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는 확 달라진 LG가 가을야구의 첫 판을 기분 좋게 따냈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9일 통합창원시의 마산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에서 최경철, 박용택의 홈런에 힘입어 NC다이노스를 13-4로 대파했다.

전력상 다소 떨어질 거라는 예상을 깨고 1차전에서 10점 차 대승을 거둔 LG는 남은 시리즈를 더욱 자신 있게 치를 수 있게 됐다. 반면에 1차전을 내준 NC는 20일에 치러질 2차전의 승리가 더욱 절실해졌다.

시작부터 6점, 승부는 이미 1회초에 결정됐다

LG는 시즌 후반기 2루수로 쏠쏠한 활약을 해준 박경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준PO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양상문 감독은 김용의를 7번 2루에 배치하고 오지환을 2번으로 올렸다.

치열했던 4위 다툼을 이기고 올라온 LG는 1회부터 기세를 올리며 NC의 선발투수 이재학을 무너뜨렸다. LG는 1회초 정성훈의 2루타와 박용택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이병규(7번)와 이진영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시작하자마자 난타를 당한 NC의 토종에이스 이재학은 1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LG의 불방망이는 선발투수 이재학이 내려간 후에도 그칠 줄 몰랐다. 8번 타자로 출전한 포수 최경철은 2사 1·2루 기회에서 이재학을 구원한 테드 웨버의 3구째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LG는 이 홈런으로 경기 초반 기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반면에 LG의 선발투수 류제국은 박민우, 김종호, 이종욱으로 이어지는 NC의 상위타선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깔끔하게 막아냈다. 달라도 너무 달랐던 두 팀의 가을야구 출발이었다.

1회 혹독한 가을야구 신고식을 치른 NC의 반격은 2회에 시작했다. NC는 2회말 공격에서 1사 후 간판스타 나성범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1점을 추격했다. NC의 창단 후 포스트시즌 첫 득점이었다.

하지만 LG는 3회 다시 추가점을 뽑으며 NC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LG는 3회초 2사 후 브래드 스나이더의 우전안타와 도루, 포수 김태군의 송구실책으로 만든 2사 3루 기회에서 김용의의 내야안타로 다시 한 점을 도망갔다.

3회말 무사 1루, 4회말 1사 2루의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낸 LG는 5회초 다시 쐐기의 점수를 뽑아냈다. 주인공은 '쿨가이' 박용택이었다. 박용택은 웨버의 3구째를 강하게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8-1로 여유 있게 앞서가던 LG는 5회말 선발 류제국이 선두타자 모창민을 상대하다가 '헤드샷 퇴장(투수의 빠른 공이 타자 머리에 맞을 때 공을 던진 투수가 자동 퇴장하는 룰)'을 당하며 갑작스럽게 좌완 윤지웅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불펜에서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하고 마운드에 오른 윤지웅은 첫 타자 손시헌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윤지웅은 김태군과 박민우를 연속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 했지만 김종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진 2사 1·3루에서 이종욱의 잘 맞은 타구가 이진영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면서 더 이상의 추격점은 나오지 않았다.

6회와 7회 점수를 내지 못했던 LG는 8회초 최경철과 손주인의 연속 몸 맞는 공, 오지환의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LG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박용택과 스나이더의 적시타, 이병규(9번)의 희생타로 5점을 추가, NC홈팬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꺾어 버렸다.

NC는 8회말 에릭 테임즈의 적시타, 9회말 이호준의 솔로홈런으로 2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대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LG는 9회 1사 후 등판한 이동현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적지에서 열린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1년 만에 확 달라진 LG의 신바람, 올해는 과연?

작년 가을, LG는 무려 11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됐다. 10년의 암흑기를 끝낸 팬들은 먼지 쌓인 유광점퍼를 꺼냈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LG 선수단 역시 호기롭게 'AGAIN 1994'를 외쳤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LG는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동안 무려 8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정규리그에서 신바람을 일으켰던 LG선수들은 가을야구에서 몸이 경직된 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작년의 실패 경험이 좋은 약이 된 걸까? 올 시즌 LG의 가을야구는 작년과 전혀 달랐다. LG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막내 구단 NC에게 가을야구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몸소 느끼게 해줬다.

LG가 달라진 부분은 바로 타석에서의 적극적인 공략이다. 1차전에서 LG는 11안타 중 무려 7개를 3구 이내에 만들어냈다. 타석에서 공을 많이 보기로 유명한 이병규의 결승타도 2구에 나왔고 심지어 3회초 김용의의 적시 내야안타는 3볼에서 나왔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스나이더는 3회 2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가 도루를 감행하는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스나이더는 정규리그에서 37경기에 출전해 단 1개의 도루도 기록하지 못한 선수다.

LG는 1차전 완승으로 정규리그 최종전에 등판했던 에이스 우규민을 무리시키지 않고 원정 2연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류제국의 갑작스런 퇴장으로 불펜이 5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마무리 봉중근을 아낀 것도 1차전에서 LG가 얻은 수확이다.

반면 선발 투수 이재학을 비롯해 주전 선수 대부분이 가을야구 경험이 부족한 NC는 각각 3개의 실책과 6개의 사사구, 2개의 주루사를 저지르며 자멸했다. 남은 시리즈가 더욱 부담스럽게 됐다. NC로서는 큰 경기의 중압감을 하루 빨리 떨쳐 버리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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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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