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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터생태공원
 안터생태공원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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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한낮의 햇볕은 여전히 뜨겁지만 바람의 온도가 점점 낮아진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무거워지는 것에서도 가을을 발견할 수 있다.

찬바람이 불면 안터생태공원에 살고 있는 금개구리들은 월동준비에 들어간다. 더불어 안터생태공원을 관리하는 이들의 손길도 분주해진다. 금개구리들이 포동포동 살이 올라야 겨울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기 때문이란다.

안터생태공원은 광명시가 자랑하는 생태공원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금개구리를 보전하고 있고, 광명시의 허파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터생태공원에는 금개구리를 포함한 7종의 양서류, 애기부들 등 식물 66종, 버들붕어 등 어류 6종이 서식하고 있다. 현재 안터생태공원은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안터생태공원을 찾았다. 6일에는 안터생태공원을 찬찬히 둘러보았고, 14일에는 허기용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을 만나 안터생태공원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개구리 서식처 발견, 공원 조성 시작

안터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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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허기용 사무처장은 안터생태공원을 거론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가 금개구리 서식처를 발견하고 보전활동을 꾸준히 벌여왔으며, 안터생태공원을 조성할 수 있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안터생태공원을 가장 많이 찾는 이들은 광명시민들이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면서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이곳을 찾았을 때 외국인과 함께 안터생태공원을 찾은 이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2만294㎡ 넓이의 안터생태공원이 문을 연 것은 지난 2009년 5월 25일. 안터생태공원이 조성될 수 있었던 것은 금개구리 때문이었다. 허기용 사무처장은 "2000년에 광명시 전체 자연환경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금개구리 서식처가 발견돼 금개구리 보전활동이 시작됐다"며 안터생태공원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안터생태공원 산책로
 안터생태공원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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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 보전활동을 벌이면서 안터생태공원 일대가 2003년에 생태보전지구로 지정될 수 있었고, 이후 광명시에서 저수지였던 이곳을 사들여 생태공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개구리 서식처를 보전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는 것이 허 처장의 주장이다.

당시 이곳은 낚시터였고 사유지였다. 사유지를 생태보전지구로 지정해서 금개구리 보전활동을 벌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금개구리는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멸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안터생태공원을 조성하는데 소요된 예산은 100억 원 정도.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간 것은 아무래도 부지 매입일 수밖에 없다. 부지 매입에는 85억 원 정도가 소요됐다고.

허 사무처장은 "생태보전지구로 지정되지 않거나 안터생태공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금개구리는 서식지를 잃고 이곳에서 완전히 멸종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금개구리는 광명시민들에게 안터생태공원이라는 아주 좋은 선물까지 안겨준 귀한 존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금개구리 보전활동을 벌이는 곳은 안터생태공원이 유일하다. 처음 이곳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됐을 때는 개체수가 300여 마리 정도였단다. 육안과 울음소리로 개체수를 조사한다고. 이후 금개구리 개체수는 점점 줄어 2007~200년에는 10% 정도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2009년 5월, 안터생태공원이 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보전활동을 벌여 개체수는 안정적으로 늘었다.

울타리가 쳐진 곳 안에 금개구리들이 집단 서식하고 있다.
 울타리가 쳐진 곳 안에 금개구리들이 집단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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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처가 오염이 되면 한꺼번에 사라질 수 있다" 

현재 안터생태공원에는 금개구리가 1500여 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금개구리가 몰려서 살고 있는 곳은 울타리를 쳐서 보호하고 있다. 울타리 안에는 1000여 마리 정도가 몰려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허 처장은 파악하고 있다.

안터생태공원에서 금개구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계절은 5월부터 9월 말까지다. 15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니 찬찬히 들여다보면 금개구리를 아주 많이 볼 수 있단다. 겨울잠을 잘 준비를 하면서 깊이 숨어들어간 금개구리를 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내년 봄에 다시 온다면 볼 수 있을 것이다.

금개구리 서식지 옆에는 애기부들이 있고, 그 앞쪽으로는 연들이 있다. 6월~7월에는 화려하게 피어난 연꽃을 볼 수 있다. 특히 안터생태공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잠자리들이 서식하고 있어 잠자리를 연구하는 이들이 많이 찾아온단다.

안터생태공원의 습지는 예전에 낚시터였기 때문에 가물치가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가물치는 금개구리의 포식자로 그대로 놔두면 금개구리들이 모조리 사라질 수 있어, 매년 가물치를 잡고 있다. 작년에는 108마리의 가물치를 잡았는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 가물치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 같다는 게 허 처장의 말이다.

허기용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허기용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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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터생태공원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금개구리 보전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점차로 이런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하고 있단다. 광명시가 아주 좋은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개구리는 최근까지 멸종 위기종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지 않았다. 우리가 가장 대표적으로 금개구리 보전활동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서해 즉 인천이나 김포 일대에서 집단서식처가 발견된다. 금개구리는 한 곳에 몰려서 서식하는데 이동을 하지 않아 포식자로부터 포식을 당하거나, 서식처가 오염이 되면 한꺼번에 사라질 수 있다."

허 처장은 금개구리들이 "서식처가 오염되거나 도시가 개발되면서 물이 있는 공간이 사라지면서 하천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하천은 원래부터 금개구리가 서식하던 곳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천으로 밀려난 금개구리들은 쓸려나가 사라지면서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안터생태공원 생태센터
 안터생태공원 생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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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되는 생물들이 점점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자연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면서 멸종되는 생물들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인간들에게도 해가 될 수밖에 없다. 깨끗하면서 살기 좋은 환경이 사라지는 건 인간에게도 치명적이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안터생태공원의 존재는 너무나도 소중하다.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이 되면서 어른들에게는 환경의 소중함을 제대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명기행을 떠나면 당연히 찾아봐야 하는 장소이다.

안터생태공원은 산책하기 좋은 공간이지만 안터생태교육센터에서 운영하는 환경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생태공원을 제대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안터생태공원을 지키고 가꾸는 '안터지기'를 교육을 통해 양성하기도 한다. 프로그램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받고 있다.

안터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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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터생태공원 방문자는 연간 4만여 명이며, 이 가운데 4천여 명이 생태 프로그램 참여자라고 한다. 시민들이 산책하듯이 가볍게 들러서 안터생태공원의 사계절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허 처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이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란다. 오염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생태환경을 보전하려면 아무래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 좋다.

허 처장은 말한다. 안터생태공원은 생태보전지구이기 때문에 대대손손 이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그래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안터생태공원의 자연환경이 늘 그대로 보전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주변이 개발되면서 오염이 가속화 된다면 생태공원만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허 처장은 안터생태공원의 공간이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안터생태공원이 환경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이 환경과 생태교육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안터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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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의 유일한 생태공원이며 자랑거리인 안터생태공원을 오래도록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그래서 필요하다. 허 처장은 "주민들과 함께 안터생태공원을 지키고, 키워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한 보전방법"이라며 "그런 비전을 광명시민들과 함께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아직은 여력이 안 돼 못하지만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 여기가 마을의 정원이기 때문이다."

안터생태공원의 가을은 조금은 쓸쓸한 느낌을 자아낸다. 안터생태공원의 자랑거리인 금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려고 숨었을 뿐만 아니라 나무와 갈대 등이 가을빛으로 물들면서 겨울을 날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산책로를 따라서 공원 안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가을을 느껴보는 것도 좋으리라.


태그:#광명기행, #안터생태공원, #광명시, #금개구리, #허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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