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에서 12대2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넥센 손승락과 박동원이 환호하고 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에서 12대2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넥센 손승락과 박동원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 히어로즈가 '홈런 군단'의 위력을 한껏 과시하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넥센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2-2로 대승,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대망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넥센은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정규리그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와 '대권'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반면 LG는 정규리그 최하위에서 4위까지 오르는 기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넥센의 벽을 넘지 못했다.

LG, 기회를 놓친 대가는 뼈아팠다

넥센은 1회부터 '테이블 세터' 서건창과 비니 로티노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유한준의 3루수 땅볼에 3루 주자 서건창이 횡사했지만 강정호의 내야 안타와 김민성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2점을 올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벼랑 끝에 몰린 LG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회 말 최경철의 좌전 안타와 손주인의 희생번트, 정성훈의 2루타가 터지면서 1점을 만회한 LG는 4회에도 이병규(7번)의 중전 안타에 이어 브래드 스나이더가 외야 담장을 때리는 대형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이병규(9번)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만회한 LG는 후속 타자 오지환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최경철 역시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비록 2-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무사 2, 3루의 기회를 단 1득점으로 마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대가는 컸다. 넥센은 5회초 박병호와 강정호의 연속 안타에 이어 등장한 김민성이 LG 선발 류제국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5-2로 달아났다. 사실상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최후의 보루로 믿었던 선발 류제국이 무너지자 LG는 추격의 동력을 잃어버렸다. 더 이상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LG는 5차전 선발로 예고했던 우규민마저 구원 투입했지만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넥센의 화력을 막아낼 수 없다.

넥센은 7회 초 강정호가 우규민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7-2로 달아났고, 이성열의 적시타에 이어 3루 주자 이택근과 1루 주자 유재신의 기습적인 '더블 스틸'로 LG 내야진을 무너뜨렸다.

'7타점' 김민성, 가을야구 역사 새로 썼다

정규리그를 휩쓸었던 넥센의 '화력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회초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든 넥센은 김민성이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리며 12-2, 10점 차로 멀찌감치 달아나며 LG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앞서 3점 홈런과 희생플라이에 이어 3타점 2루타를 터뜨린 김민성은 이날 하루 혼자서 무려 7타점을 쓸어담으며 프로야구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까지 세웠다.

헨리 소사, 한현희에 이어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린 넥센은 LG의 타선마저 철저하게 봉쇄하며 12-2로 대승을 거두고 1, 3, 4차전 승리로 플레이오프의 주인공이 됐다.

넥센 선발로 나선 소사는 사흘 휴식 후 등판이라는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6.1이닝 동안 6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했고, 날카롭게 휘어지는 변화구에 LG 타선은 방망이를 헛돌렸다.

반면 LG는 선발 류제국이 5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며 끝내 반격에 실패했다. 1회 2실점의 불안을 딛고 2회부터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5회 넥센의 중심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고 팀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이로써 넥센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올 시즌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며 돌풍을 이어갔다. 더구나 이날 승리로 5차전 선발 예정이었던 앤디 밴 헤켄을 아끼면서 오는 4일부터 막을 올리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의 치열한 명승부를 예고했다.

LG는 비록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으나 정규리그 최하위에서 4위까지 올라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NC 다이노스를 꺾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가을야구에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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