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로 가요계 컴백한 전 파파야 멤버 조은새

'비비고'로 가요계 컴백한 전 파파야 멤버 조은새 ⓒ 박정환


아이돌 그룹 파파야에서 리드 보컬을 맡았던 조은새가 이번에는 유럽 댄스와 디스코로 단단히 무장한 세미 트로트곡 '비비고'로 가요계를 찾아왔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무척이나 사랑했다고 하니 당연히 음악 실력이 좋아야 당연하겠지만 그는 음악 점수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바이브레이션을 알지도 못하는 초등학생 때부터 동요를 부를 때 바이브레이션을 한껏 넣는 바람에 겉멋을 부린다는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었단다.

'비비고' 뮤직비디오에는 조은새가 비디오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춘리 복장을, 개그맨 허경환이 이소룡 복장을 입고 등장한다. 여기에도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조은새의 매니저가 춘리 복장을 구입했는데, 카드 결제 알림 문자가 매니저가 아닌 매니저의 아내 휴대폰으로 날아왔던 것. 다리 부분이 한껏 터진 여자 복장에 매니저는 아내에게 오해 아닌 오해를 샀다. 경쾌하고 밝은 뮤직비디오가 나오기까지에는 매니저의 부부싸움으로 치달을 뻔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비비고', 회사 막내들의 회식용 노래"

 "'비비고'는 무엇이든지 다 비빈다는 의미다. 돈의 쓴맛, 사랑의 쓴맛을 비벼서 소화하고, 좋은 기운은 비벼서 여러분에게 나눠드린다는 중의적인 뜻을 갖는다. 모든 분들이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뜻도 담겨 있다."

"'비비고'는 무엇이든지 다 비빈다는 의미다. 돈의 쓴맛, 사랑의 쓴맛을 비벼서 소화하고, 좋은 기운은 비벼서 여러분에게 나눠드린다는 중의적인 뜻을 갖는다. 모든 분들이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뜻도 담겨 있다." ⓒ 박정환


- 6월 30일 <가요무대>에 올랐다.
"사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떨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가요계의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계신 무대라 예상과는 달리 떨리는 자리였다. <전원일기>에서 복길이 엄마를 연기한 김혜정 선배님이 '댄스의 순정'을 부를 때 모니터해주시면서 '카메라만 녹일 줄 알면 된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파파야 당시 매니저 오빠에게 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원래 '뽕 필'이 있었나.
"<파파야> 당시 멤버들이 '언니, 제발 뽕 필 좀 빼자'고 할 정도였다. 아이돌 그룹인데도 트로트를 좋아해서 이런 반응이 나온 거다. 어머니가 설거지하면서 '동백아가씨'를 잘 불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의 트로트 노래를 들으며 자라서인지 트로트가 친숙하다. 일본에는 이미자 선생님 급인 가수로 미소라 히바리가 있다. 그의 힘 있는 카리스마를 좋아했다. 카리스마에서 나오는 기운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가수를 좋아하다 보니 트로트에도 관심이 많았다."

- 타이틀곡이 '비비고'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요즘 사람들이 회식 자리에 가면 막상 부를 노래가 없다. 케이팝은 직장인이 부르기가 어렵다. 회식 자리를 띄우기 위해 조직의 막내들이 노래를 선창해야 한다. 이 막내들을 위해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노래가 필요하겠다는 점에 착안해서 현대인이 지친 일상을 날려버릴 수 있는 가사를 만들었다. 작사 작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비비고'는 무엇이든지 다 비빈다는 의미다. 돈의 쓴맛, 사랑의 쓴맛을 비벼서 소화하고, 좋은 기운은 비벼서 여러분에게 나눠드린다는 중의적인 뜻을 갖는다. 모든 분들이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뜻도 담겨 있다."

"노래를 못하면 음식조차 못 먹는 병에 걸려"

 "나를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더 이상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노래를 더 열심히 부르게 되었다. 이제는 파파야 때보다 음악적으로 성숙해졌다고 자부한다."

"나를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더 이상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노래를 더 열심히 부르게 되었다. 이제는 파파야 때보다 음악적으로 성숙해졌다고 자부한다." ⓒ 박정환


- 파파야 해체 이후 어떻게 지냈는가.
"안재욱씨와 고 이은주씨가 주연한 영화 <하늘정원>에 출연한 적이 있다. 첫 데뷔한 영화가 잘 되지 않았다. 요즘 내 기사를 보면 '14년 만에...'로 제목이 나오는 기사가 많은데 파파야 이후 노래를 멈춘 적이 없다. 이모와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지냈다. 화면에만 비치지 않았을 뿐, 내 노래를 찾는 관객과 음악으로 소통하며 지냈다.

노래를 하지 않으면 몸이 아프다. 누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은 증세다. 몸이 아파 죽을 것 같은데 병원에서는 정밀 검진을 해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 현대의학으로도 고치지 못해서 한의원에 갔다. 한의원에서는 '매핵기 증상'이라고 진단해 주더라. 노래만 하면 씻은 듯이 아픈 게 나았다. 매핵기 증상은 파파야로 활동하기 전부터 있었다.

매핵기에 걸리면 죽 같은 유동식 외에는 식도에 걸려서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목젖을 누르는 느낌이라 그 고통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전에 남자친구가 있었을 때에도 매핵기 증상은 가족 외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를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더 이상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노래를 더 열심히 부르게 되었다. 이제는 파파야 때보다 음악적으로 성숙해졌다고 자부한다."

- 가요계에 들어선 지 십 년이 넘었다.
"아른 나이에 파파야에 들어왔을 때에는 조금만 잘 해도 '잘 한다'고 칭찬을 받았다. <도전 1000곡>에서 떨어져도 나만의 특집으로 편집될 정도였다. 당시 부른 <동백아가씨>가 인터넷에 많이 돌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만 잘 해서는 안 되는 나이가 되었다. 잘 해야겠다는 부담이 없지않아 있다.

너무 잘 하려고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노력하다 보니 되려 역효과가 날 때도 있었다. 목소리가 쉬거나 더 안 좋아지는 거다. 트로트를 부르려면 노래를 즐기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원래 뽕 끼가 있기는 했지만 <가요무대> 서기 전에 레슨을 꾸준히 받을 정도로 쉼 없는 도전정신과 꾸준한 음악 공부로 무장하고 있다."

조은새 파파야 비비고 허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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