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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해요, 엄마!> 표지
 <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해요, 엄마!> 표지
ⓒ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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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중학생이었을 무렵부터 엄마를 보고 있었어.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엄마 뱃속으로 들어왔어." (본문 중)

어느 날 당신의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하늘에 있었고, 엄마를 선택해서 뱃속으로 들어왔다고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실제로 수많은 아이가 부모에게나 믿을만한 어른에게 뱃속 기억을 무심코 이야기하곤 한다.

'뱃속 기억'(태내 기억)이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뿐만 아니라 세상에 나올 때의 탄생 기억, 뱃속에 있기 전에 있었던 곳의 중간생 기억까지 포함한다. 이 책에는 정자와 수정란이었을 때의 기억을 말하거나 태어나기 전에 있던 세계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아이들, 영국에서 살았던 전생을 이야기하는 아이들 등 놀라운 사례들이 나온다. 뱃속 기억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태내 기억 이야기들의 공통점
 (<읽을수록 놀라운 태아 기억 이야기/동일 저자>에 실린 내용)

 1. 뱃속에서 엄마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
 2. 하늘에서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
 3. 하늘로 돌아가도 다시 지상에 내려와 태어난다는 것
 4. 여행하는 영혼, 앞으로 태어날 영혼과의 소통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아이들이 어디서 흘려들었거나 그림책에서 본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녀가 부부만 아는 비밀을 이야기한다든가, 오누이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거나, 산부인과 전문의나 알 법한 의학지식을 말하는 책 속 사례들을 보면 마음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진다.

"바이올린하고 영어가 들렸어." (임신 중 엄마는 영어회화학원에 다녔고, 아빠는 우쿨렐레를 자주 켰음. / 본문 중)
"뱃속에서 똥을 싸버렸어. 뭔가가 목에 막혀서 우웩했어." (태변이 있어 양수가 탁했던 여자아이 / 본문 중)
"눈꺼풀이 조금씩 커질 때, 눈꺼풀의 피부가 얇아져 갔다. 맨 처음에는 깜깜했지만, 그 후 눈을 뜨지 않아도 조금씩 빛과 같은 것이 보였다." (7살짜리 남자아이의 뱃속 기억/ 본문 중)

이 책의 저자 이케가와 아키라씨는 일본에서 종합병원 산부인과 부장을 역임했고, 1989년 독립하여 이케가와 클리닉을 개설한 후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뱃속 기억을 연구하고 있다. 이케가와 아키라 씨는 특히 미국 데이비드 체임벌린 박사가 쓴 <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 Babies remember birth>라는 책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생명과 뱃속 기억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아기가 하늘에서 엄마를 선택한 이유

실제로 하늘에서 엄마를 선택했다는 아이들이 말하는 선택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대부분 아이들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따뜻하고 상냥해 보이는 엄마를 선택했다고 한다. 또 다른 아이들은 도와주고 싶었고, 외로워 보이는 엄마를 선택해 엄마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내려왔다고 한다.

나는 첫째 아이를 가졌을 때, 직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노력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상황에서 태교에 신경 쓸 여력조차 없었기에 늘 태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이 책을 읽으며 엄마에게 힘을 주기 위해 엄마를 선택했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뱃속의 태아가 고생하는 엄마에게 힘이 돼주고자 왔다고 믿으니, 나름 역경 지수(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를 높이는 태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역경을 이겨내는 남다른 태교를 했던 첫째의 초음파 사진
 역경을 이겨내는 남다른 태교를 했던 첫째의 초음파 사진
ⓒ 송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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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장애를 선택해서 태어나는 아이들 

선천성질환이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을 우리는 종종 '불쌍하다', '안 됐다'는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무래도 그것은 잘못된 생각인 듯합니다. 병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인생이라는 여행을 떠나 커다란 성장을 이루려고 결심한, 강하고 고고한 영혼의 소유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는 커다란 목표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본문 중)

책에는 스스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선택해서 태어난 아이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점점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질병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는 아이도 있고, 부모가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지 확인하기 위해 시험 삼아 미리 왔었다고 유산 경험을 말하는 아이도 나온다.

특히 태화사(뱃속 아기와 능숙하게 대화하는 사람) 미키미키씨가 학대받을 것을 알면서도 일그러진 가정에 화목을 가져오기 위해 지금의 엄마를 선택하고 태어나 노력한 아이의 이야기를 한 부분은 감동적이었다.

뱃속 기억이 당신의 삶에 주는 의미

뱃속 기억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 부모와 자식은 더욱 긴밀한 교감을 나누게 된다. 부모는 자신을 선택해준 자식에게 고마움과 애정을 느끼고, 그 아이의 삶을 존중해주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어른들 또한 자신에게 잊어버린 뱃속 기억이 있었음을 떠올린다면, 왜 우리가 지금의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나갈지에 대한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둘째를 임신하고 나서 이케가와 아키라씨가 뱃속 기억에 대해 쓴 책들을 찾아 읽게 되었다. 나를 엄마로 선택해준 뱃속 아기에게 고마움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이 아이가 선택한 삶을 응원하고 축복해 주리라 다짐해 본다.

"인생에는 두 가지 삶밖에 없다. 하나는 기적 따위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 또 하나는 모든 일이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후자이다."

20세기 천재과학자로 칭송받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다. 천재 물리학자가 남긴 말치고는 다소 비과학적으로 들린다. 어쩌면 아인슈타인은 뱃속 기억을 넘어선 우주의 원리를 꿰뚫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뱃속 기억의 존재를 인정할지 말지는 독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다만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뱃속 기억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자신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소중함을 돌아볼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 본 기사에 소개된 책을 읽고 뱃속 기억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동일 저자 이케가와 아키라가 쓴 <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읽을수록 놀라운 태아 기억 이야기(현재 절판)> 책을 추천합니다.

[서평]둘째 임신하고 다시 읽는 책 ① <두려움 없이 엄마 되기>

덧붙이는 글 | <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해요, 엄마> /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 랜덤하우스 펴냄 / 2011.03.04. 발간



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해요, 엄마! - 뱃속 우리 아기 마음까지 이해되는 교감 태담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윤혜령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2011)


태그:#임산부 추천, #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해요, 엄마, #이케가와 아키라, #태내 기억, #뱃속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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