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키로 결정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키로 결정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새누리당이 29일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단식농성 중단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나섰다. 김씨의 단식농성 중단 결정을 유가족 측에 대한 새누리당의 소통 노력 결과물로 규정짓고, '장외투쟁'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의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수사·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5일 동안 단식농성을 하던 김씨는 새누리당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이었다.

김씨는 단식 34일째인 지난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면서 '답보' 상태였던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국민 여론을 재차 환기시켰다. 제1야당의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김씨와 함께 동조단식에 나선 사람들도 점차 늘어났다. 무엇보다 김씨가 장기단식으로 생명이 위독하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김씨의 단식 중단으로 이같은 부담을 적잖이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새누리당 "오해 풀리면서 단식 중단, 좋게 해석하면 그렇다"

김무성 당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오씨가 전 국민의 걱정 속에 그간 단식을 해왔는데 오늘 11시 단식 중단 기자회견을 한다는 아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라며 "일이 이렇게 잘 풀려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완구 원내대표께서 유가족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서 세월호 문제를 잘 풀어가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김씨의 단식 중단을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의 대화 결과로 규정했다. (관련기사 : 다시 만난 새누리당·세월호 유가족 "진전 없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두 차례의 대화 속에서 (새누리당과 유가족) 서로 간의 오해와 불신을 상당 부분 해소한 것도 단식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특별법  제정도) 여·야·유가족 간 대화를 통해 합리적 방향으로 풀리길 바란다, 문재인 의원 등 동조 단식하는 분들도 단식을 중단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 원내대변인은 "김씨의 단식 중단 결정이 전날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의 면담 때문"이라고 단언하지는 못했다. 그는 "전날 면담에서 김씨의 단식문제에 대해서는 거론되지 않았다"라면서도 "(특별법 관련) 양측이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입장차를) 좁혀가는 과정으로 오해가 풀리고 신뢰가 쌓이는 과정이라 본다, (단식 중단 결정을) 좋게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김씨의 단식 중단 결정을 계기 삼아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김씨의 단식 중단 결정에 대해 거론한 뒤, "세월호 특별법이 민생경제법안을 발목 잡으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세월호 특별법과 다른 법안과의 분리 처리를 재차 주장한 것이다. 그는 이날자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야당과 단식 중인 정치인들은 단식과 장외투쟁에 대해 바람직하지않다는 의견이 69.6%에 달한다는 결과에 주목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 역시 "야당 의원들 국회에 돌아오시라고 저희들이 장외투쟁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 '장외투쟁'에 반대 의사를 표했던 조경태·김영환 등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들을 "새정치연합의 양심 있는 의원님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끼게 된다"라고 추켜세웠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김씨가 단식을 중단하는 마당에 문재인 의원은 어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를 만나서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발언했다고 한다"라며 "문 의원이 1, 2차 여야 합의안을 의원총회에서 추인하는 과정에서 그런 발언을 해주셨다면 지금의 국회 파행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비꼬았다.

박영선 "30일까지 예정된 비상행동 진행... 유가족 마음 진심으로 안아줘야"

그러나 김씨의 단식 중단 이유는 새누리당의 '해석'과 정반대다.

김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어제 또 여당하고 유가족하고 대화하는데 진전도 없고, 너무 장기전으로 갈 것 같다"라며 "밥을 먹고 보식을 하면서 광화문에 나가서 국민들하고 같이 힘을 합치려 한다"라고 단식 중단 이유를 밝혔다.

그는 "희망이 보여서 하는 단식 중단이 아닌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장기전이 될 것 같아서"라고 잘라 말했다.

새정치연합도 김씨의 단식 중단을 '장기전 대비'로 파악하고 새누리당의 압박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의원총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토요일(30일)까지 예정된 계획대로 비상행동을 진행을 할 것"이라며 "9월 1일 정기국회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김씨가) 단식 중단하신 것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유가족 측에서) 단식 중단 이유를 알려왔는데 '새누리당이 입장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들었다, 장기전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에 보식을 하고 광화문에 나가 싸우겠다'가 요지였다"라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이 기자들 앞에서 일종의  '쇼' 한 것 때문에 (유가족이) 마음이 상해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유가족의 마음을 진심으로 안아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새누리당도 내달 1일 정기국회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태그:#세월호 특별법, #김무성, #유민아빠, #단식농성, #김영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