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 이성민-임시완-김대명, 모든게 신기한 미생  드라마 '미생'의 배우 이성민, 임시완, 김대명이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360도 회전하는 태블릿PC 카메라를 보고 있다.

▲ 백상예술대상 이성민-임시완-김대명, 모든게 신기한 미생 드라마 '미생'의 배우 이성민, 임시완, 김대명이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360도 회전하는 태블릿PC 카메라를 보고 있다. ⓒ 이정민


각 지상파 방송 주도로 진행된 연말 시상식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지난 26일 진행된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이날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유재석과 강호동 같은 '시상식 단골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시상은 여러모로 많은 것을 남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tvN <삼시세끼>를 연출한 나영석 PD의 대상 수상이다.

육아예능의 절대강자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아니고, 국민예능으로 불리는 MBC <무한도전>도 아닌, tvN <삼시세끼>의 연출자가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큰 함의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시청률에 안주하며 도전정신을 잃어버린 지상파 방송에게 보내는 경고인 동시에, 문화예술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무게추가 이미 지상파 방송에서 비 지상파 방송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풀이된다.

대상 뿐만이 아니다.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미생>은 남자 신인상(임시완)과 연출상(김원석), 남자 최우수 연기상(이성민)까지 3관왕을 석권하며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가장 뜨거웠던 드라마에 이름을 올렸다. SBS <풍문으로 들었소>가 작품상과 여자 신인상(고아성)을 수상하며 분전했지만, <미생>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여자 최우수상(송윤아)을 배출한 <마마>와 인기상(이종석, 크리스탈)에 이름을 올린 <피노키오>와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까지 더한다면 지상파의 손을 들어 줘야 하겠지만, 그것을 진정한 '승리'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백상예술대상 전현무, 대상 받을듯한 기세 방송인 전현무가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백상예술대상 전현무, 대상 받을듯한 기세 방송인 전현무가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에서 열린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예능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능 작품상은 JTBC <비정상회담>에게 돌아갔으며, 남자 예능상과 여자 예능상에는 전현무와 이국주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전현무와 이국주는 지상파 방송과 비 지상파 방송에서 골고루 활약 중이지만, 두 사람의 최근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JTBC <비정상회담>과 tvN <코미디빅리그>에서의 활약이 수상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쯤 되면, '비 지상파 방송의 압승'이라고 표현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시청률 면에서는 지상파 방송이 앞서는 상황이지만, 이 또한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상파 방송이 비슷한 포맷의 드라마와 예능을 반복하며 '자기복제'에 만족하고 있는 그 순간, 비 지상파 방송은 실험과 도전을 거듭하며 지상파 방송을 위협할 만큼 성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참신함과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이미 지상파 프로그램을 추월한 비 지상파 프로그램이 더욱 많을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지상파 방송은 지금 위기다. 이번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그걸 분명히 보여줬다. '베끼기 논란', '갑질 논란' 등 최근 하루도 조용할 날 없었던 지상파 방송이 이번 백상예술대상의 결과를 부디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바라며,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창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백상예술대상 삼시세끼 나영석 미생 비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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