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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달 1일 시청 녹음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달 1일 시청 녹음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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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을 맞은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평가는 혁신에 주력한 개혁적 이미지부터 불통의 리더십까지 다양하다. 행정 관료가 아닌 정치인 출신의 시장이 보여줄 변화에 주목했다면 서 시장의 한 달은 파격을 선사했다. 하지만 확연한 변화를 원했다면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한 달간 서 시장이 강조한 것은 '현장'이었다. 그는 취임사 첫머리에서도 "모든 문제의 해답은 시민의 손과 생활 현장에 있다"며 현장 중심의 시정을 예고했다. 시정구호도 '시민중심, 현장우선, 책임시정'으로 정했다. 시장을 누볐고, 기업체들을 찾아가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것도 약속의 연장선상이었다.

취임식은 시민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게 퇴근 후 시청 광장에서 열었다. 전임 허남식 시장이 '크고 강한 부산'이란 슬로건처럼 대형 토목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면 서 시장은 '행복한 시민, 건강한 부산'이란 대표 슬로건으로 내실 있는 성장에 주안점을 두었다.

행정 관료 중심의 시정이란 비판을 받아온 부산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서 시장은 민선 6기 시정의 혁신 과제로 회의 문화 개선을 들고 나왔다. 한 달에 한 번은 간부들이 시정 현안을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벌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처음으로 열린 '시정 공유 토론회'를 인터넷을 통해서도 생중계했다.

서 시장은 앞으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서 시장이 선거 기간 동안 강조해온 일자리는 그가 임기 동안 끌고 갈 핵심 추진 정책이다. 이를 위해 서 시장은 좋은 기업 유치나 글로벌시티 구축 등의 9대 전략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다. 

한 달 만에 붙은 인사·불통 꼬리표... "쓴소리하는 쪽과도 만나길"

서병수 부산시장은 현장 중심 시정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서 시장이 지난달 30일 동구 초량전통시장을 방문한 모습.
 서병수 부산시장은 현장 중심 시정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서 시장이 지난달 30일 동구 초량전통시장을 방문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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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시장의 개혁 시정이 보여지는 것 만큼의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인사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역언론인 <국제신문>이 서 시장의 취임 한 달을 맞아 오피니언리더 30명을 상대로 한 서 시장에 대한 평가에서 33%가 '쇄신없고 늦은 인사'를 부족했던 점으로 꼽을 정도였다.

취임 첫 간부 인사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며 공무원노조가 시장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후에도 경제 중심 시정의 사령탑이 될 경제부시장 자리를 한 달 동안 비워놓으며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일부 산하 기관장에는 선거 기간 동안 서 시장을 도왔던 측근들이 배치될 것이란 소문도 자자하다. 그러다보니 일부 기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내정자의 실명까지 돌고 있다. 

불통 논란도 그를 따라붙고 있다. 서 시장의 취임을 전후로 부쩍 민감해진 경찰의 시청 주변 집회 대응도 이와 맞물려 있다. 작은 집회에도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되고 경찰 버스는 시청 주변에 상주하다시피 서 있는 모습이 지난 한 달의 풍경이었다.

이런 과민 반응은 오히려 노동계의 반발을 부르며 서 시장에 대한 불통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신이 찾아가는 시정만 좋아하는 시장이, 자신을 찾아오는 시민은 싫어한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공약 파기를 둘러싼 갈등도 우려를 낳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동해남부선 옛 철길 활용 방안이다. 서 시장은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가진 옛 철길 구간을 시민 중심으로 개발을 하겠다며 선거 기간 동안 약속해왔다. 더군다나 당시는 이 지역 개발을 놓고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서 시장과의 유착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그는 더욱 적극적으로 공공 개발을 외쳤다.

그런 서 시장이 막상 취임을 하자 일부 구간을 도로로 개발하자는 뜻을 전한 것은 환경단체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또 서 시장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노후 전동차를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예산 문제에 가로막혀 취임 후 발생한 지하철 사고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아직은 취임 초반인 만큼 기대를 갖고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양미숙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아쉬운 점이 많았던 점은 사실이지만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고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현장 중심의 시정을 원한다면 쓴소리를 하는 쪽과도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는 시장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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