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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노조가 임금인상과 단체협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경북대병원 노조가 임금인상과 단체협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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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노조가 임금인상과 간호인력 충원, 칠곡 제3병원 건립 중단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7일 오전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분회장 김영희)는 전체 조합원 1200여 명 가운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350여 명이 이날 오전 5시부터 병원 로비에서 파업에 들어갔다.

노사는 파업을 앞두고 26일 늦게까지 교섭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노조는 근로조건 개악 없는 임금인상과 지난해 합의한 간호인력 30명 정규직 충원, 제3병원 건립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노조는 그동안 20여 차례 임단협 협상을 통해 복리후생의 축소 없이 총액 임금에서 6.1% 인상을 요구했지만 병원측은 퇴직수당과 진료비 지원 등을 축소하는 대신 임금 1.7% 인상안을 내놓았다. 이어 마지막 협상을 벌인 26일 사측은 근로조건의 후퇴 없이 임금 1.7% 인상안을 내놓았지만 노조의 파업을 막지는 못했다.

경북대병원 노조 조합원 350여 명은 27일 오전 병원 로비에서 제3병원 건립 반대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경북대병원 노조 조합원 350여 명은 27일 오전 병원 로비에서 제3병원 건립 반대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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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병원측은 임금 1.7% 인상안을 던져 파업을 모면하려고만 할 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끝까지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노조가 요구한 제3병원 건립 문제 해결,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 문제 해결 및 상시업무 비정규직 정규직화, 환자급식 직영운영 등 지난해 합의사항이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제3병원 건립이 병원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했지만 병원측은 전혀 진전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빚을 내어 병원을 지으면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3병원은 결국 빚을 갚기 위해 경북대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과잉진료를 초래할 것이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과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어 간호인력이 부족해 한 달에 4~5일밖에 쉬지 못하고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지만 병원측은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3교대를 하는 간호사들은 결국 야간근무 후 쉬는 2~3일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은 2일 정도에 불과한데도 정규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희 분회장은 "정규인력이 최소한 40~50명이 부족한 상태지만 병원은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은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중증환자를 돌보려 하지 않고 있어 임시직도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한쪽 벽면에 교섭을 위해 병원장을 찾는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경북대병원노조는 27일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경북대병원 한쪽 벽면에 교섭을 위해 병원장을 찾는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경북대병원노조는 27일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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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병원측은 뚜렷한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파업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임금인상 부분에 있어 정부의 가이드라인인 1.7%를 제시했지만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복지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염헌규 경북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은 "근로조건 개악없이 임금 1.7%를 인상하겠다고 한 것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방안이었다"라며 "파업을 막아보자는 고육지책에서 한 말이지 방만경영에 대한 정부 지침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족한 간호인력 충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합의한 인원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지 못했다"며 "현재 18명 정도가 부족하지만 내년 신규 간호사 발령시기에 맞춰 정규직원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제3병원 건립 반대에 대해 염 처장은 "제3병원은 정부에서 허가받아 이미 진행중인 것으로 노사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오는 12월 중순 공사에 들어갈 계획으로 철회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병원 노조의 파업이 길어질 경우 간호인력 등의 피로도가 가중돼 병상가동률도 85% 수준에서 5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병원측은 파업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입원 병동을 통합해 운영하고 신규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태그:#경북대병원,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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