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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5일 낮 2시 55분]

일부 이사들의 불참과 언론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인호(79·서울대 명예교수)가 새 KBS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여성 KBS 이사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오전 10시 KBS 이사회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인호 신임 이사장 선출에 찬성했다. 이날 이사회는 전체 11명 이사 중 선임에 반대하며 불참한 야당측 이사 4인을 제외하고 여당측 이사 7명만이 참석했다.

KBS이사장은 구성원들이 투표를 통해 뽑는 방식인 호선을 통해 선출하게 돼 있으나, 최고 연장자가 맡는 관례에 따라 이인호 신임 이사가 사실상 내정된 상태였다. 이 이사장은 전임자의 잔임기간인 2015년 8월 31일까지 이사장직을 맡게 된다.

그는 수락 연설을 통해 "KBS라는 직장을 자부심을 갖고 되돌아 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이사들 모두 노력하자"며 "KBS는 국민의 귀와 입이 돼 주고, 여론을 희망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공정방송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이규환 야당추천 이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 4인 이사들의 이사장 선임에 대한 반대 의사는 여전하다"며 "추후 이사회 참석 여부는 논의 중이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호, 식민지 근대화론 신봉... 독재 미화"

KBS 이사회 이사들이 5일 이인호(79·여·서울대 명예교수) 신임 이사장 내정자의 선임에 반대하며 이를 위해 열린 임시이사회에 불참했다.
▲ "이인호 이사장 선임 반대, 이사회 불참" KBS 이사회 이사들이 5일 이인호(79·여·서울대 명예교수) 신임 이사장 내정자의 선임에 반대하며 이를 위해 열린 임시이사회에 불참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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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에 앞서, KBS 야당추천 이사 4인은 이인호 신임 이사장 내정자의 선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에 불참했다.

김주언·이규환·조준상·최영묵 등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긴급 이사회는 호선(구성원들의 투표로 뽑는 방식)을 빙자한 추대 놀음"이라며 "4인 이사 모두 이사회 참여를 거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KBS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하는 이사회에 불참한 데 이어 두 번째 불참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4인 이사는 이인호 이사(내정자)가 이사장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취임 반대 이유로 그의 편향된 역사관과 가치관을 꼽았다.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이인호 내정자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신봉하고 반공을 이유로 독재를 미화한다, 문창극 전 총리지명자의 강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거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 책임에 대해 '정쟁의 모습일 뿐'이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그의 극우적인 사상과 역사 인식이 공영방송 KBS가 지켜야 할 공정한 여론 형성의 책무에 부합할 수 있는지, KBS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수장에 어울릴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된다"라면서 "방통위에서도 여당 위원들만 추천을 했다, 이렇게 전광석화같은 진행 과정을 보면 정부에 방송장악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편향된 가치관을 가진 인사가 KBS 이사장이 될 경우 방송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주언 이사는 "내년이 광복 70주년이라 KBS가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데, 편향된 역사관을 지닌 분이 이사장이 되면 KBS가 어떻게 당당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나"라고 말했다.

언론단체·KBS 구성원도 반발... "청와대 눈치 보지 말고 국민방송 돼야"

5일 오전 KBS 본관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KBS 내부 구성원들인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조합원들이 "청와대 눈치 보지 말고 국민의 방송 실천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했다. 이들은 곧 이사회에 참석할 이인호 내정자를 만나 반대의사를 밝히려 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5일 오전 KBS 본관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KBS 내부 구성원들인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조합원들이 "청와대 눈치 보지 말고 국민의 방송 실천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했다. 이들은 곧 이사회에 참석할 이인호 내정자를 만나 반대의사를 밝히려 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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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BS 이사 4인의 기자회견에 이어 오전 9시 40분께 KBS 본관 앞에서도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단체들이 모여 이인호 KBS 이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이 자리에서 "이인호씨는 광복보다 건국을, 김구보다 이승만을, 평화통일보다 6·25 전쟁을 강조한 분"이라며 "(이사장 선임은) 독립·민주·평화통일 등 대한민국 헌법의 3대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 사람을 공영방송 이사장으로 앉히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시각 KBS 본관 2층(로비)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청와대 눈치 보지 말고 국민의 방송 실천하라"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반대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이사회에 참석 예정인 이인호 내정자를 만나 반대 의사를 밝히려 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남철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정책실장은 "통상적으로는 2층으로 와서 6층 회의장에 올라간다, 아마도 (이인호 내정자가)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의장에 바로 올라간 것 같다"라면서 "몰래 숨어 들어가 이사장 선출을 하는 것만 봐도 여당 이사들 스스로 정당하지 못한 행동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이인호 이사장 , #이인호 내정자, #이인호 반대, #이인호 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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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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