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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지역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서울 강남구청과 강남구의회의 갈등이 폭발하고 말았다.

강남구청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지방공기업인 강남구도시관리공단(아래 공단)은 지난해 12월 19일 강남구 압구정동 428번지 공영주차장 문제와 관련해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강남구의회 여선웅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번 고소 사건의 발단은 2014년 11월 27일 강남구의회 제235회 본회의 구정질문에서 여선웅 의원이 강남구도시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압구정동 428번지 공영주차장을 현대백화점으로 재·위탁하는 과정에서 ▲공개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체결한 점 ▲계약일자의 오류 ▲수탁 기간을 넘어서는 재위탁 등 계약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감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강남구는 계약일자가 상이한 것은 단순한 행정착오이고 수의계약은 절차상 문제가 없으며 공영주차장을 현대백화점에 위탁해 수익증대를 가져온 사업인 만큼 행정우수 사례라고 반박했었다.

이후 강남구청과 강남구의회는 구의회 의정비 인상 문제와 2015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의 대립 및 모 국장의 막말 사건까지 겹치면서 갈등 양상을 빚었다.

이번 고소건에 대해 여선웅 의원은 "구정질문 이후 계약상의 문제 등 행정착오라고 인정한 강남구가 언론 보도 이후 파문이 커지가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며 "허위사실 유포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자신을 고소한 것은 야당 의원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자, 의원 길들이기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가기관이 공익적이고 정당한 비판에 명예훼손으로 맞서는 것은 국민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구정 비판 기능을 가진 구의원도 고소당하는데 강남구 공직사회는 어떻겠는가. 강남구 공무원이 모두 귀를 막고 입을 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선웅 의원은 "강남구는 그동안 넝마공동체 모욕죄 고소, 박원순 시장 직권남용죄 고소, 구룡마을 관련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 고발 등 대화와 타협보다는 극한 대립과 갈등을 자처했다"며 "이에 따른 행정 비용과 소송 비용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가. 그 피해는 오로지 강남구 주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구청장은 무분별한 고소·고발로 세금을 낭비하지 말고 구민의 복리증진이라는 구청장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여 의원은 "구정질문하면서 신연희 강남구청장에 질의한 것인 만큼 신 청장은 비겁하게 산하기관 뒤에 숨지말고 직접 자신을 고소하라"며 "산하기관인 강남구도시관리공단의 고소는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강남구 관계자는 "우리 구청은 이 문제에 대해 공단에서 고소했다는 것만 알고 있다. 공단에서 자체적으로 고소한 것으로 구청은 이번 고소건에 대해 관여하지 않아 그 내막을 잘 모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공단 고소인측 강소진 변호사는 "현재 공단이 구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은 맞지만 고소인 진술도 되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된 것이 없다"며 "아직까지 피고소인과 고소인간의 합의로 고소 취하가 되고 있지 않아 2월부터 사건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구의회는 고소장을 받은 이후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고 공단의 고소건에 대해 논의했지만 "강경하게 대응하자"는 의견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이 팽배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의회 차원에서 법률 자문을 구하는 등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강남내일신문 게재



태그:#강남구도시관리공단, #강남구의회 , #구의원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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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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