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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현지시각) 금요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 스페인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 옆 한 레스토랑 앞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손에 깃발과 피켓 등을 들고 모여든 사람들은 바로 다음 날인 31일 낮 12시로 예정되어 있는, 포데모스 정당이 주최하는 마드리드 집회에 참여하려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왕복 14시간, 1000km를 미리 예약한 버스로 달려 마드리드로 올라가는 사람들이었다.

'변화의 행진'이라는 타이틀의 포데모스 정당 주관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안달루시아 지역 50여대를포함하여 스페인 각 지역에서 출발한 버스만 해도 260여대, 개인적으로 카풀 신청을 받아 움직인 차량이 220여대에 달했다. 그리고 마드리드 시내 1200여 가정은 이날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오는 다른 지역사람들에게 숙소를 제공했다.

집회 현장의 안전을 위해 현직 소방관, 경찰관 등이 포함된 200여명의 시민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또한 포데모스 웹사이트를 통해 개인이 만든 포스터, 사진, 비디오를 올릴 수 있도록 하여 다양한 이미지와 목소리로 이날 집회를 홍보하고, 공유했다. 그야말로 개개인의 지지자들이직접 공유하고, 만들고 준비한 집회였다.

그리고 당일인 31일,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는 경찰 추산 10만 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주최측 추산 30만 명).

"현재 마드리드 솔 광장은 '할 수 있다'는 외침으로 가득 찼다."

공식 집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 포데모스 SNS 게시판에는 이렇게 속속 현장의 소리들이 올라왔다. 이날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유튜브로 현장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그곳에 없지만 마음으로 지지한다",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의 실시간 실시간 댓글로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지지자들이 직접 만들어 올린 다양한 집회관련 포스터, 이미지들
 지지자들이 직접 만들어 올린 다양한 집회관련 포스터, 이미지들
ⓒ @ lamarchadelcam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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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당 4개월 만에 유럽의회선거에서 5석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포데모스는 1년여가 지난 지금, PP(국민당)과 PSOE(사회당) 양당 구조의 스페인 정치구도를 흔들고 있다. 포데모스는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7%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해 명실공히 올해 12월 총선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관련기사 : 4개월 전 창당해 지지율 4위... 이게 가능했던 이유). 이러한 '포데모스 현상'은 이번 그리스의 시리자가 선거에 승리한 이후 더욱 힘을 받으며, 시리자의 뒤를 이를 변화의 주인공으로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그 순간이 지금이다."
"똑딱똑딱. 변화의시간이 온다."

스페인 각지에서 모인 10만여 명의 시위 참가자들은 다양한 구호와 목소리로 광장을 채웠다.

"정치 변화는 포데모스 정당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중에 의한 것이다. '변화의 행진'은 포데모스의 행진이 아니라 변화를 지지하고, 주권회복을 소망하는 모든 사람의 행진이다."

1월 초, 위와 같이 이 집회의 의의를 밝혔던 포데모스의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는 이날 솔 광장에서 "우리는정부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라며 "돌이킬 수 없고 멈출 수 없는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공표하기 위함이다, 그 순간이 지금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는 단지 상표가 아닌  국민이며 더이상 국민이 없는 국가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날의 집회가 단지 꿈꾸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모인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변화의 행진' 집회로 다시 한 번 확인된 포데모스의 열풍은 오는 3월 22일 안달루시아 자치선거를 시작으로, 5월  지방 선거, 12월 총선을 통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꿈꿀 수 있고 우리는 이룰 수 있다."

파블로 이글레시아의 연설 마지막 구호처럼 포데모스의 "할 수 있다"가 "해 냈다"의 외침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태그:#스페인 포데모스정당 , #변화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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