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획득에 기뻐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하자 인공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금메달 획득에 기뻐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하자 인공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유성호


금메달 획득한 북한 여자축구 "우리는 하나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한 뒤 관중석에 있는 시민들을 찾아가 "우리는 하나다"라고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금메달 획득한 북한 여자축구 "우리는 하나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한 뒤 관중석에 있는 시민들을 찾아가 "우리는 하나다"라고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우리는 하나다!" "조~국 통일!" "우리 선수 이겨라!"

비록 한국 여자대표팀이 결승전에 오르지 못해 비교적 허전한 경기장 분위기였지만 관중석 곳곳에서는 북한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힘을 보태는 목소리들이 넘쳐흘렀다. 덕분에 그녀들은 안방이나 다름없는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김광민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금메달 결정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3-1로 완승을 거두고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지칠 줄 모르는 북한... 탄탄한 조직력 돋보여

지난 9월 29일 바로 이곳에서 개최국 한국 선수들을 맞아 짜릿한 2-1 역전승 이끌어내며 결승전에 오른 북한 선수들은 피곤한 기색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일본이 쉬운 상대(베트남)를 만나 완승을 거두고 올라온 것에 비하면 피로도의 차이가 있을 텐데 오히려 더 많이 뛰며 좋은 경기력을 자랑했다.

북한 여자 선수들의 강점은 역시 탄탄한 조직력이었다. 훈련이 잘된 팀은 빈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들의 간격을 좁혀서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일본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압박했다.

덕분에 공격면에서 일이 뜻대로 풀렸다. 경기 시작 후 9분 만에 주장 라은심의 오른발 슛으로 본격적인 공격의 물꼬를 텄고 11분에 멋진 선취골을 뽑아냈다. 공격수 김윤미가 일본 수비수가 뒤로 흘린 공을 침착하게 잡아놓고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일본 수비수들이 힘 좋은 북한 공격수들에게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드러났다. 31분에 라은심이 일본 수비 라인 뒤로 빠져들어가며 그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로빙 슛을 시도한 것. 라은심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이 골문 왼쪽으로 벗어나기는 했지만 북한의 공격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일본은 주장 역할을 맡고 있는 미드필더 미야마 아야가 올린 왼쪽 프리킥(40분)이 북한의 골문을 위협하며 골 라인을 통과하는 듯 보였지만, 제2부심의 깃발이 오프 사이드 반칙을 잡아냈다.

슈퍼 서브 허은별의 그림같은 추가골

헤딩 골로 금메달 쇄기박는 허은별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허은별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87분 세번째 헤딩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 헤딩 골로 금메달 쇄기박는 허은별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허은별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87분 세번째 헤딩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 유성호


북한-일본 여자축구, 선제골 성공시키는 김윤미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김윤미가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 북한-일본 여자축구, 선제골 성공시키는 김윤미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김윤미가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 유성호


선제골에 기뻐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김윤미가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성공시키자 동료들이 다가가 축하해 주고 있다.

▲ 선제골에 기뻐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김윤미가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성공시키자 둉료들이 다가가 축하해 주고 있다. ⓒ 유성호


세번째 추가골에 허탈한 일본 여자축구 선수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허은별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87분 세번째 헤딩슛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세번째 추가골에 허탈한 일본 여자축구 선수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허은별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87분 세번째 헤딩슛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김광민 감독은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슈퍼 서브 허은별을 들여보내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일본이 동점골을 뽑기 위해 수비 라인을 올린 것을 잘 알고 있는 북한 선수들은 효율적인 역습 전술을 펼치지 시작했다.

52분에 그 결실이 귀중한 추가골로 만들어졌다. 주장 라은심이 빠르게 달려들어가며 상대 문지기 가이호리 아유미와 혼자서 맞선 기회를 잡아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순간적으로 힘을 모으며 압박하는 축구와 빠른 역습 전술은 웬만한 남자축구의 정상급 실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래도 2011년 독일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 우승 팀인 일본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라은심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3분만에 주장 미야마 아야가 재치있게 빠져들어가 오른발로 만회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북한 선수들은 일본의 추격에 조급한 마음을 먹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김광민 감독의 역습 전술이 충분히 준비돼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본의 아기자기한 연결이 이어지며 동점골 분위기도 달아올랐지만 북한 선수들의 악착같은 수비력이 더 돋보였다.

결국 87분에 아름다운 추가골이 터졌다. 북한의 금메달을 확정짓는 멋진 역습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윤성미의 역습 띄워주기가 놀라웠는데, 이 공을 향해 반대쪽에서 달려든 슈퍼 서브 허은별이 몸을 아끼지 않고 헤더 골을 터트렸다.

이에 북한 선수들은 일본 골문 바로 앞에 모여 얼싸안고 금메달의 기쁨을 맘껏 나누기도 했다. 잠시 후 제이스비츠(호주)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북한 선수들은 자신들을 위해 끝까지 목청을 높여 응원해준 남북공동응원단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이보다 앞서 5시부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베트남의 동메달 결정전은 후반전에 '권하늘, 정설빈, 박희영'의 연속골이 터지며 한국이 3-0으로 이겨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북한 여자축구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한 뒤 관중석에 있는 시민들을 찾아가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북한 여자축구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한 뒤 관중석에 있는 시민들을 찾아가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골인에 환호하는 새누리당 의원-북한 응원단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라은심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52분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자, 경기장을 찾은 새누리당 의원과 북한 응원단이 기뻐하며 축하해주고 있다. 이날 응원전에는 김명연, 황인자, 류지영, 김을동, 윤명희, 조명철, 염동열, 이한성, 박대동, 장윤석, 조해진, 김영우 의원 등이 참여했다.

▲ 골인에 환호하는 새누리당 의원-북한 응원단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라은심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52분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자, 경기장을 찾은 새누리당 의원과 북한 응원단이 기뻐하며 축하해주고 있다. ⓒ 유성호


김광민 감독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격의 헹가래!'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하자 김광민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 김광민 감독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격의 헹가래!'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1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하자 김광민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 유성호


어깨동무한 남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 어깨동무한 남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기념촬영하는 남북한 여자축구 '우리는 하나다'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기념촬영하는 남북한 여자축구 '우리는 하나다' 1일 오후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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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금메달 결정전 결과(1일 저녁 8시 문학경기장)

★ 북한 3-1 일본 [득점 : 김윤미(11분), 라은심(52분), 허은별(87분) / 미야마 아야(55분)]

◎ 북한 선수들
FW : 김윤미(89분↔정유리), 라은심
MF : 리예경(90+1분↔김수경), 김은주, 전명화, 위종심(47분↔허은별)
DF : 윤성미, 김은하, 김남희, 김은향
GK : 홍명희

◇ 동메달 결정전 결과(10월 1일 1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한국 3-0 베트남 [득점 : 권하늘(55분), 정설빈(57분), 박희영(67분)]
북한 여자축구 인천아시안게임 김광민 허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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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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