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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WDC2104 키노트에서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8 등을 발표하고 있다.(애플 키노트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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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안드로이드와 윈도폰, 타이젠 등 경쟁자의 추격에 맞서 '집안 단속'에 나섰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WDC2014(세계개발자컨퍼런스)에서 새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8'과 맥용 'OS X 요세미티' 버전을 발표했다. 맥북에서 아이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 등 애플 기기 간 연동을 강화하는 한편 가족 사용자끼리 앱, 사진 같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안드로이드 이탈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 사용자들을 계속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강화한 셈이다.

다른 한편 애플은 이날 배포한 'iOS8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에 알림센터 위젯과 서드파티 키보드 등 개발자들이 혹할 만한 '선물'을 담았다.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타이젠 개발자 행사를 열고 첫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Z'를 공개하기로 한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한편 앱스토어 생태계를 더 공고히 하려는 노력이다.

최대 6명까지 유료 앱 등 콘텐츠 공유... 아이폰-맥 연동도 강화

오는 가을 '아이폰6' 발표에 맞춰 일반 사용자들에게 배포될 iOS8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가족 공유 기능'이다. iOS8을 사용하는 가족이나 친구끼리 최대 6명까지 각자 구매한 앱이나 전자책, 음악, 사진, 캘린더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아빠가 쓰는 애플 아이디로 구입한 유료 전자책을 엄마나 자녀 아이디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단말기 사용자가 달라 같은 앱을 추가 구매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졌다. 아이튠즈 음악 파일이나 아이북스 전자책도 가족끼리 공유할 수 있지만, 한국 계정 사용자들은 앱스토어 공유에 그칠 전망이다.  

또 부모가 자녀용 애플 아이디를 만든 뒤 '구매 허락 요청' 기능을 이용하면 자녀가 유료 앱을 구매할 때 부모 허락을 받도록 할 수 있다. 또 가족 구성원 간에는 사진 스트림 기능을 이용해 각자 단말기에 보유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게 했고, 가족 단말기의 현재 위치를 서로 알려주는 기능도 선택 사항으로 포함했다. 다만 현재 위치를 지도상에 표시해 주는 기능은 국내에선 규제 대상이어서 서비스 되지 않는다.

가상 저장 공간인 '아이클라우드' 기능도 한층 강화했다. 특히 사진 앱에서 편집한 사진은 '아이클라우드 사진 라이브러리'로 자동 연동돼, 다른 단말기에서도 편집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를 이용하면 단말기에서 작성하던 문서 수정 내용이 실시간으로 다른 단말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동 중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작업 중이던 문서를 따로 옮기지 않아도,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맥이나 윈도우 PC에서 계속 이어서 작업할 수 있다. 다만 아이클라우드 저장공간은 5GB까지만 무료이며 추가 용량은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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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WDC2104에서 공개한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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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맥용 운영체제인 'OS X 요세미티'는 아이폰, 아이패드와 맥 PC간의 연동성도 한층 강화했다. 맥 주변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있을 경우 한 단말기에서 시작한 작업을 다른 단말기에서 끝낼 수 있는 '핸드오프' 기능이 대표적이다. 또 '인스턴트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 아이폰에 걸려온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맥이나 아이패드에서도 주고받을 수 있다.

메시징 기능 개선도 눈에 띈다. 우선 아이폰 사용 도중 알림창에서 문자 메시지가 뜨면 현재 사용 중인 기능을 중단하지 않고 바로 답장을 보낼 수 있다. 또 문자 외에 음성 메시지를 녹음해 보내거나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보낼 수도 있다. 카카오톡과 같은 '그룹 메시지' 이용도 더 편리해졌다.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그룹을 지정해 연락처를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고, 대화창에서 나가거나 방해 금지 옵션을 지정할 수 있다.

이밖에 사용 패턴에 맞춰 키보드 입력을 도와주는 '퀵타입' 기능이 추가됐지만 한국어는 대상 언어에서 빠졌다. 또 헬스 앱은 각종 피트니스용 웨어러블 기기에 기록된 사용자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게 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iOS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최신 버전의 빠른 파급력을 내세웠다. iOS 단말기 이용자 가운데 최신 버전인 iOS7 사용자 비율이 89%에 이르는 반면,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킷캣' 사용자는 전체 안드로이드 단말기 사용자의 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러 제조사에서 단말기를 만들어 일사불란한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어려운 개방형 운영체제의 단점을 꼬집은 것이다.

또 구형 단말기에 대한 애플의 꾸준한 지원도 최신 운영체제 확산에 한 몫 한다. iOS8의 경우 지난 2011년 출시된 아이폰 4S, 아이팟 터치 5세대, 아이패드2, 아이패드 미니 이상 단말기에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알림센터 위젯, 키보드, 지문인식까지 개방... 앱 개발자 붙잡기

또한 애플은 이날 개발자들에게 배포한 'iOS8 SDK'에 포함된 새로운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는 4000개 이상으로 지금까지 최대 규모다. 여기엔 알림센터 위젯과 서드파트 키보드 같은 확장 기능과 헬스 키트, 홈 키트, 사진 키트 같은 프레임워크,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도 포함됐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은 "앱 스토어 출시 후 최대 규모의 iOS 배포"라면서 "전 세계 8억 대 이상의 iOS 기기가 판매돼 개발자를 위한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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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WDC2104에서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8과 맥 운영체제인 OS X 요세미티 버전을 발표하면서 애플 기기가 연동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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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림센터'는 애플에서 허용한 앱들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개발자가 자신만의 위젯을 추가할 수 있다. 또 서드파티 키보드에도 애플이 미리 설정한 것과 다른 레이아웃이나 입력방식을 제공할 수 있다.

또 헬스 키트는 사용자 건강관리에 필요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통합하고 홈 키트는 가정용 액세서리를 서로 연결해 주거 관리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애플 대화형 음성 명령 기능인 '시리'에게 "나 잘거야"하고 말하면 조명이 꺼지고 문을 잠글 수도 있다. 또 앱 개발자들은 지문인식기능인 '터치아이디' 기능을 활용해 사용자를 인증하는 앱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삼성은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어, 애플에 맞불을 놨다. 삼성은 오는 3일(현지시간) 첫 타이젠 스마트폰인 '삼성Z'를 공개할 예정이다.(관련기사: 첫 타이젠폰 '삼성Z' 공개... '바다폰' 뒤 잇나 )

이에 따라 세계 모바일 앱 시장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MS 윈도폰, 삼성, 인텔 등의 타이젠 4파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후발주자들이 애플과 구글 벽을 넘긴 쉽지 않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는 앱이 120만 개 넘게 등록돼 있고 매주 3억 명 이상이 방문해 지금까지 앱을 750억 개 이상 다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