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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월 취임한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서울대 챙기기'가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소장작품 및 미술은행 작품 구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구입한 작가 58명의 소장작품 가운데 24명(41.4%)이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작품 구입가액도 9억3000여 만 원(40.7%)에 이른다.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교수 출신인 정형민 관장이 취임한 다음해 서울대 출신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구입한 것이다. 정 관장은 지난해 11월 서울관 개관 기념전인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전 출품작가 38명 가운데 27명을 서울대 출신 작가들로 채우고, 그가 취임한 이후 채용한 학예사 4명 가운데 2명이 서울대 출신으로 드러나 미술계로부터 거세게 비판받은 바 있다.  

소장작품 구입에서 서울대+홍익대 출신이 45.9% 차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2010년 구입한 소장작품(34명)에서 서울대 출신 작가는 3명(8.8%, 2억9000만 원)에 그쳤다. 4명(9.97%, 3억9750만 원)인 홍익대 출신 작가보다 적었다. 다음해(2011년)에는 17명을 차지해 21.8%(8억8833만 원)로 비중이 커졌다.  

정 관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서울대 출신 작가들은 소장작품 구입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2012년 작가 78명(31억1975만여 원)의 소장작품을 구입했는데, 이 가운데 서울대 출신 작가가 18명으로 23.1%(7억80만 원)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소장작품 작가 58명 가운데 무려 24명(9억3900만 원)을 서울대 출신 작가로 채웠다. 절반에 가까운 41.4%를 차지한 것이다. 반면 같은 시기 홍익대 출신 작가는 8명(13.8%, 2억2900만 원)에 그쳤다.

정 관장이 취임한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3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구입한 소장작품 작가 159명 가운데 45명(28.3%)이 서울대 출신으로 나타났다. 작품 구입가액도 전체 72억4890만 원 가운데 19억6280만 원(27%)을 차지했다.

여기에다 홍익대 출신 작가까지 포함시키면 그 숫자와 금액이 많아진다. 같은 기간 국립현대미술관은 28명(17.6%, 10억5580만 원)의 홍익대 출신 작가 작품을 구입했다. 최근 3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구입한 소장작품 작가 159명 가운데 서울대와 홍익대 출신이 총 73명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소장작품 작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5.9%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품 구입가액에서도 두 대학은 30억1860만 원을 차지해 점유율 41.6%을 기록했다.  

'서울대 챙기기' 양상은 미술은행 공모 작품 구입에서도 되풀이됐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10.9%(18명, 1억280만 원)와 7.9%(13명, 5900만 원)였던 서울대 출신 작가의 점유율은 2013년 22.64%(12명, 1억8250만 원)으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해 홍익대 출신 작가도 24.52%(13명, 1억5700만 원)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미술은행 공모를 통해 구입한 작품은 서울대 출신 작가(43명)보다 홍익대 출신 작가(69명)가 더 많았다. 미술은행 공모 작품 구입에서도 서울대와 홍익대 출신 작가들이 112명(약 30%)을 차지한 것이다. 두 대학 작가의 작품 구입가액도 7억8190만 원(약 34%)에 이른다. 이렇게 소장작품 구입과 미술은행 공모 작품 구입에서 모두 두 대학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정진후 의원은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 미술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이끌어야 할 국가의 중추적 미술기관임인데도 특정대학의 소수 엘리트 중심으로 이뤄진 우리나라 미술의 고질적인 병폐를 부채질하고 있다"라며 "서울대 교수 출신인 정형민 관장 취임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이 학예사 채용, 전시, 작품 구입 등에서 서울대 출신을 우대하고 특혜를 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태그:#국립현대미술관, #정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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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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