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살피는 송일수 감독 2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 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두산 송일수 감독(오른쪽)이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선수들 살피는 송일수 감독 2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 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두산 송일수 감독(오른쪽)이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가 또 사령탑을 경질했다. 최근 4년 새 벌써 5명째다.

두산은 21일 송일수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하고 김태형 SK 와이번스 배터리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5명의 감독이 자리를 바꾸게 됐다. 평균 재임 기간이 1년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2004년부터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2010년까지 팀을 5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켰다. 그리고 이 가운데 3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한 번도 당시 최강이었던 SK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우승을 원하는 구단이 재계약을 망설이자 결국 김경문 감독은 2011년 시즌 도중 스스로 물러나고 말았다.

김경문 전 감독의 사퇴는 '칼바람'의 시작이었다.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겨 잔여 경기를 치른 두산은 결국 정규시즌 5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2012년 김진욱 투수코치와 3년 계약을 맺고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김진욱 감독 역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작년에는 정규리그 4위의 불리함을 딛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뚫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와 명승부를 펼치며 승자 못지 않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두산의 선택은 경질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서나가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하자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결국 김진욱 감독은 준우승을 차지하고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쓸쓸히 떠났다.

두산은 재일교포 출신의 송일수 2군 감독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더 나빴다. 구단 경영진은 준우승도 만족할 수 없었지만 송일수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추락을 거듭하며 6위까지 내려갔고, 번트를 자주 지시하는 소극적인 야구도 지적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후 주전을 대거 빼고 후보 선수들을 출전시켜 '져주기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결국 송일수 감독은 3년 계약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경질 통보를 받고 말았다.

두산의 이번 선택은 김태형 신임 감독이다. 두산에서 포수와 코치로 22년간 몸담으며 팀 분위기를 잘 알고 있으며 공격적인 야구를 추구해 두산의 팀 컬러를 복원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 선임 배경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 역시 앞서 경질된 김진욱, 송일수 감독과 마찬가지로 1군 사령탑 맡았던 경험이 전혀 없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적지 않다.

어느새 '감독들의 무덤'이 되어버린 두산에서 큰 부담을 떠안게 된 김태형 감독이 과연 수년째 계속되는 두산 사령탑의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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