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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부교육지원청이 18일 진행한 행사. 대부분 유람성 행사로 채웠다.
 서울 북부교육지원청이 18일 진행한 행사. 대부분 유람성 행사로 채웠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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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9시 서울 북부교육지원청은 이 지역 중고교 교무부장 80여 명을 청사로 불러들였다. 학생 수업을 빼먹게 하고 경기도 대부도에서 여는 워크숍에 참가시키기 위해서다.

워크숍 계획안 문서를 보면 이 교육지원청은 이 행사의 목적으로 ▲교육과정 운영 지원  ▲2015 교육과정을 위한 학교별 정보교환 ▲현안 문제 해결방안 모색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워크숍 일정표를 보면 전체 일정 9시간 30분 가운데 위 목적에 맞는 워크숍 시간은 오후 4시 일정인 '우수사례 발표' 1시간뿐이었다. 점심을 먹은 뒤 '분임토의' 시간을 한 시간 가량 더 잡아놨지만, 실제 이 교육지원청이 부장들에게 보낸 '워크숍 참고자료' 일정표에는 아예 분임토의 시간도 빠져 있었다. 

'수업 빼먹고 뭐 하나' 계획서 봤더니...'놀자'판

나머지 일정이 문제다. 이동과 식사 시간을 뺀 일정 모두는 '대부도 해솔길 탐방', '유리섬박물관 탐방 및 유리공예 체험'으로 채웠다. 말 그대로 '놀자'판 워크숍인 셈이다. 이런 유람 행사를 위해 이 교육청은 240시간(80명×3시간) 정도의 수업 결손을 초래했다. 

이 교육청은 이 행사 다음날인 오는 19일에도 이 지역 중고교 생활지도부장 61명을 학교에서 빼내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강화도 일대를 돌아볼 예정이다. 수업 결손시간은 183시간으로 추산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 성북교육지원청은 16일 1박2일 일정으로 중고교 교무·연구부장 90명을 불러 설악산 일대를 둘러봐 논란이 됐다(관련기사 : 평일에 교사들 1박 2일 설악산 연수... '수업은 어쩌고'). 둘째 날은 모두 유람성 행사를 벌였다. 수업 결손시간은 이틀에 걸쳐 모두 540시간이었다.

이 교육청은 평일인 지난 8일에도 이 지역 중고교 생활지도부장 50여 명과 함께 1박2일간 강원도 낙산사 일대를 다녀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행사 또한 '워크숍'이란 말을 썼지만 이틀째 일정은 모두 여행으로 채웠다. 이들의 이틀 수업결손 시간은 모두 300시간이었다.

2개 교육청만 해도 수업결손 1261시간, 혈세 낭비 수천만 원

지난 17일 서울 성북교육지원청이 연 부장 동원 행사. 이 역시 이틀째 일정은 모두 '놀자판'이었다.
 지난 17일 서울 성북교육지원청이 연 부장 동원 행사. 이 역시 이틀째 일정은 모두 '놀자판'이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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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문서로 확인된 것만 해도 서울시교육청 소속 2개 교육지원청이 유람성 행사를 벌이느라 모두 1261시간의 수업결손을 초래했다. 혈세 또한 수천만 원이 낭비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의 한 중견관리는 "학교와 교육청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취지는 좋은데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북부교육지원청의 한 장학사는 "수업결손이라고 하는데 부장들이 수업을 미리 조정하는 등 대책을 갖고 빠져나왔다"며 억울해 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교육청 놀자판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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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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