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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에 살짝 가린 수련.
 연잎에 살짝 가린 수련.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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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군 서오지리의 연꽃단지에 수련이 피었다. 수련이 무리를 지어 수면 위에 곱게 떠 있는 걸 볼 수 있다. 올해는 수련이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앞당겨 피기 시작했단다. 연일 30도를 넘어가는 고온의 날씨가 연꽃이 개화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련이 일찍 피어서 반갑긴 한데, 이상 기온 탓이라니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하다.

12일 아침, 5만여 평에 달하는 연꽃단지에 드문드문 '수련'과 '노랑어리연'이 피어 있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지만, 그 외 다른 연꽃들은 아직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다. '연꽃' 하면 보통 꽃송이가 크고 붉은 홍련을 떠올리기 쉽다.

연잎을 밀고 올라오는 수련.
 연잎을 밀고 올라오는 수련.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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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날 홍련은 연잎만 보이고 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홍련과 백련 같은 연들이 마저 꽃을 피우려면, 빨라도 6월 말은 돼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연꽃단지 대부분 푸른 연잎으로 뒤덮여 있다. 하지만 조만간 붉은 연꽃으로 가득 찰 때가 온다.

서오지리 연꽃단지에는 연 외에도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가끔 연꽃과 연잎 사이로 검은 물닭이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걸 볼 수 있다. 주변 갈대밭에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새 소리가 시끌시끌하다. 갈대밭에 새들만 사는 건 아니다. 때로는 그곳에서 갈대 사이에 숨어 있는 고라니를 발견할 수도 있다.

서오지리 연꽃단지에서 바라본 북한강 풍경.
 서오지리 연꽃단지에서 바라본 북한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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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지리 연꽃단지, 연잎으로 뒤덮인 늪. 조만간 연꽃으로 뒤덮일 때가 온다.
 서오지리 연꽃단지, 연잎으로 뒤덮인 늪. 조만간 연꽃으로 뒤덮일 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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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발자국.
 고라니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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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참 부지런한 꽃이다. 해가 뜰 무렵에 꽃잎을 열기 시작해, 오후에 들어서는 조용히 꽃잎을 닫기 시작한다. 그러니 생생한 얼굴로 활짝 피어 있는 연꽃을 보려면, 아침부터 일찍 서두를 필요가 있다. 올해 서오지리 연꽃단지에 연꽃이 만개하는 시점은 7월 중순경으로 예상된다. 8월로 넘어가면, 꽃잎이 피는 개체보다는 시드는 개체를 더 많이 보게 된다.

메르스로 나라 안이 온통 침통한 분위기다. 불안한 소식들로 마음이 뒤숭숭하다. 이런 때,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깨끗하고 순수하고 맑은 기운이 느껴진다. 더불어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혼탁하고 어지러운 마음을 치유하는 데 연꽃도 하나의 약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서오지리 연꽃단지를 찾아가는 길이 조금 애매하다. 이곳 연꽃단지는 일명 '건넌들'로 불린다. 그런데 길 위에서 표지판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연꽃단지를 찾아가려면, 먼저 '연지사'라는 절 이름을 찾아보는 게 좋다. 연지사를 오른쪽으로 에돌아 내려가면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다리가 나온다. 그 다리를 건너면, 그곳이 바로 서오지리 연꽃단지다.

검은 물빛에 대비돼 더욱 더 밝아 보이는 수련들.
 검은 물빛에 대비돼 더욱 더 밝아 보이는 수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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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지리 연꽃단지, 활짝 핀 수련.
 서오지리 연꽃단지, 활짝 핀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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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 드문 피어 있는 수련들. 만개할 시점이 되면 수면을 뒤덮는다.
 드문 드문 피어 있는 수련들. 만개할 시점이 되면 수면을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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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연꽃, #수련, #노랑어리연, #서오지리, #건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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