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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 주민센터 앞 시민들
▲ 칠보산 화장장 건립 반대 집회 금호동 주민센터 앞 시민들
ⓒ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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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수원시 금호동 주민센터 앞에는 12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냈다. 바로 칠보산 인근에 화장장이 들어선다는 소식 때문이다. 지난해 말 화성시는 안산시, 부천시, 광명시, 시흥시 등 5개 지자체의 광역 장사시설을 매송면 숙곡리 일대에 건설하기로 했다. 이에 인근 호매실동과 금곡동 주민을 비롯해 당수동, 입북동, 오목천동 등 서수원 일대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호매실지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화장장 설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과학적으로 수은, 카드뮴 등 화장장에서 배출하는 물질이 인체에 완전히 무해한 지 입증되지 않았고, 화장장 건립이 확정돼 발표되는 순간까지 화성시가 수원시민에 알리는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과 국회의원 등 칠보산 인근 화장장 건립에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갈등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커졌다.

수원시, 시민 우려에 적극 대응 나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서명운동
▲ 금호동 주민센터 앞 집회 시민들의 자발적인 서명운동
ⓒ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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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이 같은 서수원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화장장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수원시는 화성시에 수원시민이 참여하는 제3의 기관의 검증과 주민설명회 개최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특히 수원시는 공문을 통해 화장장 건립부지 변경 등 갈등의 근본대책을 함께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 11일 이재준 부시장과의 주민간담회, 23일 시장 간담회, 25일 시민과 함께 하는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기 위한 소통에 적극 나섰다.

현행 지방자치제도는 인근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에 개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화성시 등 5개 지자체의 광역 화장장이 수원 인근에 건립됨에도 수원시민에 어떤 설명이나 동의 절차 없이 진행된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염태영 수원시장 역시 주민간담회 및 언론을 통해서 수차례 수원시민의 사전 설명이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설명회 보류됐지만 성숙한 시민의식 보여줘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집회
▲ 집회에 모인 1200여 명의 시민들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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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호동 주민센터에서 열리기로 했던 주민 설명회는 일부 주민간의 실랑이로 일단 보류됐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서 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금호동 주민센터 길 건너 화장장 건립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철저히 질서유지선 안쪽에서 이루어졌고 집회 소음 허용치인 65dB을 한 번도 넘기지 않았다. 1200명이 넘는 대규모 집회였지만 작은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호매실·금곡동 등 서수원 주민들은 "주민 설명회가 단순히 사업 추진을 위한 요식 절차가 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또 일방적인 날짜 및 시간 통보가 아닌 주민들과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주민들은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가 많은 주민들이 참석할 수 있는 평일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개최되었으면 좋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일단 이번 설명회는 보류됐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시민들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신뢰없다면 사업 추진 불가…화성시 등 전향적 자세 필요

수원의 명산 칠보산
▲ 호매실 지역에서 바라본 칠보산 수원의 명산 칠보산
ⓒ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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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이 칠보산 인근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안과 불신 때문이다. 10만 명이 사는 지역 바로 옆에 화장장을 설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5개 지자체 어디에서도 서수원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이나 동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화장장 건립은 신뢰가 없다면 추진할 수 없거나 장기간 연기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화성시 등 사업추진 주체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화장장은 앞으로의 장사문화의 추세 등을 고려할 때 필요한 시설임에도 분명하다. 그러나 화장장은 엄연히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부천시와 안산시 등도 주민 반대 등으로 자체 화장장을 건립하지 못한 바 있다.

단순히 '배출물질이 기준치 이하를 충족하고 있다'라는 식의 답변은 절대 인근 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당사자와 다름없는 수원시와 수원시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며 전향적으로 화장장 건립 부지를 이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e수원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태그:#수원시, #화장장, #칠보산, #화성시, #호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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