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싱글 '미스매치'를 발표한 개그맨 신보라

두 번째 싱글 '미스매치'를 발표한 개그맨 신보라 ⓒ YMC엔터테인먼트


개그맨 신보라는 그의 두 번째 싱글 '미스매치' 홍보차 여러 언론사를 며칠째 도는 중이라고 했다. 비슷비슷한 질문에 답을 반복하는 '강행군'에 지칠 법도 한데, 그의 얼굴은 쌩쌩하기만 하다. "이렇게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라는 그는 "소속사에선 '힘들 것 같다'며 '고생해라'라고 했는데, 나는 마치 <힐링캠프>를 찍는다는 기분으로 많은 분과 이야기한 것 같다"며 씩 웃어 보였다.

이렇게 그가 정성을 들일 수 있는 건 이번 신곡이 그에겐 조금 남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신보라는 "이전까지는 완성된 곡을 연습해 목소리를 녹음하고 부르는 게 내 몫의 전부였다"며 "그런데 이번엔 곡 선정에서부터 악기 구성, 편곡, 믹싱까지 모든 작업 현장에 내가 있었다. 그런 만큼 내 의견도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프로듀서 분들이나 작곡가 분들이 자신의 작품을 '내 새끼'라고도 표현하시잖아요. 그 심정을 처음 알게 됐어요. '나는 이렇게 한 곡 작업하는 것도 힘든데, 직접 곡을 쓰고 작업에 참여해서 좋은 곡들로만 정규 앨범을 내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에 존경심이 생겼죠. (웃음) 많은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주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도 새삼 느꼈고요."

"'개그맨 출신 가수'라는 말에 대한 사명감도, 부담감도 없다"

'부조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뜻 그대로 신보라의 '미스매치'는 '사실 우린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며 이별을 선언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처를 줄 대로 준 오래된 연인들이 서로에게 독하게 이별을 고하는 내용"이라는 신보라는 곡을 구성하던 중 자연스럽게 자신의 '독한' 메시지에 화답할 '독한'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단다.

그렇게 낙점된 게 Mnet <쇼미더머니3>에도 출연했던 래퍼 바스코. "방송에서 무대를 보고 차갑고 냉담한 이미지가 곡과 맞다고 생각했다"는 신보라는 "실력은 의심할 필요도 없더라. 덕분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두 번째 싱글 '미스매치'를 발표한 개그맨 신보라

"지금 정규 앨범을 생각하기엔 어려운 것 같지만, 미니 앨범은 내 보고 싶어요. 당장은 아니더라도요. 하지만 앞으로 제가 발표할 노래가 싱글인데 이번처럼 1년 4개월이 더 걸릴지, 아니면 미니 앨범인데 지금보다 빨리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는 거라 생각해요. 이쪽 일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웃음) 그래도 언젠간 꼭 내고 싶네요. 제 목소리로 채워진 앨범을요." ⓒ YMC엔터테인먼트


"첫 번째 싱글 '꽁꽁' 땐 <개그콘서트> '뿜엔터테인먼트'에 출연하고 있었어요. 그땐 녹음할 때부터 '이 노래론 활동하지 못하겠다' 싶었죠. 개그 프로그램에선 건방진 톱스타 역할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음악 프로그램에서 이별을 노래한다는 게, 보는 분들에겐 이질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이 곡으로 다시 나오기까지 1년 4개월이 걸렸는데…왜, 무슨 일이 진행되려면 타이밍도 중요하고 환경도 갖춰져 있어야 하잖아요. 이번 '미스매치'가 그래요. 마침 <개그콘서트>를 쉬면서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허락됐으니까요. '보여드릴 수 있는 때가 됐다' 싶어요."

