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과 24일 개막한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포스터

23일과 24일 개막한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포스터 ⓒ 서울사랑영화제&부산단편영화제


따뜻한 봄과 함께 국내 영화제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12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23일 저녁 개막한데 이어 3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24일 막을 올렸다. 두 영화제는 큰 규모의 영화제는 아니지만 '기독교영화'와 '단편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2003년 '서울 기독교-영화 축제'로 시작해 10회부터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명칭을 바꿨다. 가을에 열리던 영화제도 봄으로 옮겼고, 개최시기도 지난해 5월에서 올해는 4월로 조정됐다. 사랑영화제의 주제인 '생명, 빛, 아이들'를 다룬 영화, 진실한 사랑의 가치를 지닌 영화, 기독교적 가치와 복음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 등 14개국 53편으로 구성됐다.

2회 때는 독립영화 흥행작이었던 <우리학교> 제작을 지원하기도 했으며, 23일 개막식에서는 한국 기독교를 날카롭게 비판한 <쿼바디스> 김재환 감독에게 기독영화인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국 기독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의미였다. 

올해로 32회를 맞는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비중과 위상을 점차 높여 나가고 있다. 가을에 열리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와 함께 단편영화제의 양대 산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매해 특정 국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상영하는 주빈국 프로그램은 부산단편영화제만의 특징이다. 올해는 스웨덴이 선정돼 23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덤으로 스웨덴 밴드의 콘서트까지 펼쳐진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기독교 색채지만 한국 교회 비판도 '사랑'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제다."

23일 저녁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배혜화 집행위원장은 서울국제사랑영화제(이하 사랑영화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임성빈 조직위원장은 "아파하는 사람들과 약하고 작은 사람들,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23일 저녁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식에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이 소개되고 있다.

23일 저녁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식에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이 소개되고 있다. ⓒ 성하훈


사랑영화제의 색깔은 <쿼바디스> 김재환 감독에게 기독영화인상을 수상한 것에서 엿볼 수 있다. 한국 기독교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쿼바디스>는 교계단체로부터 상영금지 압박을 받기도 했다. 김재환 감독은 "받아도 되는 상이냐고 집행위원회와 조직위원회에 되물었는데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사랑과 믿음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기독교적 색채가 짙은 영화들이 중심이지만 전체 영화에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사랑이다. 2008년 제작된 인권영화 <시선 1318>, 하나 마흐발바프 감독의 영화 <학교 가는 길>교육과 아이들을 소재로 작품들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흥행작으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들 역시 스페셜 작품으로 상영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과 아이들을 주제로 한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 왔는데, 그간 만든 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단편 황금곰상을 수상한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 클레르몽페랑영화제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심찬양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김민수>, 2013년 칸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 등 해외 유명영화제에서 수상한 국내 감독들의 단편영화를 모아 놓은 것도 눈에 띠는 프로그램이다. 

단편영화들의 경쟁을 통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것도 사랑영화제의 특징 중 하나다. 이무영 감독과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 시네마테크 서울 김성욱 평론가 등이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오는 30일까지 8일간 신촌 필름포럼에서 개최된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60년 영화역사, 독창적인 영화를 만드는 스웨덴 조명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의 개막작과 주요 상영작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의 개막작과 주요 상영작 ⓒ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도약하고 있는 단편영화제 답게 올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이하 부산단편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은 114개국 4,627편이었다. 이중 엄선해서 상영되는 작품은 국제경쟁 27개국 40편과 한국경쟁 22편이며 전체적으로는 모두 34개국 130편이 상영된다.  아시아 단편영화 허브로 가기 위한 힘찬 발돋움이라 할 수 있다.

부산단편영화제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는 '주빈국 프로그램'은 어느해보다 풍성하고 알차게 준비됐다. 올해의 주빈국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영화를 만드는 나라', '잉마르 베리만, 얀 트로엘 등의 거장 감독을 배출한 나라' 그리고 '60 년이 넘는 영화역사를 가진 나라'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스웨덴 파노라마', '스웨덴 클래식', '스웨덴 코미디' 3개의 섹션을 통해 관객들에게 스웨덴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나볼 수 있게 한다.

'스웨덴 클래식'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 잉마르 베리만, 로이 안데르손, 그리고 얀 트로엘의 국내 미개봉 단편 영화 6편을, '스웨덴 파노라마'는 2000년대 최고의 스웨덴 단편 영화 7편을, 그리고 '스웨덴 코미디'에서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단편영화제 웁살라국제단편영화제가 선정한 단편 코미디 6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세계적인 거장 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단편영화 3편 <'산딸기' 뒤에 숨겨진 이야기>, <저주받는 여자들의 춤>, <카린의 얼굴>은 국내최초로 상영될 예정이라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국제경쟁'과 '한국경쟁'에 오른 작품들 역시 뜨거운 경쟁을 펼칠 예정인데, 수상작들에게는 모두 28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영화상영 외에 시네마 콘서트와 단편영화 포스터 전시회, 아시아 단편영화의 현안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오픈토크 등 부대행사를 늘린 것도 올해 영화제의 특색이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24일~28일까지 5일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된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기독교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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