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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새누리당 충북도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충북도당과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새누리당 박덕흠 도당위원장이 전국공무원노조 김진홍 괴산지부장에게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자 거부하고 있다. 박 위원장 뒤로 공무원연금법 연내 처리를 주문한 박근혜 대통령 초상화가 보인다.
 21일 오후 새누리당 충북도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충북도당과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새누리당 박덕흠 도당위원장이 전국공무원노조 김진홍 괴산지부장에게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자 거부하고 있다. 박 위원장 뒤로 공무원연금법 연내 처리를 주문한 박근혜 대통령 초상화가 보인다.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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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청와대 2중대냐?"
"박근혜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일사분란하게 군사 작전하듯 움직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국민과 공무원을 이간질시켜 설 자리가 없어졌다."
"공무원연금법 개정하는데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8명 전원이 동의했다는데 북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새누리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 충북도당위원장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아래 충북본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나온 비난이다.

21일 오후 새누리당 충북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는 새누리당 충북도당 박 위원장을 비롯해 맹순자 부위원장, 이규석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충북본부 노정섭 본부장과 김현기 부본부장, 9개 시군지부장 등 2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추운 날씨에 고생이 많아 안타깝다"며 "저도 9급 공무원 출신으로 공무원을 해봤기 때문에 공무원연금 문제 때문에 받는 고통을 알고 있다"고 위로했다. 이어 "당론으로 결정돼 개인적으로 반대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새누리당 의원이 소그룹으로 모였을 때는 불만을 표출한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또 "여기서 나오는 얘기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겠다"며 "공무원이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한 부분 인정하고 오늘 나온 의견에 대해 반영할 길이 있다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 본부장은 "지난 9월 19일 충북도당을 방문해 공무원연금 우려와 요구를 전달했고 면담 주선을 부탁했는데 2달이 넘도록 진행이 안 됐다"며 "국회의원이 정부를 감시하고 경계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부의 2중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 본부장은 이어 "오늘 간담회라기보다 전쟁터에 나온 기분"이라며 "(우리의 요구가 담긴)조끼입고 다니고 머리 깎는 우리가 잘못됐는지 정부와 새누리당이 잘못됐는지 잘 따져보고 공무원들의 요구와 울분 가슴에 담아 달라"고 주문했다.

새누리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 충북도당위원장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와 간담회가 21일 오후 새누리당 충북도당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 충북도당위원장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본부와 간담회가 21일 오후 새누리당 충북도당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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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장 공기는 시종일관 차가웠다. 충북본부 임원들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었고 억울함이 배어났다. 충북본부는 박 위원장에게 공무원들의 분노와 정부에 대한 배신감을 쏟아냈고,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공무원은 박봉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노후 생존권인 연금을 바라보며 현장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도 성실히 기여금 내고 책임을 다했다. 연금의 부실 원인은 순전히 정부 측에 있다. 정부는 책임지지 않고 공무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데 이건 사용자로서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이 '공무원연금 개혁 저항하면 없어질 수 있다'고 협박했는데 공무원들 마음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고 얘기한 건지 의심스럽다. 공무원들은 성실하게 기여금 냈고 나라가 어렵다면 봉급동결에 군말 없이 동참했다. 또 산불이 나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끌려고 노력했다. 죄가 있다면 그 죄 밖에 없다.

현장에선 분노가 넘쳐 투쟁을 말한다. 2014년 100만 공무원은 세금 먹는 하마로 도둑으로 취급 받았다.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단순비교 하면서 도둑으로 몰렸고 국민과 공무원을 이간질시켜 설 자리가 없어졌다. 안전행정부에서 연금을 대하는 태도도 문제다. 국민포럼을 전국을 다니며 하고 있는데 혈세 낭비다.

새누리당은 당사자인 공무원을 배제한 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고 새누리당이 언론 통해 재정추계(향후 몇 십년간 기금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험료율이나 지급률을 조정하는 것-편집자말) 등 왜곡하고 있는데 이를 중단해야 한다. 또 김무성 대표가 애국심에 호소하는데 그렇다면 당신이 먼저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 세비도 안 받겠다고 하라, 국회의원직 1년만 유지하면 120만 원씩 나오는 연금도 안 받겠다고 하는 게 맞지 않나.

공무원들 평균 200만~300만 원 벌어서 빠듯하게 생활한다. 퇴직 후에 100만 원 남짓 받으면 생활이 가능하겠나. 2009년 청주시 공무원 부채 조사하니까 1인당 평균 57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부채원인이 대부분 자녀 대학자금이었다. 그분들 퇴직하면 학자금 대출 갚느라 정신 못 차린다. 그런 상황에서 연금 반 토막 낸다면 생활이 가능한가. 전체 공무원들 분노하고 있다. 당 지도부에게 꼭 전해 달라.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맞추겠다고 하는데 노인자살율과 빈곤율이 2등 국가에 비해 4배가 많은 정도로 압도적이다. 길거리 가다보면 폐지 줍는 노인 볼 거다. 이런 분들 노후 국가가 책임져야 새누리당 세수들이대면서 책임 안 지려 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마치 공무원연금 때문에 국가재정이 구멍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데 4대강 삽질, 자원외교 국부유출, 방산비리 등에 100조 원에 달하는 국민혈세가 날아갔다."

새누리당 박덕흠 충북도당위원장
 새누리당 박덕흠 충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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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연내가 될지 모르지만 공무원연금법안이 새누리당만 해서는 안 되고 여야가 합의해야지, 안 되면 처리가 힘들다"며 "예산안은 처리가 가능하지만 다른 법안은 당론이라 하더라도 결국 야당과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의견을 당 지도부에 꼭 전달하겠으며, 의원총회에서도 공무원들의 입장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북본부는 임원들은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당 지도부에 건의해 달라고 했고 공적연금의 하향평준화가 당론인지도 따졌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공무원단체와) 당 지도부가 대화하려했지만 이견 차이기 있어 결렬됐고, 사회적 협의체에서 논의해 안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박 위원장은 "동료 의원들과 이런 부분 이야기 하는데 공무원들 연금 믿고 생활하는 공무원 생리 잘 안다"며 "공직사회가 투명한 것도 연금제도가 한몫 하고 있다. 비리에 연루되거나 잘못하면 생활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생각할 필요 있다"고 염려했다. 또 "하지만 현재 상황이 그렇다 보니 우리 목소리는 뒤로 가는 것 같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얘기 못하지만 많은 의원들이 이 부분에 대해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기 충북본부 부위원장이 "당론결정 됐다고 하는데 전원 서명해놓고 나는 입장이 다르다고 하는 것은 변명"이라며 "위로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도당위원장으로서 우리의 입장을 듣고 표현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입법 서명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철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건의사항 잘 따져 전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박 위원장은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대해 물었고 김 부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때 공무원연금제도 발전위원회를 구성해서 공무원노조 들어가서 함께 논의 했다"며 "새누리당은 일방적으로 하다가 안 되니까 공투본에 소속된 공노총 불러서 밑밥 던져서 물게 하고 이간질 시키고 있는데 일부 단체 불러서 싸우게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노 본부장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 전달할 항의서명에 공무원과 가족 등 1만100명이 참여했다"며 "퇴직 공무원까지 확대해 10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가슴을 아프게 하는 연금법 개악 안이 원점에서 재논의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청와대에서 가진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강조했고, 공무원들은 12만 명이 참석해 공적연금 개악 반대 총궐기 집회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포럼을 무산시키는 등 반발이 커지면서 치킨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면 그림자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이 오는 2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상정되면 전국의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농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공무원u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새누리당, #박덕흠, #공무원연금, #전국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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