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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 팔뚝만 한 잉어 사체가 떠올랐다. 죽은 물고기는 가라앉았다가 부패하면 떠오른다. 보면 알겠지만 전부 다 녹조인데 물고기가 어떻게 살겠나."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율지교 아래에서 만난 어부가 한 말이다. 어민 A(80)씨는 최근 강준치, 잉어 등 어류들이 간혹 죽은 채 물 위로 떠오른다고 걱정했다.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해 있다.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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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인 율지교 아래에 녹조가 창궐한 가운데, 어민이 설치해 놓은 그물 안에 어류인 '빠가사리'가 죽어 물 위에 떠올라 있었다.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인 율지교 아래에 녹조가 창궐한 가운데, 어민이 설치해 놓은 그물 안에 어류인 '빠가사리'가 죽어 물 위에 떠올라 있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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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고기가 죽으면 가라앉았다가 부패하면 떠오른다"며 "죽은 고기는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군대 제대하고부터 낙동강에서 고기를 잡아왔다고 한 A씨는 "이전에는 물고기가 많았다"며 "4대강사업 뒤부터 고기가 줄어들더니, 최근에는 죽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배를 타고 들어간 낙동강은 가장자리뿐만 아니라 중앙에도 녹조가 심했다. 낙동강 전체가 거대한 녹조로 뒤덮여 있었다.

기자가 물 속에 손을 넣으려 하자, A씨는 "넣지 말라"고 했다. 그는 "손을 넣지 말라"며 "녹조가 묻으면 비누로 씻어도 손이 미끌거린다, 그래서 우리는 장갑을 끼고 작업한다"고 말했다.

이날 A씨가 설치해 놓은 작은 그물에 죽은 물고기 한 마리가 걸려 있었다. '빠가사리'(동자개)였다. 죽은 고기를 이내 건져 작은 칼로 배를 갈라 창자를 도려낸 A씨는 "매운탕을 해먹으면 맛있다"고 말했다.

"팔뚝만 한 고기를 왜 강에 버리나 먹지"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율지교 부근에서 지난 1일 녹조가 창궐한 가운데, 이날 죽은 물고기가 열댓 마리 정도 발견되었다. 환경당국은 어민이 버린 고기라 했지만 해당 어민은 버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율지교 부근에서 지난 1일 녹조가 창궐한 가운데, 이날 죽은 물고기가 열댓 마리 정도 발견되었다. 환경당국은 어민이 버린 고기라 했지만 해당 어민은 버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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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율지교 쪽에서 '강준치' 열 댓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 환경단체는 녹조로 물속 용존산소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어류가 폐사한 것이라 했다.

그런데 환경당국은 다른 주장을 했다. 합천군과 경남도청,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폐사한 어류들은 녹조 때문이 아니라 어민이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1일 율지교 부근에서 발견된 죽은 물고기는 녹조가 원인이 아니라 어민이 버린 것"이라며 "어민 가족이 버린 것이다, 처벌을 받을까봐 죽은 고기를 강에 버렸다고 하지 않고 또 숫자도 줄여서 말한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관계자가 밝힌 어민은 A씨와 그 가족들을 말한다. 4일 만난 A씨는 "우리가 고기를 강에 버렸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다"며 "그런 고기를 왜 강에 버리나"라고 말했다.

A씨 부인은 "강에 고기를 버린 적이 없는데 누가 우리 보고 버렸다고 해서 바깥양반하고 싸웠다, (우린) 강에 죽은 고기를 버린 적이 없다"며 "며칠 전 면사무소에서 강에 고기 버렸느냐고 물어보는 전화가 왔던데, 그런 적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 부인은 "버렸다고 하는 고기를 가져왔는데 보니까 팔뚝만 하더라. 우리가 그런 고기를 먹지, 왜 버리나"라고 덧붙였다.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해 있다.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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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해 있다.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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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한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는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물을 흐르게 하는 장치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었다.
 4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녹조가 창궐한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는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물을 흐르게 하는 장치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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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낙동강, #합천창녕보, #녹조, #어류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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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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