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지만 최소한 KIA와 LG의 개막전에서 만큼은 찾아볼 수 없었다.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개막전에서 KIA는 선발 양현종의 6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와 7회에 터진 캡틴 이범호의 개막축포를 앞세워 LG를 3-1로 누르고 3년 연속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무엇보다 김선빈과 안치홍, 이대형이 떠난 주전 센터라인의 공백을 위기 때마다 호수비로 막아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작은 하위타선의 선봉장으로 나선 백전노장 김원섭이었다. 이날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김원섭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 2사 2루 상황에서 최경철의 중견수 앞 타구를 보살로 연결하며 2루 주자 정의윤을 홈에서 잡아냈고 6회와 9회에도 무리 없이 외야타구를 잡아내며 이대형의 공백을 말끔히 씻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새로운 키스톤 콤비 강한울과 최용규도 위기 때마다 병살플레이를 선보이며 내야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다. 특히, 지난 시즌 주전유격수 김선빈의 부상공백을 틈타 1군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던 강한울은 이날 최용규와 완벽한 호흡을 이루며 4회와 6회 각각 채은성과 정의윤의 타구를 병살로 연결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선취점도 KIA의 몫이었다. 매 이닝 선투타자를 내보내며 실점위기를 맞았지만 잇따른 호수비로 실점위기를 극복해낸 KIA는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캡틴 이범호가 LG선발 소사의 5구째를 받아쳐 경기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공을 넘기며 지루했던 0의 행진을 마감했고 계속된 공격에서 김원섭과 최용규의 연속안타와 김주찬의 희생타까지 더해 3-0으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반면 경기초반이었던 2회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선취득점의 기회를 날린 LG는 3회 무사 2,3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도 모자라 4회와 5회 6회 3이닝 연속 더블플레이를 당하며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고 8회 2사 후 KIA 마무리 윤석민을 상대로 1점을 뽑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전 전문가들이나 선수들이 KIA를 하위권으로 분류했던 가장 큰 이유는 얇은 선수층과 빈약한 공격력이 아닌 불안한 뒷문과 김선빈-안치홍-이대형이 떠난 센터라인의 공백이 너무 커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막전 선발로 출장한 새로운 키스톤 콤비 강한울과 최용규가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이며 김선빈-안치홍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로 떠올랐고 마무리 보직을 받은 윤석민도 8회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9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KIA의 뒷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는 것은 분명 희망적이다.

물론 개막전 한 경기를 가지고 KIA의 수비력과 공격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야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실책을 떠나 실책성 플레이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KIA에 분명 큰 소득이다.

시즌 전 우려를 극복하며 개막전을 승리로 이끈 KIA가 계속해서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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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센터라인 양현종-윤석민 강한울-최용규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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