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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원형을 그리며 둥글게 둘러앉아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나누고 있다.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원형을 그리며 둥글게 둘러앉아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나누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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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다 속에서 힘든 싸움을 하는 예쁜 동생들아. 부디 조금만 힘내서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할게."
"인마들아, 너희들은 살아서 더 큰 일을 해야 하는 소중한 녀석들이야. 어서 와, 춥다. 밥 먹으러 와야지."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여객선의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촛불문화제가 18일 오후 7시부터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렸다.

대구 진보단체들로 구성된 '민주수호 대구시국회의'는 애초 국정원 해체와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을 요구하는 제41차 대구시국대회를 개최하려 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둘러앉아 촛불을 들고 기도하거나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글로 적어 돌려보기도 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시민은 "우리 아이가 물속에 갇혀 있는 것 같은 마음에 너무 아팠다"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교사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눈물도 나고 화도 난다"며 "뭔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촛불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사고가 나면 어른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 아이들이 꼭 희생된다"며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발했다.

두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한 시민은 "가장 위급한 순간에 가장 약자에게 우리 사회가 폭력적이고 야비하게 대한 것 같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라며 흐느꼈다.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학생이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을 적어 붙이고 있다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학생이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을 적어 붙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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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많은 시민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어 붙였다. 시민들이 소망을 담아 붙인 글귀들.
 1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많은 시민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어 붙였다. 시민들이 소망을 담아 붙인 글귀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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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마련된 게시판에는 많은 청소년들이 "안타깝다"는 말과 함께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 여고생은 "열심히 공부했는데 수능 쳐야지"라며 "같은 고딩이라서 너무 슬프다"라는 글을 남겼다.

수업을 마치고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는 한 고등학생은 "건강히 돌아와서 꼭 단원고 졸업했으면 좋겠어"라며 "기적이 일어나길... 조금만 더 버텨 주세요, 제발"이라고 쓴 종이를 게시판에 붙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유미 전교조 대구지부 사무처장은 "이번 사건의 모든 원인은 비정상적인 구조 때문에 일어났다"며 "왜 이런 사고가 나면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지 너무나 안타깝고 반드시 살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도화지에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얘들아, 너희 부모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꼭 돌아와야지"라고 쓴 글을 들고 숙연해했다.

1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굿백화점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을 써 들고 있다.
 1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굿백화점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을 써 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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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는 여느 때와 달리 노래를 부르거나 공연을 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나누었다. 대신 많은 시민이 게시판에 '무수귀환'을 염원하는 글을 게시했다. 불과 한 시간 만에 250여 명이 게시판에 글을 달았다.



태그:#세월호 침몰, #무사귀환 ,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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