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축구, 월드컵 정상 오르다

미국여자축구, 월드컵 정상 오르다 ⓒ 국제축구연맹


미국이 여자축구 정상에 올랐다.

미국이 6일 오전 8시(한국시간) 캐나다 벤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FIFA(국제축구연맹) 캐나다 여자 월드컵 결승전서 칼리 로이드의 해트트릭(3골) 활약에 힘입어 일본을 5-2로 꺾고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미국은 이로써 1991년과 1999년 우승에 이어 16년만에 월드컵 3회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다 우승 기록(독일 2회 우승)을 갈아치웠다. 독일에 이어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200만 달러(약 22억)을 획득했다.

'결승전의 영웅' 칼리 로이드, 16분만에 3골 몰아쳐

제7회 여자월드컵의 영웅은 미국의 공격수 칼리 로이드(32)였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현재 A매치 201경기에 출장한 로이드는 큰 경기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지난달 27일 '아시아 복병' 중국과의 8강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로이드는 후반 6분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끈데 이어 1일 '우승후보' 독일과의 4강전에서도 페널티킥 결승골을 기록하며 미국의 결승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2008년 브라질과의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트리며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었던 로이드는 2012년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결승전에서도 두 골을 몰아치며 미국여자축구 통산 4번째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로이드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지 3분만에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은데 이어 전반 5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볼을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넣었고, 3-0으로 앞선 전반 16분에는 상대 골키퍼를 농락하는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까지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사사키 감독의 지휘 아래 정교한 기술과 짧은 패스 위주의 경기력을 바탕으로 여자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일본은 16분만에 로이드에게 3골을 허용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6골을 기록한 로이드는 독일의 실리아 사시치와 함께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하는 기쁨도 누렸다.

미국축구, 리그 흥행이 원동력...정몽준 회장 참관 '눈길'

올림픽 금메달 4회, 북중미 골든컵 7회 우승(이하 최다기록) 등 세계 여자축구의 강자로 불리는 미국이 이번 월드컵서 세 번째 정상에 오르며 여자축구 천하를 이뤘다. 최근 독일의 기세에 밀려 FIFA 랭킹 2위에 머물었던 미국은 다음달 발표되는 FIFA 랭킹에서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여자축구가 세계정상에 우뚝 서게 된 데는 미국여자프로축구(WPS, Women's Professional Soccer)가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여자프로축구는 독일 프라우엔 분데스리가와 세계 최고의 무대로 꼽힌다.

미국은 2001년 세계 최초로 여자 프로리그(WUSA)를 출범시켰지만 부진한 관중 동원과 TV 시청률 때문에 3년만에 리그를 폐쇄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미국 여자 대표팀이 줄곧 세계 정상에 군림하면서 2009년 미국여자프로축구(WPS)가 다시 출범했다.

WPS는 최근 경기당 5000여명의 평균 관중을 동원하며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고,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약 4만 4000천달러(약5000만원)으로 높은 편이어서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 오로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WPS 외에도 W리그, WPSL(프리미어여자축구리그) 등 하부 리그에 80여 팀이 활동할 정도로 여자 축구 저변이 탄탄해 성공적인 리그 운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결승전에는 최근 비리 파문에 휩싸인 제프 블래터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제 축구 관계자들을 만나 FIFA 개혁방안 등을 논의하고자 이 날 결승전에 참석한 정몽준 부회장은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사퇴를 발표한 지난달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몽준 부회장은 미셀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등과 함께 FIFA 개혁을 이끌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몽준 회장은 지난달 7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독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아 플라티니 회장을 만난데 이어 최근 뉴질랜드에서 열린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도 참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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