기왕 마음을 먹은 만큼,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하고 스스로는 '무대 위 산책 3분 24초에 손짓 정도 있다'고 평하는 안무도 제대로 배웠다. 뮤직비디오 촬영을 두고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미소 지은 신보라는 "'여자 주인공을 따로 써야 했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내 곡인데 내가 나오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었다"며 "다이어리를 불태우는 장면에서 바지에 불이 옮겨 붙을까봐 걱정했던 것만 빼면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변신'을 두고 인터넷에는 '개그맨인 줄 몰랐다' '개그맨인가 가수인가 모르겠다' '개그맨 말고 가수만 했으면 좋겠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하나같이 그의 본업인 '개그맨'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신보라는 가수로서의 활동에는 '개그맨 출신'이라는 말이 굳이 따라다니길 원하지 않는다고. "'개그맨 출신 가수'라는 말에 대한 사명감도, 부담감도 없다"는 그는 "분명 노래하는 신보라가 어색하거나 낯설, 혹은 불편할 분들도 있겠지만 이번 곡으로 (그들의) 시각을 살짝이라도 틀어 줬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개그맨이나 가수는 다른 직업이긴 하지만, 저에겐 제가 갖고 있는 표정이나 목소리를 사용해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즐거운 일인 건 마찬가지예요. 개그 같은 경우는 연기를 통해 웃음을 드리는 거고, 노래도 또 목소리나 표정 등을 통해 개그로는 전하지 못했던 또 다른 감정을 전하는 거고요. 물론 무엇 하나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은 늘 갖고 있어요. '인지도가 있으니까 쉽게 가수 타이틀도 얻었다'거나, 그 때문에 무대에 서는 걸 가볍게 생각한다거나 하면 안 되겠죠.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6년차 개그맨? 나는 지금도 계속 시행착오 겪는 중"

 두 번째 싱글 '미스매치'를 발표한 개그맨 신보라

ⓒ YMC엔터테인먼트


'개그맨 신보라'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0년 단번에 KBS 공채 개그맨에 합격한 뒤, 2011년과 2012년 연달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에서 각각 우수상과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정작 신보라에게 지난 5년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것도 처음 겪는 것이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물론 처음이었으니까요. 그 모든 것들에 어려움이 있었죠. 이제 6년차가 됐지만, 지금이라고 어려운 게 왜 없겠어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한 계획"이라는 그는 데뷔 이래 묵묵히 선배들과 코너를 짰고, 최선을 다해 연기했지만 가끔 '진짜 나는 누군가'라는 질문을 껴안아야만 했다.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불쑥 마주하게 된 질문이었다. "그동안 '무대 위에서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 내면서 '돌아이'같은 것도 나였고 평소 차분하고 진지한 걸 좋아하는 것도 나인데, 과연 대중이 보려는 나는 누구일까'라는 혼란이 있었다"는 그는 "'그 모든 게 나다'라고 인정하는 것이 그 혼란스러움에 대한 답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무대 위에 멍석이 깔렸을 때 나오는 제 모습도 저고, 노래를 좋아하는 것도 저고,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저였어요. 그걸 인정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이런 깨달음은 <개그콘서트>를 쉰 10개월 동안 온 것 같아요. 5년 동안 <개그콘서트> 무대에 쉬지 않고 오르면서 모든 걸 쏟아부었어야 했어요. 그래야만 하는 무대였으니까요. 그랬더니 한순간 '나를 채우고 싶다'는 갈급함과 벅참이 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정말 행복하고 감사해야 할 이 무대에 영혼 없이 서는구나'라고 느낄 때도 생겼어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제작진과 상담 끝에 이 10개월을 보내게 됐죠. 개그 무대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긴장감과 설렘도 느끼게 됐고요. 이 모든 일이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자신을 채웠으니 또 조만간 고향과도 같은 무대에 돌아가지 않을까. 신보라는 "내가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그콘서트>는 가볍게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환경을 갖고 돌아가지 않으면 프로그램과 동료에게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때가 오면 <개그콘서트> 무대 위의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언젠가 다시 '위기'의 순간이 온다면 그때의 신보라는 지금보다 좀 더 강하고, 또 여유로우리라는 것이다.

"그런 게 앞으로도 계속 있겠죠. 하지만 시행착오가 좋은 건 그걸 통해 아쉬운 걸 발견해내는 거라 생각해요. 다음에 비슷한 일을 겪을 때 좀 더 빠르게 극복하고, 수월하게 넘기고, 아쉬운 부분을 줄여가는 것, 그게 중요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계속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에요."

 두 번째 싱글 '미스매치'를 발표한 개그맨 신보라

"예전엔 스물아홉의 심정은 어떨까 엄청 궁금했어요. 저와 친한 언니가 '아홉수'를 엄청 앓았거든요. (웃음) 무서웠죠. 나도 저렇게 심난하고 힘들까…. 그런데 아직 상반기라 그런가 딱히 별다른 건 없어요. 신곡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서였을 수도 있고요. '서른 즈음에'의 감정이 와닿을까 싶기도 했는데 아직은 모르겠네요." ⓒ YMC엔터테인먼트



신보라 미스매치 바스코 개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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