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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이리도 흥미진진한 박스오피스 차트가 있었던가. '박빙'과 '삼파전'이란 단어가 안성맞춤이다. 물론 작년 이맘때 개봉했던 <변호인>과 같은 압도적인 작품은 없다. 그러나, 할리우드 대작 시리즈의 완결편 과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최신판, 그리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독립 다큐영화의 의외의 흥행이 2014년 막바지 박스오피스 차트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먼저 19일 차트를 보자. 1위는 <국제시장>, 금요일 하루 21만을 넘게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를 65만 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까지 늘렸다. 스크린 수는 996개. 19만을 보탠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2위다. 누적 관객수는 53만 명을 기록했고, 스크린 수는 926개였다. 두 편 나란히 지난 17일 수요일에 개봉했다.
 
그리고 복병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16만 5천명을 모으며 179만 명을 동원하는 중이다. 스크린 수는 641개. 그 뒤를 천 만 돌파까지 단 15만 여명을 남겨 둔 <인터스텔라>가 쫓고 있다. 분명 누구는 웃고, 누구는 인상을 찌푸릴 만한 상황이다. 기대보다 못한 중급 태풍과 이를 막아선 호빗족, 그리고 롱런이 기대되는 다큐영화의 대차대조표를 좀 더 들여다 보자.
 
개봉일 1위 <호빗: 다섯 군대 전투>와 박빙 대결 펼치는 <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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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다섯 군대 전투>의 초반 선전은 이미 예매율에서 예견된 바 있다. 개봉 전 35%가 넘는 예매율로 줄곧 1위를 지켜왔던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개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예매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중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이은 <호빗> 시리즈 완결판에 대한 마니아들의 충성도와 비교적 젊은 관객층의 지지, 그리고 볼거리 위주의 영화이니만큼 IMAX 상영에 대한 기대가 모아진 결과다.
 
20일 오전 7시 현재 예매 점유율은 <호빗: 다섯 군대 전투>(35.2%), <국제시장>(22.2%),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17.9%) 순이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이러한 예매 우위를 기반으로 17일 개봉일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전통적으로 현장 판매 분에서 우위를 보이는 한국영화인 <국제시장>이 18일부터 1위 고지를 탈환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서, 세 편 중 발을 동동 구르는 쪽은 <국제시장> 일 수 밖에 없다. 180억이란 제작비에 <해운대> 윤제균 감독의 신작,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라는 대중성 높은 키워드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둘 것이 확실해 보인다. 언론시사 직후 '천만' 운운했던 목소리가 개봉 이후 쏙 들어가 버렸다.
 
반면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급할 것이 없어 보인다. 과거 <호빗: 뜻밖의 여정>(2012)은 281만 명,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2013) 228만 명을 동원한 바 있다. 그중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직배사와 멀티플렉스 사이에 극장 부율 문제가 대두되며 흥행에 차질을 빗은 전력이 있다. 이번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그러한 외부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흥행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입소문과 함께 예매율 1위를 언제까지 고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복병에 신작 공세까지... <국제시장>의 험난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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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의 예상 외 부진은 다른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일단 스크린수에서 <호빗: 다섯 군대 전투>와 박빙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흥행작들 모두 스크린수가 1000개를 훌쩍 넘었지만, <국제시장>은 스크린 수를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물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삼분하고 있다.
 
그나마 위안 삼을 건 좌석점유율 정도다. 17일 <호빗: 다섯 군대 전투>(24.9%)에 뒤졌던 <국제시장>(23.1%)은 19일엔 29.4%를 기록하며 <호빗: 다섯 군대 전투>에 6% 정도 앞섰다. 현장 판매 좌석이 힘을 발휘한 주말 스코어에 따라 <국제시장>이 일요일인 22일 100만 돌파를 넘어 흥행세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1의 변수는 물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돌풍이다. <워낭소리>의 292만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상파를 비롯한 주요 언론을 통한 홍보 효과를 만끽한 바 있다.
 
두 노인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신파'와 '감동' 사이로 입소문이 맞춰지면서 롱런의 입지는 이미 갖췄다. 주요 관객층 역시 <국제시장>과 어느 정도 겹치는 것이 사실이다. '호빗'을 떼놓고도, 제작비 1억 2천 만원 짜리 독립다큐와 170억을 들인 공룡영화 간 싸움의 승자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하는 한국영화 기대작 <상의원>과 <기술자들>이 '퓨전사극'과 '케이퍼 무비'라는 각기 다른 장르로 데이트족 관객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래저래,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로 흥행 성공이 약속된 듯 보였던 <국제시장>. 크리스마스 휴일이 낀 개봉 2주차의 여정도 무척이나 험난할 듯 싶다. 

국제시장 호빗: 다섯 군대 전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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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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