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의 가을 태풍은 소멸한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간 것뿐이었다.

네드 요스트 감독이 이끄는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23일(아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커푸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7-2로 꺾었다.

1차전 완패의 충격을 씻고 시리즈의 균형을 맞춘 캔자스시티는 상승세의 기운을 그대로 가지고 캘리포니아로 이동하게 됐다. 3차전은 오는 25일 오전 9시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인 AT&T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광속구 루키 벤츄라의 쉽지 않았던 월드시리즈 데뷔전

만 23세의 루키 요다노 벤츄라는 올 시즌 캔자스시티의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14승10패 평균자책점 3.20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강속구는 벤츄라의 전매특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강속구 대처를 가장 잘하는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1회부터 벤츄라를 괴롭혔다. 올 시즌 홈런 5개에 불과한 1번타자 그레고 블랑코는 벤츄라의 시속 158km의 강속구를 잡아당겨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캔자스시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캔자스시티는 1회말 2사 후 로렌조 케인의 2루타와 빌리 버틀러의 적시타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캔자스시티는 2회에도 2사후 알시데스 에스코바의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1회 도루실패를 만회한 속죄의 적시타였다.

2회와 3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득점에 실패했던 샌프란시스코는 4회초 공격에서 드디어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초 파블로 산도발과 브랜든 벨트의 2루타가 터지면서 2-2동점을 만들었다.

캔자스시티는 6회초 선발투수 벤츄라가 버스터 포지와 헌터 펜스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2루의 위기를 내주자 1차전에서 쉬었던 '불펜 3대장' 중 하나인 캘빈 에레라를 조기 투입했다. 에레라는 벨트와 마이클 모스를 각각 플라이와 땅볼로 잡고 깔끔하게 위기를 진압했다.

버틀러의 결승타와 인판테의 쐐기포 터진 6회말 빅이닝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가자 답답하던 방망이도 폭발했다. 캔자스시티는 6회말 케인의 안타와 에릭 호스머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기회에서 버틀러가 좌전적시타를 때려내며 다시 한 점을 앞서갔다.

불이 붙은 캔자스시티 타선은 샌프란시스코의 신인 불펜투수 헌터 스트릭랜드를 확실하게 사냥했다. 캔자스시티는 이어진 1사 2, 3루의 기회에서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의 싹쓸이 2루타, 오마 인판테의 투런홈런으로 순식간에 스코어를 7-2로 벌렸다.

빅리그 13년 차의 인판테는 캔자스시티 타선에서 빅리그 경력이 가장 풍부한 선수. 하지만 통산 홈런 80개, 올 시즌 홈런이 불과 6개일 정도로 장타력은 부족한 선수로 이번에 터진 홈런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한 방'이었다.

캔자스시티는 홀드나 세이브 상황이 아닌 5점의 리드에도 불구하고 8회초 셋업맨 웨이드 데이비스, 9회초 마무리 그렉 홀랜드를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확실한 승리를 통해 1차전 완패의 기억을 깨끗하게 지우겠다는 요스트 감독의 의지였다.

지난 2007년 포스트시즌 7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콜로라도 로키스는 월드시리즈에서 4연패를 당하며 우승이 좌절된 바 있다. 하지만 캔자스시티는 2차전 승리로 콜로라도의 저주(?)를 하루 만에 털어버렸다. 캔자스시티의 반격으로 남은 월드시리즈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캔자스시티 로얄스 오마 인판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