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농구가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농구월드컵 2연패를 달성했다.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이 이끄는 미국 농구 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팔라시오 데 데포르테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결승전에서 세르비아를 129-92로 대파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미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 2010 농구월드컵, 2012 런던 올림픽에 이어 메이저 대회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2006 농구월드컵 4강 탈락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드림팀'의 위용을 되찾게 된 것이다.

역대 최약체 미국 대표팀, 평균 33점차로 월드컵 지배

이번 농구월드컵 최종명단이 발표됐을 때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크리스 폴,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카멜로 앤서니, 드와이트 하워드 등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의 이름이 대거 제외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미국의 대항마로 꼽히는 스페인은 개최국의 이점에 가솔 형제, 서지 이바카, 루디 페르난데스, 후안 까를로스 나바로, 리키 루비오 등 전현직 NBA리거들이 총동원됐다. 적어도 골밑에서는 미국을 압도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뚜껑이 열리자 미국 대표팀에 대한 의심은 깨끗이 날아갔다. 외곽과 골밑, 주전과 식스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미국은 대회 내내 평균 33점의 압도적인 점수차를 보이며 넉넉하게 우승을 차지했다(반면 스페인은 8강에서 프랑스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선수는 단연 '매니멀(맨+애니멀)' 케네스 퍼리드였다. 케빈 러브, 포레스트 그리핀, 라마커스 알드리지 등 올스타 파워포워드의 이탈로 운좋게 대표팀에 합류한 퍼리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미국 농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203cm의 퍼리드는 농구월드컵에서 골밑자원으로 뛰기엔 신장이 작은 '언더사이즈 빅맨'이지만 주체하지 못하는 활동량과 어마어마한 운동능력을 앞세워 골밑을 지배했다. 퍼리드는 이번 대회 평균 12.4득점 7.8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그의 출전 시간이 고작 21.3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생산력을 발휘한 셈이다.

슈터 클레이 탐슨의 활약도 돋보였다. 탐슨은 이번대회 주로 벤치 멤버로 나섰음에도 평균 12.7득점으로 미국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득점력을 과시했다. 특히 탐슨은 41.5%의 높은 3점슛 성공률로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미국은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국제대회 63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NBA 스타들의 희생정신과 대표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끈 슈셉스키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진 결과다. 이제 미국농구는 상대가 우러러 보던 1990년대의 '드림팀'으로 다시 돌아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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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월드컵 미국 케네스 퍼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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