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재즈 뮤지션 임달균

남성 재즈 뮤지션 임달균 ⓒ 테이크원뮤직


색소폰 연주자로 정평이 난 남성 재즈 뮤지션 임달균. 최근 10년 만에 새 앨범 <프렌즈 엔 스윙>(Friends n' Swing)을 발표, 트럼펫 연주자 그리고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큰 음악적 변화를 시도했다.

경희대 예술디자인대학 포스트모던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3월 중순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통해 그의 새 음악을 기다려 온 1천여 명의 관객들에게 멋지게 화답한 재즈 뮤지션 임달균.

특히 한국 재즈계에는 '남성 보컬리스트 부재'란 아쉬움이 지속되어 왔는데, 트럼펫 연주와 노래를 함께 선보이는 음악인으로서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그를 소속사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 보았다. 

"트럼펫 연주자, 보컬리스트로선 데뷔 앨범...나는 '중고 신인'"

- 10년 전 첫 앨범을 냈을 때와 비교하면 음악시장 환경이 많이 바뀌다. 이번에 활동하면서 체감하고 있는지?
"CD를 사는 분들이 정말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범 작업 초반에는 '디지털 싱글을 내는 것이 어떨까'하는 계획도 했는데, 소속사 대표가 이미 만들어 놓은 곡들도 있으니 정규 앨범을 예정대로 내자고 의견을 주셨다. CD 판매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웃음)"

- 아티스트가 10년이란 시간 동안 음반을 내지 않는 것은 해외 음악 시장에서도 예외적인 경우다. 공백 기간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번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열기 이틀 전까지도 하루에 4시간 씩 강의를 했다. 내가 이른바 '파트타임 뮤지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물론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왔지만, 2007년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 재직하게 된 이후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많은 비중을 두었던 것 같다."

- 오랜 공백 이후 앨범을 낸 만큼 이번 앨범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새 앨범을 자랑해 본다면?
"통상적인 재즈 앨범 작업 기간 보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곡의 수정, 보완 및 여러 차례의 편곡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음반이기에 후회는 없다. '색소폰 연주자 임달균'이 아닌, 트럼펫 연주자, 보컬리스트로서는 (이번 앨범으로) 데뷔를 한 '중고 신인'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방금 말한 것처럼 이번 앨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트럼펫 연주자 임달균', '보컬리스트 임달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주위 반응은 어떤가?
"일단 놀라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오랫동안 내 연주를 좋아해주신 팬 한 분이 계신데 그 분은 좀 실망하신 것 같다. (웃음) '하드밥'과 같은 정통 재즈 스타일의 음반을 기대하셨는지 조금은 아쉽다는 말씀도 해 주셨다."

- 우리 재즈 음악계에선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의 부재가 늘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앨범이 '재즈 보컬리스트 임달균'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가?
"그렇다. 사실 트럼펫이 주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보컬과 트럼펫을 같은 비중으로 가져가게 될 것 같다. 여러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분들께서 '신선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좋았다."   

- 그렇다면 '보컬리스트 임달균'의 매력은 무엇인가?
"말하는 것처럼 노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같은 대가들의 보컬을 너무 좋아한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보컬을 이번 앨범 수록곡들에서 느껴 보셨으면 좋겠다."    

"내 이름, '뼛속까지 재즈 음악인'으로 남았으면"

 임달균의 새 앨범 <프렌즈 엔 스윙> 재킷 사진

임달균의 새 앨범 <프렌즈 엔 스윙> 재킷 사진 ⓒ 소니뮤직


-  프로 음악인이 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준 음악인들이 있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국내외 재즈 거장들의 음악을 듣고 뮤지션의 꿈을 꾸며 살아왔다. 또한 스승이신 색소포니스트 조지 가르존(George Garzon), 트럼펫터 대런 바렛(Darren Barrett) 두 선생님께 늘 감사를 드린다.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과 프레디 허바드(Freddie Hurbard)의 음악은 여전히 내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노래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은 박성연 선생님의 TV 라이브 무대에 함께 서면서 들었는데, '마이 웨이'(My Way)를 부르시는 모습을 보면서 무대 뒤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한대수 선생님 공연에도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폐부를 찌르는' 그분의 목소리와 무대를 보면서 큰 배움을 얻었다."

- 지난 3월 20일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에서는 20인조 빅 밴드를 구성해 무대를 꾸몄다.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역량의 부족을 느꼈다. (웃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지만 연주, 노래 그리고 밴드 디렉팅 까지 1인 3역을 도맡아 했던 것이 내겐 과부하였다. 어쨌든 무사히 콘서트를 끝마치게 돼서 다행스러웠고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 그 콘서트를 스스로 평가해 본다면.
"스스로에 대한 모든 평가 기준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공연은 '뛰어왔구나!'라고 답할 수 있다. 동료 음악인들이나 학생들과도 남과의 비교, 어떤 기준점과의 비교를 통해 혹시 잘못했을 때 좌절감에 빠지지 말고 '앞으로 얼마나 자기 자신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가?'에 그 기준점을 두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콘서트는 한 달 전 또는 일 년 전보다 발전한 '음악인 임달균'을 발견한 콘서트였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 최근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위플래시>를 보고 재즈 뮤지션의 꿈을 키우고자 하는 지망생들도 많을 것 같다.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즈는 여러 뮤지션들이 합주로 교감하고 소통하며 음악 본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르다.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이 더 나아지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 나가길 바란다."
  
- 향후 작품 활동이나 공연을 통해 함께 하고 싶은 음악인이 있다면?
"이번 공연 무대에 게스트로 참여해 주신 웅산 씨와 듀엣 곡을 발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존경하는 박성연 선생님과 함께 노래하는 꿈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웃음)"

-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인가?
"부산과 대구 등 지방 투어를 준비 중이고, 5월 또는 6월 중에 중국 투어 콘서트도 진행 중이다. 내 외모가 중국 재즈 팬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것이라는 소속사 대표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큰 웃음)" 

- '임달균'하면 어떤 음악인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어떤 분이 전해 주셨는데, '뼛속까지 재즈 음악인'이란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더라. 꼭 그런 음악인으로 남길 소망한다."

임달균 재즈 프렌즈 엔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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