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경기는 양 팀 모두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두 선발투수의 완투와 1점 차 승부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기였다.

특히 지난 번 등판에서 완봉승을 달성했던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이 날도 특유의 구위와 제구력으로 투구수를 적게 가져가며 2경기 연속 완봉승에 도전하려 했다. 이 날 다저스는 1회 말에 3번타자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적시 2루타로 1점, 3회 말에 2번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1점 홈런(13호)으로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커쇼에게는 2점이면 넉넉한 득점지원이었다. 커쇼는 5회 무사 1,2루 상황을 빼면 장타도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8회 수비에서는 투구수 4개만으로 이닝을 마치며 애틀랜타 타자들의 혼을 빼 놓았다. 8회까지 6피안타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완봉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저스 선발투수로 2경기 연속 완봉승을 달성한 마지막 투수는 일본인 투수 히데오 노모였다. 노모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에 이은 동양인 메이저리그 최다승 2위(123승)에 올라 있었고, 이 날 공교롭게도 피터 오말리 구단주와 함께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커쇼의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상대 선발투수였던 훌리오 테헤란도 만만치 않았다. 5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만 허용했지만, 1회와 3회에 각각 장타 1개씩(2루타, 홈런)을 허용했던 것이 뼈아팠다. 테에란은 8이닝 5피안타 3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줬지만, 맞상대가 커쇼였다는 이유만으로 118구 완투패를 당했다.

8회까지 90개 미만의 공을 던졌던 커쇼는 9회에 홈 팬들의 성원을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1사 후 B.J. 업튼에게 좌전 안타, 토미 라슬텔라에게 우익선상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아무리 커쇼라도 1사 상황에서 3루에 주자가 있으면 흔들릴 가능성도 있었다. 일단 커쇼는 프레디 프리먼을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잡았다. 그리고 다음 타자인 저스틴 업튼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3루수 후안 유리베는 신속하게 1루에 송구했다. 1루수 곤잘레스의 호수비로 공이 글러브에 들어가는 순간과 거의 비슷하게 업튼이 1루에 도착했다.

원래 1루심이었던 제리 레이네 심판이 종아리 통증으로 경기에서 빠지면서 3회부터 2루에서 1루로 이동하여 심판을 맡은 마이크 에스타브룩 심판은 세이프 판정을 했다. 하지만 아웃 판정을 주기에도, 세이프 판정을 주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고, 다저스에서 비디오 판독 챌린지 신청을 했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를 판정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판정은 번복되지 않으면서 커쇼는 2경기 연속 완봉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커쇼에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다음 타자인 에반 게티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9회에 핸리 라미레스의 대수비로 투입된 유격수 미겔 로하스가 2루로 달리던 저스틴 업튼을 야수 선택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커쇼의 이 날 기록은 9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 완투승(111구). 통산 10번째이자 올 시즌 3번째 완봉승 도전이 실패했지만 평균 자책점은 1.76에서 1.71로 더 낮췄고, 최근 11경기에서 86이닝 10승 무패 0.94에 탈삼진이 104개나 된다. 커쇼가 한 시즌에 4번 이상의 완투를 기록했던 적은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커쇼는 2011년에 33경기 233.1이닝 21승 5패 2.28의 평균 자책점과 248개의 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며 생애 첫 사이영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날 승리로 다저스는 애틀랜타와의 시리즈를 싹쓸이했다. 또한 올 시즌 7전 8기 끝에 4연승에 성공한 이후 좋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6연승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경기 3경기 반 차이로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했다. 시즌 62승 47패 승률 0.569로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에서도 밀워키 브루어스에 2경기 차로 앞선 리그 1위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다저스보다 승률이 높은 팀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66승 41패 0.617)와 인터리그 라이벌인 LA 에인절스(64승 43패 0.598) 뿐이다.

다저스는 8월 2일(한국시각)부터 시카고 컵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치른다. 댄 하렌과 류현진 그리고 조시 베켓이 연이어 등판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당초 하렌은 최근 부진으로 인하여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를 계획이었으나, 돈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에게 5일 휴식을 한 차례 더 보장해주기로 하면서 등판 기회를 한 번 더 잡게 되었다.

한편 다저스는 8월 1일 오전 5시(한국시각) 부로 마감된 논-웨이버 트레이드 시장에서 백업 선수 보강 이외에는 큰 거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다저스 프런트에서는 하렌이 부진할 경우 정규 시즌 우승을 굳히기 위한 5선발 영입을 목적으로 웨이버 트레이드 계획은 있지만 지금 당장은 큰 보강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매팅리 감독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커쇼와 그레인키 그리고 류현진의 3인방을 그대로 믿고 가겠다고 밝혔다. 설사 4차전까지 가더라도 시리즈 MVP 수상 2회에 빛나는 우승 청부사 조시 베켓이 대기하고 있다.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다저스가 이 흐름을 포스트 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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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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