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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하나로 48년을 이어온 서대회 달인 개도집 김광자(68세)씨의 모습
 서대하나로 48년을 이어온 서대회 달인 개도집 김광자(68세)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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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때부터 했제. 내가 2대째인데 3대를 이을 사람이 없어..."

생선 서대 하나로 48년을 이어온 개도집 김광자(68)씨의 말이다. 시집가기 전부터 어머니 밑에서 배운 '서대요리'의 달인은 마지막 말끝을 흐렸다.

혓바닥 모양처럼 생긴 광어... 서대

여수에서만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토속 특산품이 있다. '여수 10미'는 갓김치, 하모, 군평서니, 굴, 서대회 순으로 이어진다. 이중 감칠맛 하면 서대회무침이 으뜸이다.

서대는 생김새가 특이하다. 서대를 모르는 사람에게 한마디로 설명하라면 '혓바닥 모양처럼 생긴 광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듯하다. 서대는 6~10월이 제철이다. 근데 늦봄이 가장 맛있는 철이란다.

'여수 10미' 서대회무침은 감칠맛이 으뜸이다. 개도집에서 시킨 서대회 한접시.
 '여수 10미' 서대회무침은 감칠맛이 으뜸이다. 개도집에서 시킨 서대회 한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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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의 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서대는 예로부터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에서 잡히던 물고기였다. 참서대는 서대 중에서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졌다. 또 서대회는 막걸리를 삭혀서 만든 식초로 야채와 함께 양념하여 무쳐낸 한 여름철의 별미로 공기밥에 무친 서대회를 넣고 썩썩 비벼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고 소개했다.

여수시 남산동 1187-4번지에 위치한 개도집. 맛객들은 "술은 음식 맛을 살리고 음식은 술 맛을 살려준다"고 했다. 서대회를 시켰더니 서대회무침과 공기밥이 나왔다.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어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일수록 애주가들에게 인기다. 1인분에 만 원이다. 가격이 참 착하다. 스물다섯 살 때부터 배운 서대회 비법이 뭐냐는 물음에 "싱싱한 참서대를 쓰고 집에서 담근 식초와 초장 맛이지 딴건 없다"라고 말한다. 소문을 타고 KBS2 TV <생생정보통>등 방송에도 여러번 나왔다. 특히 여수세계박람회 때 SBS 생방송에서 여수를 대표하는 요리대회 때 서대회 대표로 나간 그는 이렇게 소개했다.

"우리집은 옛부터 서대회를 먹으려고 줄을 섰어. 어머니는 하루 열 사람이면 열사람 그날 물량만 팔면 장사를 끝냈어요. 늦게까지 장사를 안하고 술 많이 먹은 사람을 싫어해 술도 한병이상 안 줬어. 그래서 개도집은 술 한병 이상은 안 파는 집으로 소문이 났지."

서대회무침, 달인의 비법은?

서대회무침 비결은 집에서 담근 한방 식초와 초고추장이 좌우한다. 집에서 담근 식초의 모습.
 서대회무침 비결은 집에서 담근 한방 식초와 초고추장이 좌우한다. 집에서 담근 식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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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회무침은 막걸리가 제격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애주가들에게 인기다.
 서대회무침은 막걸리가 제격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애주가들에게 인기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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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을 앞둔 그는 슬하에 자녀 3형제가 있지만, 장사를 이을 사람이 없다. 가업을 이어갈 자녀가 나타나지 않아 어머니에게 물려받아 2대째 이어온 전통이 끊길 처지다. 하지만 그는 "사람 일은 한치 앞도 모른다"면서 "애들이 한다면 서대회는 초하고 고추장 양념 맛이니까 가장 중요한 초장하고 고추장을 담는 기술만 가르쳐 주면 된다, 그건 언제든지 해줄 수 있지"라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마지막 개도집에 대한 자랑거리를 묻자 "정직한 것, 좋은 물건 가지고 손님이 맛있게 먹고 가야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라며 "객지사람이 오면 더 잘해준다"라고 전했다. 우리 집을 찾는 분들이 인터넷에 올려 주말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으니까 주말은 비울 수가 없단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여수사람은 오늘 안 먹으면 내일 먹으면 되는데 멀리서 온 객지 사람들이 여수 구석지까지 찾아와 못 먹고 가면 내가 맘이 안좋잖아. 돈을 떠나서 역부러(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와 못 먹고 가면 내가 막 미안해 부러. 암튼 감사할 따름이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개도집, #여수맛집, #서대회무침, #김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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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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