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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이 삼성측에 백혈병 피해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삼성일반노조가 2일 교섭주체를 두고 6명 가족대책위 지지를 선언하면서 삼성과의 교섭에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이 삼성측에 백혈병 피해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삼성일반노조가 2일 교섭주체를 두고 6명 가족대책위 지지를 선언하면서 삼성과의 교섭에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삼성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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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가족(유족) 8명으로 구성된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협상단 중 6명이 반올림과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삼성과의 직접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는 기사와 관련, 3일 열리는 19차 협상부터 파행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삼성 백혈병 피해 가족 6명, 삼성과 직접 협상 나서)

당초 삼성과 반올림·피해자 가족 측은 지난 8월 13일 6차 교섭에 이어 7차 교섭을 9월 3일 오후 3시 서울 건설회관에서 갖기로 했다. 하지만 교섭을 앞두고 6명의 가족이 따로 가족대책위로 반올림에 속하지 않고 교섭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피해자 측 교섭단이 이원화 된 것.

6명의 가족대책위는 3일 교섭 장소에 나갈 뜻임을 밝혔고, 반올림 측은 현재 내부 논의를 통해 교섭 장소에 나갈 것인지를 논의 중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삼성백혈병 문제에 적극 대처해왔던 삼성일반노조가 2일 입장을 내고 "삼성백혈병 등 직업성 질병 문제 해결의 투쟁과 교섭주체는 피해당사자와 유족임을 확인하며 피해당사자와 유족의 의견을 적극 존중한다"며 반올림이 아닌 6명의 가족대책위를 지지하면서 앞으로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반올림 측은 피해자 가족 6명이 교섭 주체를 두고 반올림과 결별한 데 대해 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삼성 측의 '8명 우선 보상안'이 교섭단을 분열시켰다"며 "지금까지 함께 고생해온 분들과 뜻을 잘 모으지 못해 안타깝지만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에 대해 끝까지 삼성과 성실하게 교섭하겠다"고 밝혔다.

고 황민웅씨 아내 정애정씨 삼성일반노조에 기고, 그간 사정 알려

반올림에서 나와 6명의 가족대책위에 합류한 고 황민웅씨의 아내 정애정씨는 반올림과 결별한 이유에 대해 삼성일반노조에 기고글을 올렸다.

그는 "'교섭의 주체는 피해자다'라고 주장하며 반올림과 뜻을 함께 하지 않는 피해자들이 마치 선 보상을 고집하는 것처럼 보여 지고 있다"며 "하지만 반올림의 자세에서 교섭의 고착은 미리 예고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13년 1월 삼성이 피해자들과 교섭을 요청해 온 이후의 상황을 삼성과 반올림, 자신의 발언을 중심으로 지난 1일 삼성일반노조에 일지형식으로 기고문을 올렸다.

정애정씨는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보겠다고 6년 넘게 싸워오며 삼성일반노조의 도움으로 홀로 삼성본관 앞에서 경비들에게 고소고발 당하고 맞아가며 싸웠다"며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삼성의 교섭에 대한 욕심이 많지만, 이 교섭에서 삼성의 악습들을 완전히 뜯어 고치거나 삼성 싸움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이어 "이 교섭에서 결정되는 보상내용을 보고 참고하겠다고 기다리고 있는 계열사도 있다고 들었다"며 "반올림 요구안 달성이 중요한 것인 만큼 치료와 생계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시간다툼도 생각 안 할 수 없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많게는 7년, 적게는 5년까지 싸워 온 피해자들에게 수정 없는 반올림의 요구안을 달성하기 위해 삼성이 들어줄 때까지 싸우자고 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이야기"라며 "그렇다고 삼성의 요구안을 무조건 수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모든 상황을 잘 알기에 그동안 원할한 교섭이 되도록 여러 제안을 내놓았지만 나의 소리가 반올림 내에서 제대로 소통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있다"며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에 많은 아픔이 있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도움주고 함께 했던 것을 배신하고 나만 살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는 문제에 단지 고마움만으로 공과 사를 구분 못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삼성 투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가며 부끄럼 없이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일반노조 "6명 피해자 가족 교섭 지지, 그들 요구 잘못 없어"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 교섭 주체 분열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분열은 이미 된 것이며 앞으로의 교섭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일반노조는 2일 입장을 내고 "교섭주체는 피해당사자와 유족임을 확인하며 이들의 의견을 적극 존중한다"며 "그러나 각 개인이 교섭주체로 참여하는 형식이 아닌 가칭 삼성백혈병 등 직업성피해노동자 및 가족 대책회의라는 공식적인 이름으로 교섭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책회의에 내부규약을 제정하고 조직을 정비해 삼성과의 교섭 등 대내외적으로 직업성피해가족대책위 차원에서 공식 활동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그 또한 해당 피해당사자와 그 유족이 주체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일반노조는 "피해노동자와 유족이 사과와 보상의 주체라는 전제하에 6명의 피해자가 삼성을 상대로 보상기준을 정하기 위한 교섭은 정당하다"며 "그들의 요구는 잘못이 없음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금 삼성과의 교섭단에 참여 중인 8명 만이 아닌, 삼성에서 근무 중 백혈병과 직업성질병이 발병해 사망하신 피해 노동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교섭이 진행되야 한다"며 "그 전에 먼저 삼성자본은 말이 아닌 구체적인 보상범위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책임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입장 차원에서의 백혈병문제 해결이 아니라 범국민차원에서 피해노동자와 가족들에게 감동을 주는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빠른 시일내에 제시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올림 측 "6명 가족과 함께 못해 안타까워... 교섭단 새로 꾸려"

반올림 측은 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6명의 피해자 가족이 반올림과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3일 교섭에 참여하느냐 문제를 두고 지금 논의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반올림은 지난 1일 입장을 내고 "지금까지 함께 고생해 온 분들과 뜻을 잘 모으지 못해 안타깝다"며 "최근 일련의 사정으로 교섭단을 재편하게 되었다"며 교섭단을 새로 꾸렸음을 밝혔다.

하지만 반올림은 "그동안 우리는 교섭단 전체 모임에서 합의된 내용에 따라 교섭에 임해왔다"며 "삼성의 기존 보상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이분들이 독자적으로 삼성과 교섭할 계획이라는 입장조차 직접 듣지 못하고 언론보도를 통해 나중에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올림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우리 요구안이나 삼성과의 교섭 과정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보도하고 있어 교섭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피해 노동자와 가족들 그리고 연대와 지지를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정확한 사실을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며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반올림 측의 "2013년 12월에 발표한 요구안은 그동안 반올림에 온 제보와 사정을 토대로 억울하게 배제되는 사람이 없도록 만든 기준"이라며 "삼성 측의 '8명 우선 보상안'이 교섭단을 분열시켰으므로 교섭단 재편을 핑계로 교섭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또한 "3개월 만에 의견 접근을 이룬 보상안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지 말아야 한다"며 "7차 교섭에서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준비해올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비록 지금까지 함께 고생했던 분들과 끝까지 한 마음으로 가지는 못하게 되었으나,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 피해자와 가족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황상기(고 황유미씨 부친) 교섭단 대표를 중심으로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에 대하여 삼성과의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도록 끝까지 성실하게 교섭하겠다"고 강조했다.


태그:#삼성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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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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