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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예산 신례원역입니다
 충남 예산 신례원역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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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철, 산과 들로 또는 문화유적지를 찾아 휴가를 떠나는 계절입니다.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지금은 대부분 가족여행을 떠나는데요. 가끔은 간단한 준비물을 가방에 담고 기차 여행을 해보는 것도 색다른 의미의 휴가가 됩니다. 특히 기차를 타고 농촌지역을 달리노라면 창밖으로 펼쳐지는 저푸른 들판으로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힐링 여행'을 맛볼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충남 예산을 출발해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충남 예산 신례원은 조선 시대 왕명을 받은 관원들의 숙소였던 곳입니다. 2008년 장항선 선로 개량 사업시행으로 예산·홍성·장항을 지나 전북 익산까지 이르는 구간이 운행되면서 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습니다. 신례원역 주변에는 신례원 시외버스 터미널과 식자재마트와 의원·농협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있습니다.

     신례원역 남동쪽 방향에 있는 산밑의 마을전경입니다.
 신례원역 남동쪽 방향에 있는 산밑의 마을전경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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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례원역에는 차를 주차할 수 있는 무료 주차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서울까지 2시간 내에 도착할 수가 있어 최근 귀농·귀촌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주위의 수려한 자연 경관 때문에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농산물 출하집화장이 있어 시설 하우스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유통이 원활합니다. 농사를 전업으로 삼는 대농과 예산 근교에 회사에 출퇴근하면서 자투리 시간에 농사를 겸업하는 소농인들이 이곳을 이용합니다.

신례원에서 예산까지는 10여 분 거리며 인근에는 공주 산업대학교 예산캠퍼스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문화유적지로는 추사 김정희 고택과 여사울 성지가 있습니다. 농업전문국가기관 충남 농업기술원과 체험농가도 있습니다.

신례원역에는 아산과 천안·평택·수원을 거쳐 서울로 가는 상행선 새마을호와 무궁화 열차가 있으며 하행선으로는 예산·홍성·장항을 거쳐 전북 익산이 연결됩니다. 무궁화 열차 요금도 저렴한 편입니다. 2600원으로 30분 이내에 천안까지 도착해 인근 대학교나 회사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들어오는 열차, 설레는 마음

   신례원역 서북쪽 방향
 신례원역 서북쪽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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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례원 역사 너머 서북쪽으로는 현대아파트와 교회, 인근 주민들이 사는 동네가 보입니다. 1922년 6월에 철도 사업을 개시한 옛 장항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08년 10월 17일에 신역사가 생겼습니다.

신례원역 서북 방향 철도 옆에는 옛 기찻길 옆 오막살이 노랫말의 유래가 된 듯한 슬라브지붕집과 함석지붕집이 보입니다. 장항선 열차를 타고 지나면 여름에는 푸르른 들판과 겨울 하얀 눈에 덮힌 설경을 볼 수 있습니다.

플랫폼 너머 남동쪽 산밑 마을이 보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연중 비닐하우스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도시인들에게 제공할 각종 농산물 수박·오이·토마토·파프리카·배추·열무 등을 생산합니다. 이곳에서 생산한 과일과 채소들은 가까운 온양·아산·천안 등으로 보내집니다. 그리곤 지역 농산물집화장에 모여져 수도권 도매시장으로 출하됩니다.

  서울행 무궁화 열차가 신례원역에 들어옵니다.
 서울행 무궁화 열차가 신례원역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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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열차가 들어옵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 농촌에 있는 '느림의 문화'를 즐기고 살지만, 가끔은 아이와 함께 도시문화를 체험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도시에 가보면 내가 사는 농촌이 얼마나 좋은지를 느끼게 되니까요.

