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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들이 한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망루에서 쇠사슬을 목에 건 채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들이 한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망루에서 쇠사슬을 목에 건 채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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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건설 중단을 촉구하며 마을 입구 공사장 진입로에서 농성을 벌여온 주민들이 공사현장 입구 경사로에 망루를 짓고 올라가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어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 15일 마지막 공사를 앞둔 23호 송전탑 공사장 진입로 입구에 5m 높이의 망루를 짓고 16일 오전부터 고공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대책위)'와 주민들은 1평(3.3㎡)정도 크기의 망루에 3~4명이 모여 농성을 벌이며 송전탑 건설 중단과 송전선로 지중화를 한전과 정부에 촉구했다. 망루에 오르지 않은 일부 주민들은 도로 입구 '삼평리 평화공원'에 마련된 천막에서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망루에는 '전기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등 한전과 경찰을 비판하는 현수막 2개가 걸려 있고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텐트가 올려져 있다. 할머니들은 목에 쇠사슬을 묶고 돌아가며 야간에도 망루를 지키고 있다.

이은주 삼평리 전 부녀회장은 "한전은 우리와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도 뒤로는 형사고발하고 민사고발하는 등 대화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고 지역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더 이상 대화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빈기수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더 이상 막을 방안이 없어 망루에 오르게 되었다"며 "지중화를 요구하는 삼평리 주민들의 심정이 얼마나 절박한지 알아 달라"고 말했다.

변홍철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삼평리와 밀양이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인데 밀양의 공사가 임박했다는 소리를 듣고 주민들이 손놓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한전과 주민들과 서로 진전된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들이 지난 15일 5미터 높이의 망루를 만들고 그 위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들이 지난 15일 5미터 높이의 망루를 만들고 그 위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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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관계자들도 돌아가며 송전탑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망루를 지키고 있다. 농성 첫날인 16일에는 김용철, 이보나, 변홍철 등 대책위 관게자들과 김춘화(64), 이억조(75), 이차연(76), 빈기수(51)씨 등이 망루에서 고공농성을 벌였고 돌아가면서 망루를 지켰다.

주민들이 망루에서 농성을 벌인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천주교 성베네딕토 수도회 수사(신부)들과 살트르성바오로 수녀회 대구대교구 수녀 등 20여 명은 21일 오전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평리 주민들을 찾아 위로하고 23호 송전탑이 들어설 장소를 둘러봤다.

한편 한전은 망루가 명백한 불법시설물이라며 즉각 철거하고 내려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태호 한전 대경건설지사 차장은 "망루가 설치되어 있는 공사현장은 한전이 송전탑 건설을 위해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곳"이라며 "주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고공농성을 멈추고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 국민이 여객선 침몰로 인해 비탄에 빠져있는 이 시기에 송전탑 공사를 강행할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내려왔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언제든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와 주민들은 22일 오전 한전 대경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전탑 건설 중단과 지중화를 요구할 예정이다.


태그:#송전탑 반대, #삼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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