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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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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진실되게 이야기해야 대화가 된다"라고 촉구했다. 유가족이 수사·기소권이 보장된 진상조사위를 골자로 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을 다른 목적을 쟁취하기 위한 '협상수단'으로 본 셈이다. 또 새누리당은 유가족들이 전날(1일) 3차 면담 당시 30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난 것을 '기선제압용'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1~3차 면담을 하는 동안 한 번도 말을 바꾸거나 다르게 얘기한 적 없다"라면서 "유가족들이 우리의 주장이 달라진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공격하는 것을 이해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차 면담 당시) 수사·기소권을 진상조사위에 부여하는 방안으로는 더 이상 대화가 안 되니 전향적으로 이야기해보자고 했는데 (유가족은) 오히려 저희 보고 '전향적으로 얘기하지 않으면 대화 안 된다, 왜 불렀나'라고 해 당혹스러웠다"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그쪽(유가족) 사정에 밝은 복수의 언론인의 얘기를 들어보면, (유가족은) 이번 기회에 특검추천권을 유가족이 가질 수 있도록 기선을 제압하겠다고 해서 어떤 행위를 한 것이라는 전언을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즉, 유가족이 특별법 제정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러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는 이야기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섭섭하다, 수사·기소권을 협상수단으로 사용하려 하면 대화가 잘 안 된다"라면서 "유가족 대책위 여러분들이 진실하고 진솔하게 협의를 다시 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완구 "유가족, 단원고와 일반인으로 나뉘어 대표성에 문제"

이날 새누리당은 유가족들의 '대표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유가족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유가족들과 함께 이 문제를 같이 풀어간다는 생각에는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라면서도 '협상 파트너인 야당과 유가족의 의견이 일치돼 있지 않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야당(새정치민주연합) 내 의견이 다양한 것 같다, 공식적으로 2차 재합의안 추인이 보류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식적으로 어떤 의견인지 판단이 안 선다"라며 "유가족 측도 단원고 측과 일반인 측으로 의견이 통일돼 있지 않아 대표성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가족 측과의 3차 면담이 30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난 것과 관련해 "유가족들의 통일된 입장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가족 측과의 3차 면담이 30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난 것과 관련해 "유가족들의 통일된 입장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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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내대표는 '외부세력' 얘기도 곁들였다. 그는 "외부에서 (유가족에게) 조력을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조력을 주시는 분들과 유가족의 생각이 어떤지 정리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특별법 교착상태로 인한 국회 파행 사태가 지속될 경우, 국회 선진화법에 대한 헌법 소원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특별법으로 인한 국회 파행 사태가 지속된다면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 집권 여당의 단독처리' 수순을 막은 선진화법이라도 고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국회선진화법은 '국회무력화법'"이라면서 "지금처럼 국회가 야당의 동의 없이는 한 발자국도 못 나아가는 상황이 조금 더 지속된다면 헌법소원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호소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주 정책위의장은 구체적으로 "국회에서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의사결정기구는 본회의인데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 없이는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라며 "이는 헌법 49조 위반이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헌법 49조에는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가부동수인 때에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권성동 "차라리 한 번 파국을 맞이하고 백지상태에서..."

한편,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 면담이 계속 진행되면서 잠잠해졌던 '강경론'도 다시 분출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가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된 적이 있는가, 헌법을 무시한 국회가 존재해서 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차라리 한 번 파국을 맞이하고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정의로운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회가 되지 않겠나"라며 기존 재합의안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그는 "상설특검법은 당시 박영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이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좋다고 해서 통과시킨 것인데 (여당몫 2명에 대해 사전동의를 받는 식으로) 특검추천위원 방법을 바꿨다, 거기에 대해 동의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부끄럽지 않나"라며 "사건이 터지면 또 변형시키고 하니 편법과 꼼수가 판친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세월호 특별법 태스크포스(TF)협상팀에 참여했던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가 재합의안 이상의 양보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밖에서 보니 국민들은 여당과 유족 간 대화에서 꽉 막힌 정국을 풀 실마리를 못 찾은 것에 대한 실망이 크다"라며 "국회 정상화 노력 차원에서도 (유족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태그:#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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