   열차내부 모습
 열차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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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에는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아이, 서로 손잡고 있는 연인, 자녀집을 방문하러 가는 노인 등 여러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모습을 통해 서민의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동차 문화에 젖어 살다가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 구경도 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본 바깥 여름풍경
 달리는 열차 안에서 본 바깥 여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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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으로 푸른 들녘을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합니다. 내가 사는 고장이 얼마나 평화로운 곳이었는지 이번 열차 여행을 통해 느끼곤 합니다.

사람들은 평소에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하지만, 여행을 하며 차창 밖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 멀리서 관조할 수 있는 힘이 생기나 봅니다.

신례원을 지나 도고, 온양 아산에 이르는 길. 정리된 초록빛 들판이 시야에 들어오는데요. 얼마 전 뉴스에서 쌀개방 반대 농민 대집회를 본 적이 있습니다. 수십 년동안 대대로 국민의 주식인 쌀을 생산하고 아름다운 들녘을 창조하는 농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가을에 황금벼로 출렁이는 기차여행을 상상해봅니다.

푸른 들판 너머로 우뚝 선 빌딩도 보입니다. 삼성 가족들이 거주하는 트라팰리스 삼성 사원 아파트입니다. 지난 2002년, 아파트 뒤 산 밑으로 LCD를 생산하는 회사가 들어섰습니다. 온양과 천안 사이에 있던 아산 탕정은 오래전에 포도고장으로 유명했지만, 삼성이 들어오면서 산업단지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무궁화 열차는 아산 선문대학교를 지나 천안 불당동으로 진입합니다. 불당동은 전국에서 10위 안에 드는 부촌동네라고 합니다.

천안은 대한민국의 중간에 위치해 예로부터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동네'라고 불리며 전국의 상인들이 모여들던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천안에서 1시간이면 서울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빌딩숲, 눈앞이 '어질'

    서울선능역에서 내려 바라본 고층빌딩
 서울선능역에서 내려 바라본 고층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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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역에 내려서 전철로 갈아타고 신도림역에서 목적지 선릉에 가기 위해 2호선 전철을 갈아탔습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전철을 30분 동안 탄 뒤 선릉역 5번 출구를 빠져나왔습니다. 하늘 높이 치솟은 빌딩숲 때문에 눈앞이 어지러웠습니다.

한여름의 열기로 푹푹 찌는 날씨에 도로 위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모릅니다. 여기에 매쾌한 냄새와 인파까지…. 한동안 정신이 없었습니다. 대도시에 와보니까 내가 사는 고장 충남 예산이 공기도 좋고 얼마나 쾌적한 곳인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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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업평가관리원 블로그 기자 면접시험 대기자들
 한국산업평가관리원 블로그 기자 면접시험 대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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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날, 지역발전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산업기술평가 관리원 블로그 기자단 면접시험을 치렀습니다. 이 면접시험에 합격하게 되면 지역을 대표해서 숨겨진 명소, 문화정보, 지역발전 소식 등을 블로그 기사로 제공하게 됩니다. 면접을 기다리는 블로그기자단들의 경력은 작가, 편집 디자이너, 지역단체 관리자 등 다양했습니다.

기자단 면접을 본 뒤 선릉의 시원한 미니 분수대 앞에서 딸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눈앞이 부셨습니다. 기차를 타러 가는 역사 안에 설치된 부스에는 지역 농산물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지하 역전 상가를 돌아다니며 냉음료를 마시는 청소년들
 서울지하 역전 상가를 돌아다니며 냉음료를 마시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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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청소년들이 손에 음료수를 들고 마시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게 있었습니다. 설탕이나 인공합성제가 들어간 음료수를 과대하게 섭취하면 당뇨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 고장에서 생산되는 제철 생과일 음료를 도심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법을 찾아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마시게 한다면 어떨까요. 물론 원가문제로 이득 발생이 염려돼 개인 업체는 시행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에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무료로 부스 설치를 허락해준다든지 하면 친환경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녁에 신례원역에 도착해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숨통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시 내가 사는 충남이 쾌적합니다.


태그:#농촌, #기차여행, #건강음료, #청소년,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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