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이제 KBO리그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승엽은 5월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여 경기 후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승 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통산 399홈런을 기록했다.

리그 1위 탈환을 목표로 하는 삼성은 외국인 투수 타일러 클로이드가 선발로 등판했고, LG는 장진용이 선발로 등판했다. 중계 방송사였던 SBS 사정에 따라 낮 경기로 편성된  이날 경기에서 두 팀은 물러설 수 없는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선취점은 LG가 먼저 냈다. LG는 3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김용의의 안타와 유강남의 희생 번트로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든 뒤 1번 타자 오지환의 적시타로 2루에 있던 김용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0-1).

삼성은 5회말 그 1점을 만회했다. 박해민의 볼넷과 이지영의 1루수 앞 땅볼(진루타), 그리고 김상수의 적시 3루타가 터지며 동점이 된 것이다(1-1).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다시 1,3루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으나 LG에서 투구수가 74개였던 장진용을 윤지웅으로 교체하여 이닝을 마무리하는 과감한 작전을 시도하며 이닝이 종료되었다.

그러는 동안 이승엽은 2회초 첫 타석에서는 장진용과의 2구 대결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팀이 1점을 만회했던 5회초에도 선두 타자로 나섰지만, 3구 대결 끝에 2루수 뜬공으로 아쉽게 물러났다. 그리고 7회초에 이승엽의 세 번째 타석이 찾아왔다.

LG의 마운드는 6회초 2사부터 세 번째 투수 임정우가 던지고 있었다. 7회초 선두 타자로 들어선 이승엽은 임정우가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졌던 시속 144km 짜리 속구가 스트라이크 존 높은 곳으로 들어오는 실투가 되자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겼다. 우측 담장을 넘어 외야 관중석 뒷쪽으로 떨어진 이승엽의 타구는 비거리 125m를 기록하는 결승 홈런이 되었다(2-1).

이승엽의 홈런에 힘입어 삼성의 선발투수 클로이드는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시즌 5승을 달성했다(101구). 경기 중반 과감한 투수 교체를 감행했던 LG의 작전에 따라 LG 선발 장진용은 4.2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74구).

이승엽에게 홈런을 허용한 임정우는 1.1이닝 3탈삼진의 위력투를 선보였으나 이 홈런 한 방으로 인해 패전을 떠안았다(15구). 승기를 잡은 삼성은 8회초 공격에서 나바로의 안타와 채태인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3-1). 그리고 박한이의 볼넷과 박석민의 추가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점수 차를 3점으로 벌렸다(4-1).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이번에도 초구를 타격했으나 인 필드 플라이가 선언되면서 물러났다. 이후 삼성은 박해민의 내야 안타로 다시 만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이지영의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 삼성은 8회에 셋업맨 안지만을 투입했고, 9회에 마무리투수 임창용을 투입하여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에 LG를 상대로 두 차례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임창용은 선두 타자인 대타 나성용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박용택을 좌익수 뜬공, 잭 한나한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여기서 이병규(7번)와 다음 타자인 대타 문선재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임창용은 김용의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간신히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은 KBO리그 10개 구단들 중 가장 먼저 30승(20패)을 기록하며 승률 6할을 맞췄다. 시즌 9호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399호 홈런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400홈런에 1개 만을 남겨두게 됐다.

KBO리그 역대 홈런 2위는 351개의 양준혁으로, 당시 이승엽이 일본에서 활약하던 2010년까지 세웠던 기록이었다. 이승엽은 2012년에 KBO리그에 복귀한 이후 양준혁의 기록을 깨뜨리며 계속해서 신기록을 쓰고 있다.

삼성은 이날까지 모두 50경기를 치렀는데, 이승엽의 현재 홈런 페이스를 144경기로 환산할 경우 올 시즌 26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했던 2014년에 비해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이승엽은 하루하루 기록의 달성과 팀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KBO리그 400홈런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승엽의 목표는 또 있다. 일본에서 159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한일 통합 홈런 기록 558개를 기록했다. 현재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이승엽이 2016년까지 건강하게 활약할 경우를 전제로 한일 통합 60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바라볼 수 있다. 그가 뛰는 한 타석 한 타석이 역사로 남고 있는 이승엽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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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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