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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명승지가 행락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런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또한 대처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단편적이지만 단양 사인암의 사례를 들어 살펴보았다.

명승 제47호 단양 사인암
 명승 제47호 단양 사인암
ⓒ (주)CPN문화재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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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암은 명승 제 47호로 2008년에 국가에서 지정해서 관리되고 있다. 하천을 따라서 기암괴석이 늘씬하게 뽐을 내고 있는 자태, 더군다나 상층부의 노송, 그 빼어난 풍광으로 일찍부터 관광지로서 명성이 자자했다.

더불어 많은 시인 묵객과 정치 위세가가 남긴 글귀, 금석문이 무려 70m 높이의 바위를 빼곡하게 장식하고 있어 그 어떤 명승지보다도 문화재적인 가치와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큰 명승이다.

원래 사인암이라는 명칭은 고려 말 사인 벼슬을 한 우탁의 벼슬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그는 직접 바위에 '뛰어난 것은 무리에 비유할 것이 없으며, 혼자서도 두려운 것이 없으며 근심함이 없다'라는 글을 새겨 고려 말 혼탁한 사회로부터 선비의 고결함을 지키고자 했다. 이밖에도 사인암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단원수첩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토록 아름답고 귀중한 명승지가 휴가철만 되면 쓰레기와 사람들로 마치 시장판처럼 되고 만다. 사인암 주석 주지스님이 몇 차례에 걸쳐 단양군청에 문화재를 제대로 관리하고 보전하는 문제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했으나, 올해도 어김없이 문제는 반복되고 말았다.

단양 사인암
 단양 사인암
ⓒ (주)CPN문화재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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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바위 앞에 수영을 즐기고, 고기를 구워먹고, 아무렇지도 않게 바위를 오르내린다. 말려도 소용없고 출입금지 안내판도 유명무실이다. 참다못한 스님은 해당 관청과 행락객을 상대로 시위를 시작했다.

단양 사인암
 단양 사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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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사인암
 단양 사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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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개의 현수막을 걸어 이곳이 문화재 보전지역임을 알리고 명승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단양군청 질책하는 문구들로 가득 채웠다. 절 앞에는 사비를 들여 철책을 치고 명승지역, 즉 바위 밑으로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사방에서 밀려드는 행락객에 속수무책이다. 소중한 명승, 사인암은 그 가치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사인암 건너편 상인 거주 지역은 13억의 예산을 들여 정비를 계획하고 있지만 정작 명승지 보전을 위한 예산 반영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단양군의 문화의식의 한 단면이다. 우리가 향유하는 문화재가 다음 세대로 올곧게 이어지려면 지금부터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데도 단양군청은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근시안적인 행정으로 일관하는 단양군청에 스님은 지금 이유 있는 반란을 벌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ww.icpn.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사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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