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9월 한 달 동안 차 없는 마을로 백만 명의 방문객을 끌었던 행궁동,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 '생태교통 수원 2013'을 통해 차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행궁동은 지금은 누구나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앞으로 행궁동은 장안문 일대에 건립된 전통식생활체험관과 예절교육관에 이어 화서문 관광안내소 및 쉼터가 한옥으로 건립되면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저녁 화서문 앞에는 4~5명의 청년들이 크루져보드를 타고 있었다. 이들은 저녁시간 화성행궁열차가 운행하지 않을 때 이곳에서 자주 연습한다고 밝혔다. 또 수원 중심부에 위치한 장안공원과 화서공원 일대를 산책하는 잉꼬 같은 중년 부부의 모습도 보였고, 홀로 동네 마실 나온 어르신도 있었다.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앞에 만개한 꽃들이 수원 화성성곽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볼거리
행궁동 보행로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은 행궁동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화서문로이다. 또 화서문과 행궁앞 광장에 이르는 화서문로 32번길과 신풍로 23번길이다. 이곳은 차가 빠르게 진행하지 못하도록 과속 방지턱이 중간마다 설치돼 있고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곡선형으로 되어 있다. 또 보행로와 차도 모두 보도블록이 밝은톤으로 포장돼 미관상으로도 보기 좋다.
행궁동 주요 도로뿐 아니라 옛 골목길 곳곳도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다. 행궁동은 가게 간판과 가로등도 지역의 특색을 살렸다. 가게마다 설치된 은은하면서도 밝게 비추는 간판과 가로등이 설치됐다. 또 행궁동 곳곳에 남아 있는 '생태교통 수원 2013'을 보는 재미도 있다.
성곽 길과 화령전 앞 등 행궁동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의 건축미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옛 폐가를 허물고 그 자리에 조성된 소공원은 훌륭한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연인과 분위기 있는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저녁시간 행궁동에서 함께 걷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차가 사라진 '우리 골목'
주택가의 고질적인 문제는 주차 문제다. 차 한대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한쪽에 가득 세운 차량들로 골목은 아수라장이 되기 마련이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이 끝난 행궁동 일대도 이제는 차량이 통행하고 주차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행궁동 상당히 많은 골목에서 차가 사라졌다. 바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차가 없는 우리 골목'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행궁동 골목은 넓어졌다.
차가 사라져 넓어진 골목은 시민들의 안전에 도움이 된다. 올해 1월 발생한 의정부시 생활형 도시주택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부상당했다. 이처럼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한 것은 골목에 주차된 차량들로 소방차가 현장에 진입하지 못해 조기 진화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가 사라져 넓어진 골목은 단순히 산책하고 통행하기에 좋아진 것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개선했다.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 행궁동
화성 성곽에 둘러쌓여 있고 수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행궁동은 이제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등극하고 있다. 수원 화성과 수원문화재단이 행궁동에 있는 만큼 이전부터 행궁동에는 공방이 몇 개 있었다. 행궁동 거리가 깨끗하게 정돈된 이후 이곳에 예술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행궁동레지던시뿐 아니라 연극, 극장,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미술관이 들어서고 있다.
행궁동을 찾는 사람들도 더욱 늘어나 이색 카페도 늘어났다. 앞으로 행궁동은 수원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조명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0월 준공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가 개관하면 부족한 예술 인프라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술관 건립부지 주변 기반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완료되면 더 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수원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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