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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아기 새를 잡았어요."
"그래."
"근디.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요."

박재현, 손재은, 김호성, 김신연(용북중학교 2학년) 학생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국어실에서 내려오던 나에게 달려온다.

"어디 보자. 어떤 놈이 다리가 부러졌다냐!  보통은 날개를 다치는 경우가 많은디!"
"아니예요, 새끼 샌디, 아직 날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이구, 이대로 두면 죽을 것 같아요 , 쌤"

교무실로 가 보건 담당 임승완 선생님(음악)과 응급 치료 의약품을 챙겨 들고 화장실 앞으로 갔다. 벌써 아이들은 풀 잎사귀와 빈 상자를 챙겨, 그 안에 다친 새를 보호하고 있었다.

"어디보자. 붕대를 감아주어야 하나? 어디보자."

임승완 선생님과 김호성 학생이 조심스럽게 새를 잡고 살펴보니, 둥지를 떠난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아니야 붕대를 감을 것이 아니야, 다리에 낚시줄이 엉킨 것 같아"
"맞아요, 발가락을 움직이지 못하는데요."

유심히 살펴 보던 임승완 선생님이 다리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한다.

"낚시줄이네, 이것 때문에 고생을 했구먼. 박선생님 새 좀 잡아주세요."

새1 용북중 새 1
▲ 새1 용북중 새 1
ⓒ 박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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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자세로 임선생은 새의 다리를 칭칭감은 낚시줄을 하나 하나 가위로 잘라내었다. 바라보던 아이들의 가슴도 한껏 흥분된다.

"이제는 살 수 있는 거죠?"

재현이, 재은이가 조용히 말한다.

"그럼, 이제는 날 수도 있고 건강할 거야."

호성이 신연이가 맞장구를 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선생님들의 입에는 미소가 가둑하다.

새2 용북중 새
▲ 새2 용북중 새
ⓒ 박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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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신이 나서 말을 이어간다. 현대 물질 문명의 범람 속에서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자연의 선물들을 용북중학교 친구들을 늘 함께 한다. 등교하면서, 하교하면서 수업 이동을 하면서 함께 하는 자연들. 그 속에서 그들은 성장하고 발전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들. 그들이 있다.  남원 용북중학교에는 착한 인성이 있다. 자연과 함께 늘 웃으며 사는 아이들. 오늘 그들의 마음에는 아픈 새의 모습을 통해, 세상의  아픈 친구들을 치유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지 않았을까 한다.

새3 용북중 새
▲ 새3 용북중 새
ⓒ 박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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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새를 아끼는 친구들을 보며, 아직도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음에 감사한 하루였음을 기억하고 싶다.
첨부파일
CAM00655.jpg


태그:#용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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