도 높은 쇄신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과학화된 수사 기법을 발전시키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국정원 본연의 업무인 대공 수사능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적법한 절차에 의한 엄격한 자기통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 안보는 국민들의 안위와 직결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NLL 도발, 4차 핵실험 위협이 이어지고 있고 다량의 무인기에 의해 우리 방공망이 뚫린 엄중한 시기에 국가 안보의 중추기관인 국정원이 이렇게 흔들리게 되어 참으로 비통한 마음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질타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앞으로 국민이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환골탈태해서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정원장으로서 책임지겠습니다.


태그:#국정원, #남재준, #증거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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