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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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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8일 오후 8시 8분]
"LTV·DTI규제완화,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

오후 인사청문회에서는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최경환 후보자는 야당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관련해 "가계부채를 심화시키지 않고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지난 6월 청와대로부터 경제부총리로 내정되면서 기자들에게 LTV와 DTI 조정 의향을 내비쳤다. 전문가들로부터 가계부채 악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고, 이날 야당 의원들의 공격도 이 지점에 몰렸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가계부채가 한계점에 도달한 시점인데 LTV·DTI 규제 완화는 도박에 가깝다"라면서 "전 부처나 국민들이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 후보자와 정부가 부동산 시장 강제 부양을 위해 부동산 금융규제를 완화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부가 미리 그려놓은 '경제 큰 그림'에 맞지 않는 방향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개발 3개년 계획을 보면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겠다는 목표가 나와있다"라면서 "LTV·DTI 규제를 완화해서 빚을 낼 여력을 주면서 가계부채를 어떻게 줄이겠다는 거냐"라고 따졌다.

최 후보자는 이에 대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라면서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아직 장관이 아니기 때문에 답변하는 게 적절치 않다"라는 이유였다.

이날 최 후보자의 청문회는 후보자 개인 비리보다는 정책 검증이 주가 되는 분위기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 쉽게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풍경이었지만 결과는 개운치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취임 이후 경제 운용과 관련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면서도 그에 걸맞는 구체적인 정책은 내놓지 못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지적했다.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도덕성 검증한다고 하면 (장관) 사생활 턴다고 하고 정책 검증을 한다고 하면 나중에 장관된 이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다"라면서 "이럴거면 청문회가 왜 필요하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기재위원장을 맡은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도 최 후보자에게 구체적인 정책 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기재위원들의 오후 질의가 끝난 후 "정부의 목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250만 개를 만들어야 하고 엄청나게 어려운 목표치"라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으면 어렵다"라고 충고했다.

안홍철 KIC 사장 "사려깊지 못한 발언 사죄... 성과로 판단해달라"

부동산 문제 못지않게 야당 의원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 것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거취 문제였다. 안 사장은 이날 오후부터 인사청문회장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기재위는 지난 4월부터 위원회 차원에서 안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안 사장은 이날 증언대에서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그는 "사려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사죄드린다"면서도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올해 12월까지 1년 동안 성과가 어땠는지 봐주시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위원들이 안 사장의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퇴를 요구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KIC는 기재위의 피감기관이다.

불똥은 최 후보자에게도 튀었다. 최재성 의원은 "상임위에서 양당 의원들이 이런 의견을 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고, 이걸 뭉개듯이 가면 행정부와 국회의 관계가 아주 비정상적임을 말해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최 후보자는) 숙고해서 처리해달라"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경고에도 안 사장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안 사장의 거취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의원님들 지적 잘 알아듣고 있고 제가 취임하면 관리감독 책임자가 되지 않겠느냐"라면서 "관리감독 철저히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잘 하겠다"라고 밝혔다.

"15년간 담뱃값 동결... 담배소비세 인상 적극 검토"

최 후보자는 이날 추가경졍 예산안 편성과 담뱃세 등 간접세 인상과 관련된 내용들도 시사했다. 그는 "지금 경제상황만 감안하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박근혜 2기 경제팀이 침체된 내수 경제와 세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추경 카드'가 유력해진 셈이다. 그는 전날 기재위에 보낸 서면답변서에서는 "현 시점의 추경 편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기준금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금리 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존중한다"라면서도 "금통위와 경제 부처가 경제를 보는 인식의 간극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서 좁혀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도 (경기) 하방리스크(위험)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금리 인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한편 최 후보자는 담뱃세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15년간 담뱃값이 동결됐고 국제적 기준으로도 낮은 수준"이라면서 "흡연율도 OECD 국가 중 상당히 높기에 국민건강 증진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 입술 굳게 다문 최경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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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8일 오후 3시 25분]
최경환 "노무현 비하 KIC사장 사퇴, 거론할 입장 아니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사장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사장 퇴임 문제에 관해선 "거론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은 최 후보자에게 안 사장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안 사장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의원 등 야권 인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SNS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공무원 퇴직 후 지난 10여 년에 걸친 '낙하산 행보'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국회 기재위에서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합의해 안 사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 "안홍철 KIC 사장 해임해야"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안홍철 KIC 사장의 이름이 등장한 이유는 정치 후원금 때문이다. 안 사장은 KIC 이사 시절인 지난 2006년부터 최 후보자에게 총 2100여 만 원의 후원금을 냈다.

야당은 여권 실세인 최 후보자가 안 사장의 인사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최 후보자가 안대희 총리 후보자를 추천했고 금융계를 비롯한 각종 인사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특히 여야가 퇴진을 합의한 안 사장은 왜 아직 자리에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그 부분은 아직 (제가) 취임 전이라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인사개입 소문에 대해서도 "언론의 추측성 보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박 원내대표는 언론의 핑계를 대기에는 정황 증거가 많다며 "(안 사장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 후보자에게 공식 후원금을 2130만 원이나 냈다"며 "후원금을 한 명에게 이렇게까지 냈는데 의도가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질문에 최 후보자는 "대학시절 만난 선배"라며 "평생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 후배 잘 하라고 후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같은 지적을 했다. 김 의원은 "안 사장은 박재완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최경환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을 줬는데 2013년엔 자기주소와 직장을 다 다르게 해서 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이 여당 유력 의원들에게 정치후원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KIC 사장 선임이 가까워지자 후원 사실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안 사장은 지난 대선 때 야권후보를 비방하고 욕설이 담긴 트윗 9000건을 넘게 올렸다"며 "최 후보자가 취임하면 안 후보자를 잘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자는 안홍철 사장 논란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안 사장의 과거 SNS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많은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태그:#최경환, #경제부총리, #기획재정부장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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